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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가스로 만년 2위서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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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가스로 만년 2위서 벗어난다"

[포춘 500] 미국(3) 셰브론(Chevron)

[글로벌이코노믹=강영재 기자] 셰브론(Chevron)은 미국의 2위 석유기업이자 엑슨모빌 다음으로 세계 2위의 통합에너지 기업이다. 1879년 미국 LA 북부 피코 캐년(Pico Canyon)에서 석유를 발견하면서 퍼시픽코스트 정유회사(Pacific Coast Oil Company)를 설립함으로써 셰브론의 역사는 시작됐다. 이후 석유 생산과 정제를 주요 사업으로 해오다 1900년 스탠더드오일(향후 엑슨모빌)에 인수되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1911년 ‘스탠더드오일’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34개 회사로 분할 해체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셰브론은 이중 '스탠더드오일 오브 캘리포니아(약칭 소캘(SoCal): Standard Oil of California)’로 분리되어 유전, 정제시설, 저장탱크, 파이프라인(송유관) 등을 갖춘 막강한 독립회사로 재출발했다.

1984년 소캘이 걸프오일(Gulf Oil)을 인수하면서 사명을 셰브론으로 변경했다. 2001년 셰브론은 텍사코를 인수해 셰브론텍사코로 이름을 바꾸고, 미국 2위 에너지회사로 거듭났다. 2005년엔 원유/천연가스 탐사 및 생산 전문기업인 미국의 유노컬사를 인수했다. 유노컬의 업스트림 사업부를 흡수하면서 셰브론의 입지는 더욱 강해졌다. 이때 텍사코라는 이름은 버리고 셰브론이란 브랜드명만 남아 지금까지 사명으로 쓰고 있으며, 현재 텍사코는 셰브론의 하위 브랜드로 존재한다. 셰브론의 개요는 다음 표 1과 같다.
1. Chevron의 개요


글로벌 명칭 Chevron 영어 Chevron Corporation 한국어 셰브론 약칭 CVX: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코드 설립일 최초 설립 1879년 9월 10일 퍼시픽코스트 정유회사(PCO : Pacific Coast Oil Company) 산업분야 에너지 합병 1984년, 소캘(SoCal)이 걸프오일(Gulf Oil)을 인수 합병하면서 셰브론으로 사명 개칭 주요 인물 설립자 Lloyd Tevis, George Loomis, Charles N. Felton 등 PCO 설립 주요제품 및 서비스 석유, 가스, 정제, 판매, 석유화학제품 생산 및 판매, 기술개발 등 CEO
S. 왓슨(John S. Watson)
2010년 1월 1일 취임
본사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 라몬
San Ramon, California(CA),USA
직원
6만 4600명
(2013년 12월 말 기준)

대체에너지 개발로 생산량을 줄이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
셰브론은 미국 포춘500에서 2014, 2013년 모두 3위에 랭크됐지만 에너지회사 중에서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기업이다. 글로벌 포춘500에서는 201311, 20128위로 역시 평균 10위권에 드는 주요 기업이다. 셰브론은 미국에서나 세계 시장에서나 엑슨모빌에 뒤이은 만년 2위 에너지 기업이지만 석유/가스 탐사에서 판매, 기술개발, 다양한 화학비료제품 생산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에너지 분야와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세계 주요 슈퍼 메이저 에너지 회사 6곳 중 하나다. 다음은 셰브론의 경영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각 사업부문의 특징, 매출과 영업이익, 경쟁력 등을 분석했다.
첫째, 셰브런의 사업부문은 크게는 업스트림, 다운스트림&케미칼, 대체에너지 총 3 부문으로 구분된다. 업스트림(Upstream) 사업부는 원유 및 천연가스를 탐사하고 생산한다. 2013년 말 기준 셰브론의 전 세계 석유 확인매장량은 112억 배럴에 달했으며, 1일 평균 석유환산생산량은 260만 배럴이다. 셰브론의 다운스트림(Downstream) 사업부는 연관업무를 통합해 케미칼(Chemical) 사업도 함께 하는 구조다. 즉 석유 정제를 포함해 석유연료, 윤활유, 석유화학제품의 제조와 마케팅을 모두 아우른다. 2013년 한 해 동안 셰브론이 가공한 1일 평균 원유량은 160만 배럴이며, 1일 평균 270만 배럴의 정제유를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했다. 대체에너지 부문에서는 지열, 태양열, 풍력, 바이오연료,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사업을 운영한다. 특히 지열 에너지에 있어서는 세계 최대 생산업체로 평가 받는데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지역에서 1273MW 급 지열에너지 발전 시설을 운영한다.
둘째, 최근 셰브론의 주요실적을 보면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이는 셰브론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석유화학기업들에서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석유가격이 하락하고, 셰일 가스 등 저렴한 대체 연료들이 등장하면서 석유회사들 스스로 원유 생산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2013년 매출은 22026400만 달러(2251098억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4.5% 감소했다. 2012년 매출 증감률 -5.6% 보다는 감소폭이 줄어들었는데, 20128월 미국 내 정유소가 화재로 가동이 중단됐던 것을 시설을 다시 회복하고 생산량을 증가한 것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3년 영업이익은 2772600만 달러(283359억원)로 전년 대비 29.8% 감소, 순이익은 2142300만 달러(218943억원)로 전년보다 18.2% 감소했다. 이는 연료 마진이 줄어들면서 정제사업의 수익이 상당부분 하락하고, 회사 내부적으로도 매각한 자산 이익률이 낮고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셰브론은 오스트레일리아의 대형 LNG 개발사업과 멕시코 걸프만에서 개발 중인 유정 프로젝트가 상당부분 진전되어 2015년부터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 셰브런의 주요지표
구분

2013
2012
2011
매출
22026400만 달러
(2251098억 원)
23063900만 달러
(2357130억 원)
24437100만 달러
(2497471억 원)
증감율
-4.5%
-5.6%
-
영업이익
2772600만 달러
(283359억 원)
3949200만 달러
(403608억 원)
4027100만 달러
(411569억 원)
증감율
-29.8%
-1.9%
-
순이익
2142300만 달러
(218943억 원)
2617900만 달러
(267549억 원)
2689500만 달러
(274866억 원)
증감율
-18.2%
-2.7%
-

마지막으로 최근의 마진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셰브론이 글로벌 탑 6 메이저 에너지 기업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경쟁력 비결은 사업 지역의 다양화로 리스크 부담 감소, 선제적인 셰일가스 개발로 우위 확보, 미래 에너지 다변화에 대비한 다양한 자원과 관련한 기술 개발 등이다. 가장 핵심적인 경쟁력은 지리적으로 다양한 사업범위다. 셰브론은 업스트림, 다운스트림&케미칼, 대체에너지 개발 사업부문을 전 세계 다양한 국가에서 골고루 운영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수많은 지역에서 여러 종류의 사업을 영위하고 수익을 내는 사업구조는 설사 한 지역에서 사업이 악화되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백업이 가능해 든든한 방패역할을 해준다. 이는 세브론 그룹 전체 차원에서 리스크를 분산시켜 손실을 완화해주고, 장기적으로는 투자와 각각의 사업육성에 밸런스를 부여해 롱런하는 성장을 가능케 해주었다.
다음으로 다양한 국가에서 선제적으로 셰일가스, 셰일오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도 세브론의 막강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 아르헨티나, 중국, 오스트레일리아,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등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4월 아르헨티나의 Vaca Muerta 셰일층 개발을 위해 현지기업 YFP16억 달러(16600억원)를 투자하고 1500개의 유전을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에서는 매장량 총 21000으로 추정되는 충칭 셰일가스전을 개발하기 위해 유수의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 공동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셰브론, 엑슨모빌, 코노코필립스, 유럽의 로열더치셸, 프랑스 토탈, 이탈리아의 ENI 등 유수의 에너지회사들과 함께 협력해 충칭 가스전 개발을 진행 중이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중국, 아르헨티나와 관련 인프라, 에너지 개발, 업계의 노하우도 풍부해 미국과 비슷하게 셰일가스 개발경쟁력을 갖춘 곳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오스트레일리아는 437Tcf(1Tcf=1또는 2400만 톤)의 셰일가스가 매장되어 있어 세계 7위 규모다. 2013년에 셰브런은 토탈, 코노코필립스 등 업체들과 협력해 호주 셰일가스 개발에 155000만 달러(16130억원)를 투자했다. 다양한 국가에서 셰일가스 개발을 선점하고 상당부분 진행된 프로젝트가 많아 곧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리고 미래 에너지 다변화에 대비해 다양한 신소재 에너지의 연구개발에 적극 노력해 온 점도 셰브론이 다른 에너지회사와 비교해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셰브론은 친환경적이고 재생 가능한 지열, 태양열, 풍력, 바이오연료, 연료전지 등 여러 분야에서 R&D를 실행해왔다. 또한 필요할 경우 전문기관/기업들과의 협력 또는 공동출자 회사를 설립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2007년에는 미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와 제트연료 등으로 변환 가능한 해조류연료 개발/생산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2008년엔 산림회사 와이어하우저와 캐치라이트 에너지란 회사를 만들고 셀룰로오스 기반 바이오매스 연료를 연구하기도 했다. 향후 미래에 에너지 위기나 새로운 환경규제로 에너지 산업의 판도가 크게 바뀌더라도 셰브론은 개발해놓은 자원 신소재들이 많아 유연한 대처가 가능할 것이다.
에너지 기업으로서의 과제인간, 자연과 상생하는 미래 에너지 개발 필요
셰브론은 지리적으로 다양한 사업장을 운영하며 리스크와 수익을 고루 분산하는 안정화된 사업환경을 구축해왔다. 균형 있는 수익 기반을 발판으로 향후 성장성이 높은 미래 에너지부문에 개발과 투자를 아낌없이 지원하고 다시 수익을 내는 선순환 형태를 거듭하며 회사의 외형과 실익을 키워왔다. 셰브론은 현재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개발되고 경제 효과까지 검증된 셰일가스/셰일오일 개발에 선제적으로 참여해왔기 때문에 향후 수익 측면에서는 전망이 밝다고 업계는 전망한다.
오스트레일리아 고르곤과 위트스톤에서 진행 중인 두 건의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사업은 현재 완공률이 각각 78%, 30%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LNG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해 셰브론이 그 수혜를 입으면 수익부문이 개선될 것으로 낙관한다. 또한 정유업계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하는 멕시코에서도 대형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잭앤세인트말로, 빅풋 2곳이 올해와 내년부터 본격 생산을 시작하면 작년부터 줄여온 석유부문 생산량을 상쇄하고 높은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당분간 사업 운영이나 수익 부문에서 셰브론의 전망은 대체로 낙관적이지만 셰브론을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고 비난하는 단체와 나라가 많다는 것이 약점이다. 가장 큰 사건이 에콰도르에서의 폐수 방출과 기름오염사건이다. 텍사코가 진출한 1964년부터 철수한 1992년까지 수쿰비오스, 오레야나 지역에 방출한 원유가 6400만 리터, 원유폐기물이 7100만 리터다. 오염된 지역만 200만 에이커에 달해 여의도와 비슷한 규모다. 이로 인해 거의 30년간 에콰도르 주민 3만 명이 식수오염, 희귀 피부질환, 발암률 증가, 기형아 출산 등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텍사코는 당시 수익률 때문에 시추 시 생성되는 유독성 폐기물은 원유를 시추한 지하에 재투입해야 하는 원칙을 깨고 폐기물을 그대로 땅에 덮거나 강으로 흘려보냈다. 그러나 셰브론은 텍사코를 인수하기 전의 사고이며, 환경영향에 대한 책임은 컨소시엄을 맺은 페트로 에콰도르사의 책임이라고 떠넘겼다. 2012년 에콰도르 법원이 190억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이를 거부하고 오히려 헤이그 중재재판소에 에콰도르 정부를 고소했다. 20년을 끌어온 법적 분쟁은 미국, 에콰도르, 캐나다, 네덜란드 등 각국에서 재판을 벌이며 항소가 이어져와 아직까지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셰브론은 수십 명의 변호인을 고용하고 소송비용을 충당하느라 천문학적인 비용을 소모하고 있다. 또한 경제규모로 봤을 때 셰브론은 에콰도르 전체보다도 훨씬 능가하는 자본력을 지녔음에도 피해를 보상하라는 법원의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를 이어가고 있어 기업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외에도 올 4월에는 루마니아에서는 수 천명이 모여 셰브론의 셰일가스 시추 시 사용하는 프래킹 공법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고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밖에 2011년 브라질 해안 기름 유출 사고, 2008년 방글라데시 시설물 폭발 화재로 인한 숲 파괴 등 환경사고가 유난히 많았던 셰브론의 과거 역사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작년에는 미국 콜라라도 기후책임연구소에서 1751년부터 2010년까지 지구에 누적된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다. 그런데 약 260년간 배출한 온실가스의 63%90개 소수기업이 발생시켰으며 그 중 1위가 셰브론으로 3.5%를 차지했다. 2위가 엑슨모빌로 3.2%를 기록했다. 90개 기업 중 7개사가 석유, 가스, 석탄을 생산하는 에너지 회사이며 셰브론은 1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은 것이다.
환경관련 이슈는 비단 셰브론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모든 에너지회사들이 공통으로 풀어야 할 미래의 숙제다. 에너지란 환경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수익도 중요하지만 에너지 개발방법이 자연을 헤치는 영역은 없는지, 연료의 사용 후 배출되는 물질이 얼마나 유해한지,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개발하고 연구해야 하는 것이 에너지 기업들의 가장 기본적인 과제다. 또한 에너지 개발 활동 중 벌어진 사고에 대해서도 철저히 분석하고 차후에 비슷한 사고가 나더라도 신속하게 처리하고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매뉴얼을 철저히 만들어야 한다.
미래 에너지원은 인간, 자연과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할 때 에너지 기업도 지속 가능한 발전과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셰브론은 기후변화, 인권, 환경보호를 위한 캠페인 활동을 오래도록 해왔다. 이러한 활동들이 단순한 마케팅이 아닌 진정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으로써 인정받고, 오래도록 괴롭혀온 환경파괴 기업이라는 부끄러운 꼬리표를 벗어 던지려면 환경사고에 있어 더욱 성숙한 대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