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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유럽증시 주가폭등 부른 그리스 '채무스와프'...그 개념과 실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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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유럽증시 주가폭등 부른 그리스 '채무스와프'...그 개념과 실효성

▲그리스가부채탕감요구를자진철회하고그대안으로'채무스와프'를제시한이후유럽의주가가폭등했다.그리스구제금융재협상으로촉발된유럽의위기가해소될것이란기대때문이다.그리스의채무스와프는어떤내용일까.또실효성은있는것인지.김대호대기자의해설로알아본다.채권스와프를제안한그리스의회전경./사진=뉴시스제휴
▲그리스가부채탕감요구를자진철회하고그대안으로'채무스와프'를제시한이후유럽의주가가폭등했다.그리스구제금융재협상으로촉발된유럽의위기가해소될것이란기대때문이다.그리스의채무스와프는어떤내용일까.또실효성은있는것인지.김대호대기자의해설로알아본다.채권스와프를제안한그리스의회전경./사진=뉴시스제휴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대기자] 그리스가 새로 제안한 '채무스와프'(또는 채권스와프)가 유럽의 금융위기를 해소할 신선한 아이디어로 국제금융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시장 혼란을 야기하지 않으면서도 그리스 사태를 상당부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는 것. 유럽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데에도 그리스의 채권스와프 제안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채권스와프는 그리스의 신임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이 영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에게 밝힌 구상이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의 구상에 대해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이 적극 지지를 표명하고 나서면서 그리스의 채권스와프는 유럽위기를 해결해줄 대안으로 부상한 것.

그리스의 채권스와프 구상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 할 수 있다.

채권스와프의 첫째 내용은 경제성장률 연동 국채교환이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보유하고 있는 그리스의 기존 국채를 국내총생산(GDP)과 연동된 새 국채로 교환하자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국내총생산(GDP)과의 연동이란 경제 상황에 따라 부채를 많이 갚거나 덜 갚을 수 있도록 신축성을 부여해 달라는 것이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보유한 그리스 정부 국채는 1420억 유로 규모이다. 부채액수는 경감 없이 그대로 유지한 채, 갚아나가는 금액규모만은 경제현실에 맞게 신축적으로 조정하자는 제안이다

채권스와프의 둘째 내용은 영구채 교환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를 '영구채'로 교환하자는 것이다. 영구채란 만기를 특정하지 않는 형태의 채권을 말한다. 즉 당분간은 이자만 갚고 원금은 경제가 호전된 후에 갚겠다는 구상이다. 그리스는 채권만기가 도래할 때마다 경제적 충격을 겪어왔는데 주기적 고통을 해소하자는 의도이다.
채권스와프의 셋째 내용은 부채탕감요구 철회이다.

그리스의 채권스와프 구상이 받아들여지면 더 이상 부채탕감 요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리스 치프라스 정부는 선거기간 내내 구제금융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부채탕감을 강력하게 시사해왔다.

부채탕감은 뜨거운 감자였다. 채권국과 채권금융기관입장에서는 그리스의 부채탕감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 어려웠다. 그리스 부채를 줄여주면 다른 채무국들도 연쇄적으로 탕감요구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세계경제의 근본 틀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해 왔던 것이다.

그리스는 그동안 채권국과 채권은행들이 부채탕감 요구를 거절하면 디폴트나 모라토리움을 선언할 수 밖에 없다고 공언해왔다. 이는 돈을 빌려준 채권국과 채권은행들의 연쇄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채권국이나 채권은행들이 그리스에 보복을 하면 그리스로서는 유로존에서 아예 탈퇴해 버리는 이른바 ‘그렉시트’까지 준비하고 있었다. 세계경제가 가장 걱정해왔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착착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스의 채권스와프는 이 같은 우려를 일거에 날려버릴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채권국과 채권은행이 동의한다면 적어도 당분간은 그리스 공포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다. 이미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이탈리아 등은 그리스의 채권스와프에 동의하고 나섰다. 문제는 독일이다. 원칙론을 강조해왔던 독일이 수용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독일까지 동의한다면 적어도 당분간은 그리스 위기가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을 것이다. 유럽의 주가가 폭등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그리스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채권스와프는 지금의 충격을 미래로 잠시 이연하는 것일 뿐이다. 당장의 상환부담이 준다고 해도 이자 후납으로 나중에 갚아야할 부채규모는 더 늘어난다.

중요한 것은 그리스가 경제 활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경제를 살리는 것 말고는 그리스 위기를 해결할 수단은 없다.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대기자(경제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