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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심' 내건 FRB의 '말'...말말말로 풀어보는 미국 연준 통화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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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심' 내건 FRB의 '말'...말말말로 풀어보는 미국 연준 통화정책

▲미국FRB가화려한말을동원한수사의통화정책을전개하여주목을끌고있다.그주역인재닛옐런의장/사진=뉴시스제휴
▲미국FRB가화려한말을동원한수사의통화정책을전개하여주목을끌고있다.그주역인재닛옐런의장/사진=뉴시스제휴
‘상당기간’이라는 문구를 걷어내고 ‘금리인상 인내심’이라는 새로운 가이던스를 내건 미국 연준(FRB)의 수사(修辭) 통치가 새삼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란한 말로서 세계 금융을 움직이는 재닛 옐런의 수사 통치가 빌을 발하고 있는 것.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연준은 화려한 단어를 계속 새로 만들어 가며 그 말로 수사의 통화관리를 해왔다.

연준이 지난 6년간 만들어온 말들을 추적해보면 지금 연준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보다 더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위기 이후 미국의 금융 통화정책은 헬리콥터 밴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벤 버냉키 전 의장이 주도했다.
그 밑에서 제 2인자로 일해 왔던 재닛 옐런이 후임 의장으로 취임하면서 글로벌 위기 이후 미국의 금융통화정책은 벤 버냉키와 재닛 옐런이 일관성을 갖고 함께 꾸려온 합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두 사람이 지난 6년간 이어온 말 말 말을 통해 금융통화정책의 맥락을 풀어본다
△공격적 금리인하 (2007년 9월) = 기업의 돈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공격적 금리 인하 행진을 시작했다. 2007년 9월 이후 한 차례 긴급회의를 포함한 7차례 연준의 FOMC 회의에서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내렸다. 연준이 금리인하에 공격이란 말을 붙인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1차 양적완화(2009년 3월) = 1조4500억 달러의 채권을 사들이기로 했다. 돈을 직접 뿌리겠다는 의도다. 당시에는 양적완화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지만 나중에 양적완화로 명명됐다.
△2차 양적완화(2010년 11월) = 연준은 경제 회복이 계속 지지부진하자 6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또 다시 사들이기로 했다. 그러면서 양적완화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양적완화는 일본이 처음 쓰기 시작한 것으로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표현은 이때가 시작이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2011년 9월) = 경기를 살리는 새 방안으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 카드를 내놨다. 장기 국채를 사들이는 대신 단기 국채를 내다 팔아 금리를 내림으로써 장기적 금리 인하와 기업 투자활성화를 유도하는 정책이다. 여러 수단을 함께 사용한다는 의미로 트위스트라는 단어를 채택한 것이다.
△초저금리 (2012년 1월) = 2008년 12월부터 이어온 낮은 금리 기조를 2014년 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저금리 유지기간을 종전 '2013년 중반'에서 1년 이상 연장한 것이다. 종전의 금리보다 더 낮다는 사실을 강조하기위해 초저금리라는 말을 사용했다
△연장 트위스트(2012년 6월) = 장기 국채는 사들이고 단기 국채는 내다파는 이른바 트위스트 정책이 효과를 내자 그 효과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연장된 트위스트라는 말을 만들었다. 실제로도 2670억 달러 규모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연장했다.
△3차 양적완화 (2012년 9월) = 매달 400억 달러의 모기지담보부채권 즉 MBS를 사들이면서 이를 3차 양적완화라고 불렀다. 초저금리 기조도 애초 2014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던 것을 2015년 중반까지 최소한 6개월 더 늘린다면서 연장초저금리라는 단어를 내놓았다.
△타깃 통화관리 (2012년 12월) = 2013년 1월부터 매달 450억 달러 상당의 국채를 추가로 매입하기 시작했다. 기간의 연장에서 규모의 확대에 더 초점을 맞추기 위해 양적완화 확대라는 표현을 썼다. 이울러 실업률(6.5%)과 물가(연 2%)를 통화관리에 연동시키는 실업률과 인플레 타깃이라는 용어도 통화관리에 접목시켰다.
△월 850억 달러 (2013년 1월) = 7차례 FOMC 회의에서 연속으로 월 850억 달러의 채권을 사들이는 정책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매월 850억 달러어치의 채권매입사실을 강조하면서 월 850억 달러라는 말이 유행했다.
△테이퍼링 (2013년 12월) = 출구전략을 시작하면서 테이퍼링이라는 단어를 공식화했다. 채권 매입 액을 종전의 750억 달러로 줄이기로 처음으로 결정했다. 새로 무슨 정책을 펴는 것이 아니나 이미 푼 돈 중 일부를 거두어들인다는 의미를 강조하여 테이퍼링이라는 단어를 즐겨 쓴 것이다.
△상당기간 (2014년 1∼9월) = FOMC 회의를 통해 6번 연속으로 채권 매입액을 100억 달러씩 줄였다. 단계 축소라는 말이 인기를 탔다. 그즈음 실업률이 목표치 이하로 떨어지자 실업률 연동제를 철회하는 대신 그 유명한 '상당기간'이란 말을 내놓았다. 상당기간 초저금리를 이어간다는 뜻이다.
△양적완화 종료 (2014년 10월) = 2008년부터 펴온 QE 프로그램의 완전 종료를 선언했다. 대신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초저금리 기조는 '상당기간' 유지하겠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때부터 미국의 통화정책기조는 ‘상당기간’이었다.
△금리인상 인내심 (2014년 12월) = '상당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한다는 문구를 공식 철회했다. 금리인상에 기간의 개념을 두지 않고 필요하면 언제든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 대신 기준금리 인상 전 인내심이라는 말을 만들어 금리인상을 하기 전에 최대한 인내심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이 화려한 말의 행진 속에 FRB가 무슨 생각을 해왔으며 또 앞으로 어떤 행보를 이어갈 것인지. 미국 통화 정책이 모두 이 말 속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글로벌이코노믹 김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