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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중국이야기]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담긴 시진핑의 4가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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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중국이야기]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담긴 시진핑의 4가지 전략

중국의 일대일로  지도
중국의 일대일로 지도
[글로벌이코노믹 경제연구소 김대호 소장] 일대일로가 마침내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의 최고결정기구인 공산당 상무위원회는 최근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마련한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액션플랜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중국 국무원은 조만간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시행에 옮긴다. 곧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플랜에 따르면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육상의 실크로드 경제지대와 해상의 21세기 해상실크로드 등 양대 축을 도로와 항로로 연결하면서 인근 일대를 총체적으로 개발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과 그 주변 해역을 모두 아우르는 인류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프로젝트이다. 전 세계 60개국 30억 명이 그 영향권에 들어있다.

육상에서는 고대 실크로드를 따라 중국에서부터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유럽 대륙까지 연결한다. 또 해상에서는 중국 연해와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인도양을 거쳐 유럽과 남태평양까지를 개발하게 된다.

중국 내부적으로는 33개 성(省)급 행정단위 중 18개가 '일대일로' 추진 대상이다. 서북의 신장(新疆)·산시(陝西)·간수(甘肅)·닝샤(寧夏)·칭하이(靑海)·네이멍구(內蒙古) 등 6곳, 동북의 헤이룽장(黑龍江)·랴오닝(遼寧)·지린(吉林) 등 3곳, 서남의 광시(廣西)·윈난(雲南)·시짱(西藏)등 3곳, 그리고 상하이(上海)·푸젠(福建)·광둥(廣東)·저장(浙江)·하이난(海南)·충칭(重慶) 등이다.

그 중 육상실크로드 건설의 중심으로는 신장이, 해상실크로드 중심으로는 푸젠이 각각 선정됐다. 또 톈진 등 15개 연안도시에 항구시설이 새로 건립되며 상하이, 광저우 공항은 국제 허브 공항으로 거듭난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교통, 정책의 소통, 무역 및 금융자금의 소통, 인적유통 등을 망라하고 있다. 정책 소통, 인프라 연통, 무역 창통, 자금 융통, 민심 상통 등 이른바 ‘5대 통(通)’을 제시했다.

도로, 항만, 철도 등 인프라의 구축에서부터 각국과의 자유무역지대의 건설, 송유관, 가스관, 전력 등 기초시설 연결을 통한 에너지 협력도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아울러 각국과의 투·융자 및 신용시스템 건설이 가속화된다. 또 양자 통화스와프 확대, 결제 범위 및 규모 확대 등을 통해 금융자본의 소통과 협력도 추진된다.
보아오포럼에서 일대일로 구상을 밝히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보아오포럼에서 일대일로 구상을 밝히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일대일로 구상은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2013년 9월 7일 카자흐스탄의 한 대학에서 새로운 협력 모델을 강조하며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시 주석은 한 달 후 인도네시아 국회에서 아세안 국가와의 해상 협력을 위한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밝혔다.

일대일로에는 자본금 1000억 달러 규모로 새로 출범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집중적으로 자금을 지원한다. 중국은 이와 별도로 400억 달러에 달하는 실크로드 기금을 조성했다. 또 50억 달러 규모의 해상 실크로드 은행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향후 2049년까지 향후 25년 동안 15조 달러 이상의 자금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4반세기에 걸친 초대형 장기사업이다.

시진핑 주석은 최근 보아오 포럼 기조연설에서 “이미 60여개 국가와 국제기구로부터 일대일로 참여 의사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중국은 왜 일대일로에 이처럼 열을 올리는 것일까? 우선 중국의 꿈 즉 ‘中國夢’이라는 각도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시진핑 주석은 2012년 국가주석에 취임하면서 '중국의 꿈'이라는 국가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이 세계의 중심을 우뚝 서겠다는 구상이다. 일대일로는 이 중국의 꿈을 실현해나가는데 핵심적인 사업이다.

일대일로에 담겨있는 중국의 첫 번째 뜻은 중국 중심의 도로와 해로를 만들어 세계가 바로 중국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고대 로마가 전 유럽을 연결하는 도로를 깐 것과 비슷한 취지이다.다.

중국의 춘제 축제
중국의 춘제 축제
두 번째 취지는 공급과잉으로 남아도는 중국의 각종 생산요소를 인프라 건설로 돌리자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고도성장시대를 넘어서고 있다. 두 자리 대 성장률은 이미 종말을 고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7.4%였다. 톄안먼 사태 후유증으로 외국으로부터의 투자가 크게 줄었던 1990년 이후 2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 성장률은 더욱 낮아져 7.0%내외로 예상되고 있다.

오랫동안 고도성장을 거치면서 늘어났던 자본과 노동이 갈 곳을 몰라 방황하는 상황이다. 건설과 중공업 등에서는 잉여가 심각핟. 그 돌파구를 일대일로에서 찾아보자는 전략이다.

세 번째 뜻은 금융굴기이다. 인프라 사업은 그 규모가 방대하여 금융시스템을 활용하지 않을 수 없다. 그 과정에서 중국의 금융영향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오늘날 세계금융의 기본구도는 2차 대전이 끝날 즈음 미국이 주도해 만들었다. 미국은 그 때 만든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 등을 통해 글로벌 금융을 장악하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도 이 구조 속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 뒤늦게 출발한 중국으로서는 새로운 대안이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이라는 AIIB이다. AIIB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일대일로라는 밥상을 잘 차려놓았기 때문이다. 일대일로의 사업에서 숫가락을 얹기 위해서는 AIIB에 가입을 할 수 밖에 없다. 일대일로는 중국 금융대국을 향한 교두보인 셈이다.

일대일로의 네 번째 의도는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높이는 것이다. 거대한 인프라를 추진하면 전 세계는 중국시장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일대일로의 인프라 공사를 발주하거나 협력공사를 벌이면서 전 세계를 중국의 편으로 끌어들이자는 것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의 확실한 패권을 장악할 기회로 삼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시진핑 주석은 보아오 포럼 기조연설에서 아시아단일공동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중국이 그 중심을 맡겠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일대일로에는 대국굴기로 나아가는 중국의 거대한 꿈이 담겨있다.
김대호 경제연구소 소장 tiger8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