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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파 탐지 연구팀, '우주 급팽창' 해석 11개월만에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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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파 탐지 연구팀, '우주 급팽창' 해석 11개월만에 수정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지금부터 138억년 전 대폭발에 이어 일어난 '초기우주 급팽창'의 증거를 관측했다고 발표했던 연구팀이 오류를 인정하고 자신들의 해석을 철회하는 새 논문을 발표했다. '세기의 발견'이라며 지난해 과학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논문을 발표한 지 11개월 만이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는 지난해 3월 대폭발 직후 지금과 같은 우주가 생긴 과정인 '우주 인플레이션'(cosmic inflation)에 대한 직접 증거가 사상 최초로 발견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이 연구가 대폭발 직후 극히 짧은 순간에 우주가 빛보다 더 빠르게 엄청난 속도로 팽창하면서 지금과 같이 평탄하고 균일한 우주가 형성됐다는 '인플레이션(급팽창) 이론'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사례로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과학적 발견 중 하나로 꼽힌다고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일부 과학자들은 연구팀이 데이터를 해석할 때 우주 먼지에 따른 산란 효과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했으나, 당시에는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거의 1년 만에 연구팀 스스로 오류를 인정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남극 근처에 있는 관측시설인 '바이셉2/켁(BICEP2/Keck) 어레이'와 유럽우주기구(ESA)의 플랑크 위성 우주망원경으로 우주배경복사(CMB)를 관측해 온 연구자들은 최근 물리학계의 최고 권위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PRL)에 이 같은 수정내용을 포함한 논문을 제출하고 온라인으로 이를 공개했다.

30일(현지시간) 공개된 '바이셉2/켁 어레이와 플랑크 데이터의 공동 분석'이라는 제목의 논문에 따르면 논문 저자들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초기우주 급팽창을 보여 주는 중력파의 명확한 증거를 찾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신호 중 많은 부분이 알고 보니 우주 먼지의 영향이었다는 것이다.

논문 저자들에 포함된 바이셉2 연구팀 과학자들이 지난해 3월 "중력파의 흔적을 탐지했다"고 발표했던 것을 뒤집는 내용이다.

하지만 새 논문이 나왔다고 해서 '초기우주 급팽창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다. 연구진이 이에 대한 확실한 관측 증거를 찾았다고 생각했으나 아직까지 그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얘기일 뿐이다. CMB 관측을 통해 초기우주의 모습을 확인하려는 시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