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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대우조선·삼성·현대중공업판 '조선(造船)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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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대우조선·삼성·현대중공업판 '조선(造船)극장'

[산업 레이다]조선업계

[글로벌이코노믹 박종준 기자]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등 조선업계가 최근 실적 부진 속에서 악재와 호재가 반복되며 '롤러코스터'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최근 사장 선임 문제로 대주주와 노조 간 대립이 첨예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최근 전격적으로 사장 교체 카드를 꺼내들자 노조가 반발하고 있는 것.
산업은행은 지난 6일 "대우조선해양 사장 후보로 현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정성립을 추천했고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금주 중 이사회를 열고 5월말에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신임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부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산업은행 측은 이때 "정성립 신임 대표이사 후보는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를 역임해 대우조선해양의 기업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을 뿐 아니라 경영혁신 및 조직쇄신 의지를 가지고 대우조선해양의 체질개선을 할 수 있는 전문경영인"이라며 "조선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탁월한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대우조선해양의 경쟁력 강화 및 기업가치 제고는 물론 조선업 위기상황을 극복해 나갈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은 이튿날인 7일 대주주 산업은행을 향해 "대우조선 노조는 산업은행이 노조가 외부인사로 규정한 정성립 사장을 추천한 것은 불순한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어 노조 측은 "산업은행이 떠안은 부실기업을 처리하는 청소부 역할로 대우조선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며 "올바른 인사 검증을 거쳐 내부인사를 대표로 선임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우조선해양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노조 간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1위' 현대중공업의 사정도 썩 좋지 않다. 지난해 3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해 실적 부진을 겪은 현대중공업은 최근 사업재편 등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여직원 희망퇴직 문제 등 노사 갈등 소지가 잇따라 발생하며 '구원투수' 최길선 총괄 회장과 권오갑 사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체 8개 회사의 노조연대는 지난달 고용노동부에 고용안정 등을 요구하는 대정부 공동 요구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 대목은 현대중공업 등의 조선업체 임금협상이 험로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대우조선해양과 업계 2, 3위를 다투는 삼성중공업도 지난달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 무산에 따른 여파로 주가 하락 등의 후폭풍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중공업이 최근 부진한 풍력사업을 접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관심을 끌었다.

삼성중공업이 최근 풍력발전사업부 조직과 유럽 연구개발센터를 없앤 것으로 알려진 것. 이는 유럽 재정 위기 여파로 풍력발전 사업이 신통치 않아 적자를 양산하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삼성중공업 측은 사업을 축소한 것일 뿐 완전히 철수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연구개발 등을 진행 중이며 향후 사업 구상도 병행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조선업계 톱10'에 속해있는 한진중공업은 유사증자 관련 사전 해당 정보 유출 의혹에 대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등 조선업계가 뒤숭숭한 상황이다.

그나마 조선업계에 최근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위안거리다. 지난해 수주 감소 등으로 실적 부진에 허덕이던 국내 조선업계에 '기지개' 신호가 켜지고 있는 것.

국내 조선업체들이 최근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1분기 수주실적에서 세계 1위에 복귀했다.

영국 클락슨에 따르면 한국 조선사들은 1분기에 전체 수주량의 41%인 231만CGT를 수주해 점유율 28.9%(162만CGT)의 2위 일본과 24%9135만CGT를 올려 3위를 기록한 중국을 제치고 전체 1위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 2012년 1분기 이후 3년 만의 1위 탈환이다.

또한 정부가 '세월호 인양' 관련 '적극검토'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 조선업계도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향후 인양작업이 현실화될 경우 현대중공업의 1만톤급 해상 크레인과 삼성중공업의 8000톤급 해상 크레인이 장비로 투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국제 유조선 발주량 증대기조 여파로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혜가능성이 전망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조선업계는 내심 수주 제고를 통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눈치다.

김홍균 동주증권 연구원 “VLCC의 경우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 가장 많이 건조함에 따라 이들 종목과 한진중공업이 유조선 발주량 증대에 우선 수혜주”라고 말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이날 "현재 글로벌 해양 플랜트 시장에서는 주요 수주처의 움직임이 크진 않지만 국내 업체들이 LNG선 수주 등 틈새 전략으로 이를 만회해 다른 시장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종준 기자 dream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