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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알리바바, '빅데이터' 활용 중기 무담보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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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알리바바, '빅데이터' 활용 중기 무담보 대출

[글로벌이코노믹=정영옥 기자] 중소기업 금융은 항상 만성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하나는 중소기업 소유자는 대형은행에서 대출이 쉽지 않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형은행은 많은 중소기업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대출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중소기업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알리바바’가 직접 발을 벗고 나섰다.

알리바바는 지난 7월22일 중국은행, 초상은행, 건설은행, 평화은행, 우체국은행, 기업은행, 상하이은행 등 7개 은행과 공동으로 중소기업의 매출과 신용정보에 따라 무담보 융자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대출 한도는 알리바바 플랫폼의 빅데이터 자료를 토대로 정해지며, 신용한도에 따라 최대 1000만 위안(16615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은행이 알리바바 플랫폼의 빅데이터와 신용시스템에 따라 중소기업에 무담보 대출을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현재 5000개 가까운 기업에 350만 위안(58153만원)의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7개 은행과 제휴해 추가 대출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은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획이 실행된 배경에는 알리바바와 공유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수출 데이터가 연동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알리바바는 세관 물류 서비스 경로를 통해 해당 기업의 지난 6개월 동안 수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이 자료를 은행에 위탁해 대출을 제공받는 방식이다. 현재 중국 내에서는 알리바바가 자금난에 허덕이던 중소기업의 구세주가 된 것처럼 대서특필하고 있다.

사실 여기까지 내용을 두고 보면 알리바바가 마치 중소기업의 구세주처럼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다음에 나열하는 내용을 통해 알리바바가 구세주이기 보다는, 획기적인 아이템을 통해 사업을 이끌어 가는 타고난 사업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소기업의 허점은 현금 회전에 있다. 상품을 판매하거나 수출하고 난 후 물품대금을 회수하는 데는 일정한 기간이 소요된다. 재래시장처럼 현금거래가 없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보유현금이나 자금유동이 비교적 원활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보유자금이 부족할 경우 공장가동이 중단될 수도 있다. 혹은 판매할 제품을 확보할 자금이 부족한 기업도 있다. 물론 이러한 기업들이 자금이 회수되기를 기다렸다가 제품을 만들거나 확보할 수도 있지만 기다리는 만큼 중소기업에게는 리스크가 되는 것이다. 알리바바는 이러한 틈새를 파고들었다. 기업은 이미 수출과 판매를 통해 제품을 구매자에게 전달했으므로, 언젠가는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기업은 허송시간을 보내는 것 보다는 물품대금이 손에 들어오기 전까지 대출이라도 얻어서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에 손쉬운 대출을 원하고 있다.

중소기업주가 직접 대형은행을 찾아가 수출무역 데이터를 제출하면, 은행은 담보를 제공하고 보증인을 세우라고만 할 뿐 리스크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중소기업의 고민을 알리바바는 자사의 브랜드 가치와 신용을 이용해 7개 대형 은행에게 리스크가 없는 사업이라는 것을 알린 것이다.

알리바바가 보증을 선다고 하더라도 거의 리스크가 없다는 것은 위의 내용을 통해 모두가 알 수 있다. 물품대금은 대출을 내어준 은행으로 입금되게 되고, 은행은 원금과 이자를 공제한 후 나머지 금액을 기업주에게 돌려주는 방식에서 리스크는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중소기업은 항상 소액의 단기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환을 유연하게 유지해야 할 의무도 존재한다.
이번에 알리바바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7개 은행은 최저금리 8%를 제시하고 있으므로 장기가 아닌 단기 투자로 리스크가 없는 좋은 상품을 찾은 것이다. 사실 알리바바를 통해 숨통이 트이는 중소기업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도 전혀 수익 없는 사업이 아니다. 이번 융자사업을 통해 알리바바 플랫폼의 빅데이터는 급격하게 확장될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사업확장과 명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알리바바의 뉴욕증시 상장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