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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들, 한·중FTA타결에 부러움과 불안감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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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들, 한·중FTA타결에 부러움과 불안감 드러내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10일 한중정상회담에서 한‧중 FTA가 “실질적으로 타결되었다는 것을 선언했다”고 한국 정부가 발표하고, 중국의 국영 신화사통신도 “실질적으로 협상이 종료되었다”고 보도했다.

일본 주요 언론들은 10일 오후 한‧중 FTA 타결 소식과 함께 주요 합의 내용을 보도하면서, 타결 배경과 일본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한‧중 FTA 타결에 대해, “이해가 대립하는 부분을 서로 지킨 정치적 타협의 색채가 농후하지만, 한‧중‧일이나 한‧일 FTA에 선행한 형태로, 일본측도 대응을 압박받게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리고 중국의 국영TV 방송 내용을 인용, 시진핑 주석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FTA의 '실질적 타결'을, “한‧중 FTA를 확립하는 것은 획기적인 의의가 있고,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일체화를 촉진시킨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마이니찌(每日)신문도 한‧중 FTA 타결 소식을 간단하게 전하면서 타결 배경에 대해, “중국은 자국이 참가하지 않고 있는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을 견제하기 위해서도 10일부터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정상회의에 맞춘 타결로 한국과의 긴밀화를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였다”고 보도했다.

▲박근혜대통령과시진핑주석이정상회담을통해한·중FTA를타결했다./사진=뉴시스
▲박근혜대통령과시진핑주석이정상회담을통해한·중FTA를타결했다./사진=뉴시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한‧중 FTA 타결 소식을 합의 내용과 함께 비교적 상세하게 보도하면서, “자유화율은 그다지 높지 않으나, 국내총생산(GDP)이 명목으로 8조8000억 달러인 중국과 1조1000억 달러인 한국에 의한 거대 공동시장이 동아시아에 탄생한다”고 내다봤다. 또 이 신문은 “한국은 미국과 유럽연합(EU)과도 FTA를 체결. FTA 체결국과의 무역액이 전체에서 점하는 비율은 중국을 더하면 6할 가까이 되어, 2할 전후인 일본을 크게 상회한다. 일본은 미국과 유럽, 중국이라고 하는 세계3대 경제권과의 FTA망 구축에서도 한국에 밀리는 형국이 된다”는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또 “한‧중 FTA에 의해, 중국은 한국을 끌어들여서, 일본을 견제하여 한‧중‧일 FTA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자 하는 생각이 있고, 한국에게는 중국의 내수시장을 일본 등 (경쟁국)보다도 먼저 수중에 넣어, 성장력을 확보할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한‧중 FTA 타결에 대해, “APEC 정상회의에 앞서, 경제 긴밀화 인상을 줌으로써 한‧중 모두 참가하지 않고 있는 TPP 협상을 견제한 형태”라고 보도했다. 그리고 파급 영향에 대해서는 “자동차와 전기제품 등 중국시장에서 일본을 라이벌로 보는 한국에게 관세 면에서 유리한 조건을 갖추게 된다“고 하면서, ”값싼 중국산 농수산물의 대(對) 한국 수출이 급증하면, 한국의 농림수산업은 2012년에 발효한 한‧미 FTA에 이어 타격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東京)신문은 한‧중‧일 FTA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한‧중 FTA가 타결된 데 대해, “동아시아의 무역에서 일본이 불리해질 우려가 강해졌다”고 지적하면서, “한‧중 FTA에 의해, 한국기업은 중국시장에서 경합하는 일본기업보다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아시아경제연구소의 분석 결과를 인용하여 “한국의 대중국시장 수출은 연간 277억6000만 달러(약 3조1600억 엔)의 증가가 예상된다. 이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이 일본으로, 약 53억 달러(약 6000억 엔)가 한국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한국은 미국과 EU에 이어, 세계의 3대 경제권과 FTA를 체결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한‧중 FTA 타결에 대해서 크게 세 가지 반응을 보였다. 첫째는 타결 배경에 대해, TPP를 견제하려는 목적과 한‧중‧일 FTA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중국의 의도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둘째는 중국시장에서 한국제품에 비해 일본제품이 불리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셋째는 세계 3대 경제권과 모두 FTA를 체결하게 된 한국에 대한 부러움과 함께, 일본이 세계시장에서 한국에 밀리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나타내 보이고 있다.

앞으로 일본은 중국과 지역경제통합의 주도권 경쟁에서 더 이상 밀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TPP협상 타결을 위해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TPP협정이 체결되면, 미국을 등에 업고 중국과 맞설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은 한‧중‧일 FTA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지역에서 중국과의 패권 경쟁구도 하에서 한국의 협조가 무엇보다 절실한 만큼, 한국이 중국측으로 더 기울기 전에 돌려 세우려고 한‧일 FTA협상에 적극성을 보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일본의 절박성과 초조해진 입장을 언젠가 재개될 한‧일 FTA협상 전략으로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글로벌이코노믹 장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