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휘발유 가격...세금이 더 많다

휘발유에 붙는 세금이 세금을 부과하기 전 휘발유 가격보다도 더 비싼 아이러니한 상황이 야기되고 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유가정보시스템인 오피넷이 7일 집계한 보통 휘발유 1ℓ에 부과된 세금 총액은 올 1월부터 8월까지 기간동안 969.27원으로 세금 이전의 휘발유 평균 가격인 899.87원보다 더 높았다.
1리터당 ‘보통 휘발유’에 부과되는 969.27원을 내역별로 보면 교통에너지 환경세 529.0원, 교육세 79.35원, 주행세 137.54원, 수입부과금 16.0원, 관세 20.47원 그리고 부가세 186.91원 등이다. 여기에 휘발유 원가를 더하면 일선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이 산출되는데 올 들어 8월 말까지를 기준으로 하면 평균 1천869.14원이 된다. 이 경우 휘발유 소비자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몫은 무려 51.9%다.

기름 값에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게 된 것은 휘발유 원재료의 가격은 계속 떨어지는데 세금은 내리지 않아 상대적으로 세금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유류세에서 가장 비중이 큰 교통에너지환경세는 정부가 고시로 정한다. 교육세·주행세 등은 교통에너지환경세에 연동한다. 배보다 배꼽이 큰 이상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교통에너지환경세를 내려야하는데 세수부족에 허덕이는 정부는 이 세금을 조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국세수입에서 교통에너지환경세는 13조2천477억 원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6%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