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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포춘500 기업열전] 맥도날드, 패스트푸드로 세계를 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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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포춘500 기업열전] 맥도날드, 패스트푸드로 세계를 정복

스피드’와 품질로 세계의 맛을 통일한 음식서비스 왕국...창업 60년

창업 60주년을 맞는 맥도날드. 직원의 열정적인 표정이 인상적이다.
창업 60주년을 맞는 맥도날드. 직원의 열정적인 표정이 인상적이다.
[글로벌이코노믹 경제연구소 김대호 소장] 맥도날드가 오는 15일로 창립 60주년을 맞는다.

사람으로 치면 환갑이다.
맥도날드는 1955년 4월 15일 미국 시카고의 디플레인스에서 제1호점을 열었다. 의자도 없는 아주 자그마한 식당이었다.

이 허름한 곳에서 세계인의 식습관을 뒤바꾸는 혁명이 시작됐다. 맥도날드가 구상한 카드는 ‘음식의 표준화'이었다. 건설현장의 블로크처럼 전 세계인의 입에 똑같이 맞는 표준화된 음식을 찍어내겠다는 당시로서는 아무도 상상조차 못했던 엉뚱한 발상을 한 것.

전후 미국은 세계 각국으로부터 유입된 이민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이 와중에 음식에 대한 기호는 천차만별이었다.

미국식 음식이라고는 전혀 존재하지 않던 상황에서 자기 고향 나라의 취향에 맞춰 끼리끼리 먹었다. 식사도 함께하지 못하는 이러한 음식 기호의 차이는 산업현장에서 미국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부담으로까지 작용했다.

달라도 서로 너무 달랐던 미국인의 기호를 통일시켜준 제1호 작품이 햄버거와 프렌치프라이였다.

햄버거 중에서도 특히 1971년 개발한 ‘빅맥’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의 표준 음식이 됐다.
이 이름을 딴 빅맥지수는 각 국의 적정환율을 구하는 데 기준이 되어있다.

전 세계에서 팔리는 빅맥의 가격을 조사하여 그 차이를 보정하는 형태로 적정환율을 산정한다. 모든 나라에서 동시에 똑같은 빅맥이 팔리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만큼 빅맥은 보편적인 세계의 음식으로 성장했다.

그뿐 아니다. 맥도날드가 만든 밀크셰이크, 치킨너깃. 샐러드, 맥커피, 아이스크림 등도 미국에서, 모스크바에서, 그리고 아프리카에서도 최고의 인기 속에 팔리고 있다.

맥도날드는 또 시간을 줄이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주문하는 과정에서 소비자가 겪는 선택의 고민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대기시간도 획기적으로 축소했다. 이는 산업화의 한 와중에 늘 시간에 쫓기는 미국인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

맥도날드는 헨리 포드가 자동차를 만들 때에 고안한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을 식당으로 끌어왔다.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이상적인 프레임을 만들어 놓고 단계별로 분업을 시키는 방식으로 표준화를 추진했다.

오늘날까지 전수되고 있는 ‘빵 뚜께 아래위 17밀리, 채소 두께 10밀리’도 그 산물이다. 사람의 평균 입 길이를 기준으로 가장 빨리 섭취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먹는 행복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이즈를 도출해 낸 것.

맥도날드의 M자 간판.멀리에서도 한 눈에 들어온다.
맥도날드의 M자 간판.멀리에서도 한 눈에 들어온다.

표준화를 통해 모든 인류가 고품질의 음식을 동시에 제공받을 수 있게 제공됐다.

이러한 노력을 거쳐 맥도날드는 언제 어디서나 가장 이른 시간에 최고 품질을 제공하는 음식서비스의 왕국으로 성장했다.

맥도날드는 프랜차이즈 관리에서도 뛰어난 역량을 보였다.

맥도날드는 직접 땅을 사들인 다음 그 땅을 각 지역운영자에게 임대해준다.

이미 땅을 보유하거나 임대하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다른 기업과는 크게 다르다.

맥도날드의 이 같은 방식은 땅을 확보할 정도로 재산상의 여유는 없어도 음식 제조기술이 뛰어나고 사명감이 출중한 전문가들을 동업자로 끌어들이는데 효험을 봤다.

맥도날드는 그 과정에서 부동산으로 돈도 벌었다. 사들인 땅의 가격이 치솟은 것.

물론 거저 오른 것은 아니다. 치밀한 입지분석으로 사는 땅마다 대박을 터뜨렸다. 전 세계를 돌아보면 맥도날드가 위치해 있는 요지 중의 요지이다. 그만큼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부동산 시세차익이 음식으로 번 돈에 버금간다. 맥도날드가 부동산 회사라는 말이 나돌 정도이다.

맥도날드 경영진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전용비행기로 전 세계 상공을 날며 땅을 물색하고 있다. 무조건 맥도날도를 따라다니면서 그 옆 땅을 사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맥도날드는 또 매점에 재료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다. 레시피만 주고 스스로 구매하도록 하고 있다. 본사가 매점을 상대로 재료원가를 낮추는 데 목을 매다 보면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철학에 입각한 전략이다.

재료의 현지조달은 각 지역의 실정에 맞추어 맛과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됐다. QSC&V로 불리는 맥도날도 특유의 기업정신도 오늘의 맥도날드를 만들어 내는 데에 큰 기여를 했다.

최고의 수준에서 세계의 맛을 통일한 맥도날드는 승승장구했다. 2014년 말 현재 3만6258개의 매점을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 120개국에서 하루 평균 7000만 명이 맥도날드를 이용하고 있다.

연간 매출은 274억 달러. 우리 돈으로 30조원이 넘는다. 영업이익은 79억 달러, 순이익은 47억 달러에 달한다. 포천 500대기업 랭킹에서 109위에 올라있다. 음식서비스 업체로서는 단연 세계 최대이자 최고이다.

맥도날드에도 고민은 있다. 가장 큰 도전은 패스트푸드에 대한 저항이다.

비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고열량의 맥도날드 음식이 설자리를 잃고 있다.

그 탓에 2014년에는 경영지표가 크게 위축됐다.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이 모두 감소한 것이다. 자산도 줄었다. 일찍이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대 위기이다.

60주년 환갑잔치를 즐기기에는 오늘의 상황이 만만치 않다. 맥도날드의 성공스토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패스트푸드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혁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중국 맥도날드 모습.
중국 맥도날드 모습.
맥도날드의 사과. 일본 맥도날드 햄버거에서 이물질이 발견되어 큰 소동을 빚었다. 일본 맥도날드 임원이 사과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맥도날드의 사과. 일본 맥도날드 햄버거에서 이물질이 발견되어 큰 소동을 빚었다. 일본 맥도날드 임원이 사과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김대호 경제연구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