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국호를 둘러싼 중국과 대만의 갈등.
‘중화’냐 ‘중국’이냐의 단 한 글자 차이다.
제3자가 볼 때에는 별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실제로 중국 타이베이와 중화 타이베이는 영어로는 똑같다. 둘 다 Chinese Taipei이다.
그러나 중국인들 시각에서는 그 한 글자가 앞으로 중국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중대사인인 것이다.
중국 타이베이라는 표현은 중국 속 하나의 지명을 지칭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북경당국은 대만을 중국 타이베이라고 부름으로써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사실을 기정사실로 몰고 가려하고 있는 것이다. 장차 통일논의를 본격 시작할 경우 중국 타이베이라는 국호는 대만을 자연스럽게 흡수통일 할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다. 대만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이다.
즉 기존의 중국과는 별개의 존재임을 강조하는 국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맥락에서 보면 중화인민공화국 또한 중화속의 중국일 수 있다. 이 경우 중국주도의 흡수통일은 더 멀어질 수 있다.
중국이 주도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만의 국호를 중화 타이베이로 할 수는 없다는 게 북경 당국의 시각이다.
대만의 창립회원국 참여논의는 이 글자 한 자 때문에 결렬됐다.
명분은 때론 당장 눈앞의 실리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김대호 경제연구소 소장 tiger8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