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의 포춘500 기업열전] 월마트(Walmart) 가격할인으로 일군 유통왕국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 김대호 소장] ‘월마트’가 세계 최대의 기업이라고 하면 의아해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소매업 하나만으로 과연 세계1위에 오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유통업체가 굴지의 중화학 공룡기업과 거대 금융재벌 그리고 요즘 특히 잘나가는 최첨단의 IT 기업들을 모두 제치고 세계 최정상에 우뚝 서 있다는 사실이 잘 믿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엄연히 월마트는 세계 1위이다.

‘포천(Fortune)’이 2014년 발표한 ‘글로벌 500’ 랭킹에서 월마트는 1위에 올랐다. 그 전에도 여러 번 세계 1위에 올랐다.

월마트는 샘 월턴이 창업한 전형적인 소매 할인유통기업이다.

1962년 미국 중부의 시골마을인 아칸소 주의 로저스에 자그마한 잡화점을 열면서 월마트의 역사가 시작됐다. 출범 당시 월마트의 상호는 Wal-Mart였다. 창업주 샘 월턴의 ‘성’인 ‘월턴’의 앞 음절 ‘Wal’에 ‘가게’라는 의미의 ‘MART’를 붙이고 그 사이에 소유격을 뜻하는 줄을 넣은 것이다.

월턴의 가게라는 뜻. Wal-Mart Stores, Inc.를 거쳐 2008년 오늘날의 정식 명칭인 ‘Walmart’로 정착됐다.
오늘날 점포의 수는 미국을 포함, 전 세계 27개국에 모두 1만1453개이다. 그중 미국에 월마트 점포 4516개, 샘즈 클럽 점포 647개를 열어놓고 있다. 미국을 벗어난 해외지역 점포는 전체의 54.9%인 6290개이다. 한국에는 1998년 진출했다가 철수한 바 있다.

전체 직원 수는 220만 명이다. 그 가족까지 합한다면 웬만한 국가의 인구수에 맞먹는다. 월마트에 이어 두 번째로 직원 수가 많은 맥도날드의 44만 명보다 무려 5.0배나 많다.

월마트의 매출은 2014 회계연도에 4762조 달러였다.

매출에서 원가와 판매관리비를 뺀 영업이익은 268조 달러.

영업이익에서 세금과 영업외비용까지 차감한 순이익은 159조 달러에 달했다.

주당수익률은 4.85%였다. 주주들에게는 1주당 1.88달러씩을 배당했다.

영업이익률은 3~4%선으로 나타나고 있다. 100원 어치를 팔았다면 그중 겨우 3원 또는 4원만을 이익으로 건진다는 것이다. 월마트의 오랜 전통인 ‘박리다매’ 경영의 모습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월마트가 세계최대의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에는 창업주 샘 월턴 때부터 이어온 ‘EDLP 전략’이 큰 밑거름이 됐다. <별도기사 “가격혁명 몰고 온 ‘EDLP’ 전략” 참조>

가격만 싼 것은 아니다.

월마트의 3대 경쟁력은 낮은 가격에다 완벽에 가까운 효율적 물류 그리고 철저한 고객만족이다.

월마트는 특히 고객 만족에 심혈을 기울였다. 월마트가 만들어낸 무제한 리펀드 제도는 오늘날까지 전 세계 유통혁명의 전설이 되어있다. 언제 샀으며 무슨 이유로 반품을 하는지 일절 물어보지 않고 무조건 돈으로 내준다.

창고형 전시판매, 사전 재고확인제, 재택 주문, 식료품 청약제. 드라이브-인 구입 시스템 등 20세기 후반 이후 일어난 숱한 유통혁명의 한 중앙에는 어김없이 월마트가 자리하고 있다.

카드 결제에 3초 이상 소요되면 배상을 해주는 시스템을 마련한 것도 월마트였다. 종업원이 고객에게 미소를 짓지 않으면 1달러씩 받아가는 제도도 있다.

그런 월마트에도 고민이 없지 않다.

가장 큰 걸림돌은 사회적 평판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포천지는 월마트를 가리켜 “거대기업의 나쁜 점은 모두 갖추고 있는 기업‘이라고 혹평하고 있다.

특히 환경파괴에 대한 비난이 높다. 오로지 가격인하만 추구하면서 다른 가치는 모두 팽개쳤다는 지적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환경파괴이다. 월마트의 환경파괴지수는 단연 1위이다. 사회적 기여도 형편없다. 종업원들에 대한 가혹한 노동 강요와 낮은 임금도 문제가 되고 있다.

지속가능 경제와 기업의 사회적 기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월마트는 지금 중대한 기로를 맞고 있다.


김대호 연구소 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