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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 전략으로 경쟁자 없는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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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 전략으로 경쟁자 없는 '독주'

[포춘500] 글로벌(5)-폭스바겐

[글로벌이코노믹=윤소정 기자] 독일에서의 국민차에 대한 논의는 1904년에 처음 나왔다. 당시 엔지니어들은 앞으로 싸고 작은 차를 대량 생산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거라고 자동차 산업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정확하게 만들어 놓고 있었다. 당시의 예상은 현대의 자동차 산업과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다.

그러나 1세기 전의 자동차는 만들기도 어려웠고 대단히 비싼 사치품이었다. 국민차에 대한 논의가 나온 이후에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기술상의 문제와 수요 문제로 대량 생산이 힘들었다. 여기에 대한 해결책은 미국에서 처음 나왔다. 핸리 포드에 의해 컨테이너 벨트가 개발된 것이다. 포드사는 컨테이너 벨트를 이용하여 세계 최초로 자동차를 대중화시키는데 성공했다.
그 후로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포드사의 생산 시스템을 모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독일에서는 자동차 가격이 비쌌고 미국만큼 수요가 많지도 않았다. 한 가지 다행이었던 점은 1920년대에 자동차 업계에서 유명한 포르쉐, 부가티와 같은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또한, 자동차 세금과 연료 가격이 높아서 보다 작은 엔진을 개발하고 경제적인 자동차를 만들 필요성이 더욱 커져갔다. 이런 배경 속에서 1934년 페르디난트 포르셰 공학박사에 의해 폭스바겐(Volkswagen)이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당시 아돌프 히틀러에 의해 계획된 프로젝트로 탄생되었다는 사실은 해외에(특히 아시아)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폭스바겐의 주요 개요는 표 1과 같다.

1. 폭스바겐의 개요




글로벌 명칭

Volkswagen

영어

Volkswagen

한국어

폭스바겐

약칭



설립일

1934

산업분야

자동차 산업

주요

인물

설립자



주요제품

및 서비스

일반 승용차, 고급 세단, 스포츠카, 트럭

CEO

Martin Winterkorn

본사

독일, 베를린

직원

572800



폭스바겐의 경영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BP사업부문의 특징, 매출과 영업이익, 경쟁력 등을 분석했다.

첫째, 폭스바겐은 일반 승용차, 사업용 경차, 트럭과 버스, 파워 엔지니어링, 금융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역사도 오래 되었고 설립 당시 자동차 공학박사 출신들이 주축이 되었기 때문에 노하우 축적이 대단한 회사다. 초기의 기술중심적 전통이 잘 유지되고 있어서 기술부분에서는 이 회사와 경쟁할 수 있는 회사가 많지 않다. 합병도 활발히 하고 있어서 폭스바겐에서 내놓는 유명한 브랜드만 10여개가 넘는다. SKODA, SEAT, SCANIA, MAN, DUCATI, 포르쉐, 벤들리, 람보르기니, 아우디, 부가티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자동차들이 모두 폭스바겐에서 생산되고 있다. 현재 폭스바겐과 경쟁할 수 있는 회사는 세계적으로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참고로 폭스바겐은 독일어로 국민자동차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2. 폭스바겐의 주요지표


구분

2013

2012

2011

매출

1970억유로

(274조원)

19267600만유로

(268조원)

15933700만유로

(2216000억원)

증감율

2.2%

20.9%

-

영업이익

1242800만유로

(162300억 원)

2458700만유로

(341983억원)

-

증감율

-51.2%

-

-

순이익

914500만유로

(127200억원)

2188400만유로

(304300억원)

-

증감율

-58.2%

-

-



둘째, 최근 3년간 폭스바겐의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012년 이후 급감하고 있다. 2012년 매출은 19267600만 유로(268조원)로 전년도보다 20.9%나 상승했다. 2013년도 매출도 1970억 유료(274)로 나쁘지 않다. 2.2% 성장했는데 매출이 감소한 것은 폭스바겐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매출이 약 6조원이나 매출이 증가한 것이 신기할 정도라고 말한다. 영업이익은 2012년에 2458700만 유로(241983억원)를 기록했다. 2013년에는 영업이익이 1167100만 유로(162300억원)로 전년도보다 약 51.2% 떨어졌다. 순이익에서도 기복이 심하다. 자회사도 많고 공장도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어서 비용 차이가 해마다 크게 나고 있다. 2012년 순이익은 2188400만유로(304300억원)이었고 2013년 순이익은 914500만 유로(127200억원)이었다.

폭스바겐이 M&A를 활발하게 하고 있는데 M&A전략은 폭스바겐의 주식 가치를 높여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러 모델들이 다양한 국가에서 생산되다 보니 세금이나 비용이 문제가 되고 있다. 2013년 순이익이 50%넘게 줄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포르쉐와의 합병에 123억 유로(171000억원)나 투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르쉐와의 합병에 들어간 비용과 합병으로 인한 자산 재평가에서 세금 감면을 받지 못해 손해가 컸다. 폭스바겐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에는 환율도 크게 작용한다. 2012년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은 환율의 영향이 크다.

마지막으로 폭스바겐의 경쟁력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품질과 시장점유율을 봐야 한다. 폭스바겐은 일반 승용차에서부터 스포츠카, 트럭 등 다양한 브랜드를 생산하고 있다. 다양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지만 대부분 고품질이라 평판이 좋다. 유명한 스포츠카들도 대부분 폭스바겐에서 생산하고 있다. 고가의 자동차들과 일반 자동차를 함께 생산하기 때문에 경영 전략을 세울 때도 유리하다. 스포츠카나 산업용 트럭은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하기 때문에 일반 자동차 회사들이 벤치마킹을 하기가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가격과 일부 기능을 낮춘 일반 승용차도 성능이 좋아서 비슷한 가격의 제품들과 경쟁할 때 항상 우위에 있다.

폭스바겐은 현재 153개국에서 지점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2013년 시장 점유율을 보면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북아메리카에서는 4.8%로 낮았다. 하지만 서유럽은 훨씬 점유율이 높은데 24.8%4대 중 1대가 폭스바겐의 제품이다. 그 밖의 유럽지역에서는 15.7%를 점유하고 있다. 아시아는 12.9%지만 시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실제 팔린 자동차는 아시아 시장이 가장 많다. 남아메리카에서는 17%를 점유하고 있다. 다른 자동차 브랜드와 달리 전 세계 시장에서 골고루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편이다.

인재 유치육성 기반으로 연간 1000만대 판매목표


폭스바겐은 세계를 주도하는 자동차 회사답게 매출목표, 세전 영업이익률, 인재확보 등 장기계획을 세우고 있다. 첫째, 매출목표는 2018년까지 해마다 1000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2013년 판매 대수는 9731000대에 달해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지만 않는다면 올해나 내년에 1000만대 판매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폭스바겐이 관심을 갖고 있는 시장은 아시아다.

현재 폭스바겐이 아시아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별로 높지 않지만 유럽이나 북유럽보다 많은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다. 중국이나 일본, 한국, 인도 등에서도 각자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지만 인지도나 기술면에서 폭스바겐을 능가하는 회사는 사실상 없다. 대중적인 일반 자동차는 자국의 회사들이 가격 경쟁력 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지만 고급 자동차들은 경쟁하기가 쉽지 않다. 일반 승용차도 폭스바겐이 현지 공장 등을 설립해서 가격을 낮추면 브랜드 인지도와 기술의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폭스바겐은 세전 영업이익률을 8%이상 달성하려는 목표를 세웠다.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과 순이익률이 별로 높지 않기 때문이다. 자동차 회사는 자동차 생산을 위한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또한 모델이 바뀔 때마다 새롭게 라인을 설치해야 하므로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에 속한다. 진입장벽이 높은 것은 기존 회사들에게는 장점이지만 다른 산업과 비교해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을 내기 어렵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또한 폭스바겐 공장이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고 자회사들도 많아서 세금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합병도 자주 하고 있는데 합병에 들어간 비용이 세금 처리가 되느냐의 여부에 따라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의 차이가 크다. 환율도 문제다. 유럽이나 미국의 환율이 불안정해지면 이익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앞으로 경제상황에 상관없이 항상 일정하게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올해 안에 해외 공장이 약 10여개 건설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공장들이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하면 폭스바겐의 전략이 어느 정도 실현될지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약 7개의 공장이 건설되고 있다. 아시아 시장에서 고급 차량을 전략적으로 판매하면 경제상황에 상관없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아시아 시장들이 정책적으로 장벽을 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은 불안 요소로 남는다.

셋째, 폭스바겐은 미래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해 고급인재를 유치하고 양성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실력은 이미 최고이지만 전문인력을 충원하고 유지하는데 더욱 힘을 기울이고 있다. 미래는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미 여러 개발도상국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지만 핵심은 얼마나 좋은 차를 만드느냐에 있다고 본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여러 종류의 차들이 생산되고 있지만 좋은 차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좋은 차를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의 손에 달려 있다. 자동차 공학자, 전문 디자이너, 전문 기술자들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아무리 돈이 많아도 좋은 차를 생산하기는 힘들다. 폭스바겐이 기계나 전자와 같은 학문영역의 인재가 많은 독일에 위치한 것도 또 다른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와 같은 폭스바겐의 전략이 실현된다면 폭스바겐의 독주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