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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칼럼] 가까이서 본 워런버핏과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주총회... 수익률 187만%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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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칼럼] 가까이서 본 워런버핏과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주총회... 수익률 187만%의 비결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총 모습.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총 모습.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 김대호 소장] 투자의 달인 워런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총이 다가왔다.

버크셔해서웨이는 해마다 첫째 토요일이 되면 미국 네브라스카 주의 오마하에서 주총을 연다 . 주주는 물론이고 보도진과 관광객까지 합쳐 수천 명이 몰려든다. 필자도 특파원 시절 자주 참석했다. 올해는 그 주총이 5월2일이다.
워싱턴이나 뉴욕이 아닌 자그마한 시골에서 열리는 한 기업의 주총에 이처럼 사람이 몰리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 회사의 오너인 버핏으로부터 이른바 ‘신의 한수’를 듣기 위해 먼 길도 마다하고 네브라스카 까지 가는 것이다.

버핏은 1년 중 딱 한번 이날만 주식에 관해 공식적으로 말문을 연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전문 투자전문 지주회사이다. 스스로는 사업을 하지 않는다. 여러 기업의 주식을 사거나 파는 방법으로 돈을 번다. 지분을 확보의 방식으로 다른 기업을 인수해 산하에 두면서 경영을 하기도 한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산하에 들어있는 기업의 수는 200여 개에 달한다. 저명 보험회사인 게이코, 토마토케첩으로 유명한 하인즈, 유통계의 거장인 볼티모어 백화점 등 59개의 직속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또 세계 최고의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 콜라의 원조인 코카콜라, 투자은행의 선두주자인 골드만삭스, 그리고 카드업계의 별인 어메리칸익스프레스 등 내로라하는 수많은 일류기업들을 지분투자 등의 방법으로 지배하고 있다.

이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언론사의 수만도 50여개에 달한다. 세계적 슈퍼 재벌들의 실질적인 오너이다. 어릴 때 신문배달을 한 인연 때문인지 유난히 언론사 소유와 경영에 관심이 많다.

이 회사는 버크셔와 해서웨이의 통합으로 만들어졌다. 버크셔는 미국 최초의 섬유공장이다. 2차 대전 당시 전투복으로 떼돈을 벌었다. 해서웨이도 섬유업체였다. 역시 2차 대전 때 낙하산 원단으로 부를 쌓았다. 1954년 허리케인으로 큰 어려움이 닥치자 같은 군납업체끼리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정으로 뭉쳤다.

버핏이 이 회사를 인수한 것은 통합 후 11년만인 1965년이다. 버크셔해서웨이에서 워런버핏의 역사는 이때부터 시작된다. 올해가 50주년이다. 이번 주총에서도 워런버핏 취임 50주년 이 중대한 테마가 될 것이다.

인수당시 당시 버핏은 펀드 매니저였다. 고객들로부터 돈을 예치받아 그 돈으로 투자한 다음 이익금을 돌려주고 자신은 수수료를 챙기는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버핏은 이 같은 통상적인 펀드매니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고객 돈으로 아예 기업을 인수하여 직접 경영을 하는 방식으로 나아갔다. 거기서 큰 수익을 올려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면서 상당한 명성을 쌓았다.

그 첫 시도로 인수한 기업이 바로 오늘날 ‘포천 4위’에까지 올라있는 바로 버크셔해서웨이다.
워런버핏.
워런버핏.


이 회사의 주가는 버핏이 인수한 1965년 이후 2014년 말까지 50년 동안 무려 186만6163% 올랐다.반올림하면 187만 %다.

뉴욕증시 사상 전무후무한 높은 상승률이다. 같은 기간 중 뉴욕 증권거래소의 S&P500지수는 1만1196% 오르는데 그쳤다. S&P500지수는 뉴욕증시에서도 가장 잘 나가는 이른바 우등생 종목 500개의 주가를 가중평균해 구하는 것이다. 그 것보다 187배나 더 높다는 것은 실로 경이적인 기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버핏을 가리켜 흔히 투자의 달인 또는 귀재라고 부른다. 1,866,163%의 천문학적인 상승률 앞에 ‘달인’라는 표현은 부족할 수 있다. 아예 ‘투자의 신’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적지 않다.

버크셔해서웨이가 주가를 끌어올린 비결은 경영학계에서도 큰 연구대상이다. 세상을 읽는 버핏의 예리한 판단력과 신속하게 행동에 옮기는 과감한 결단력은 버핏의 장점이다. 버핏은 버크셔해서웨이를 인수하자마자 업종을 바꾸었다. 섬유의 주 무대가 후발개도국에 넘어갈 것을 예측하고 한발 앞서 발을 뺀 것. 앞을 내다보는 절묘한 타이밍의 사업 전환이었다. 섬유 대신 새로 시작한 보험, 철도, 에너지에서 대박을 냈다. 이 3대 업종은 지금까지도 버크셔해서웨이의 주력업종으로 돈을 버는 ‘캐시 카우’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돈으로 기업인수 합병 즉 M&A에도 나섰다. 이때 활용한 것이 그 유명한 가치투자 기법이다. 가치투자란 지금의 주가는 낮지만 앞으로 오를 잠재력이 높은 기업을 잘 골라내 주식을 사 모은 다음 극대점에서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기법이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MBA과정을 밟을 때 스승인 그레이엄 박사로부터 배운 것이다. 재무제표를 활용한 최초의 과학 투자이기도 하다. 그레이엄 박사가 가치투자의 이론과 체계를 만든 ‘창설자’라고 한다면 그 제자인 버핏은 실전에서 큰돈을 번 가치투자의 ‘종결자’라고 할 수 있다. 버핏이 손댄 기업은 거의 예외 없이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미다스의 손’보다 더 무서운 ‘버핏의 손’이었다.

가치투자로 거둔 수익은 곧 버크셔해서웨이의 수익이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주가가 오른 핵심적인 이유이다. 그 결과 사실상 무일푼으로 시작한 버크셔해서웨이는 2014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매출액 1946억7300달러, 순이익 120억9200만 달러. 그리고 총자산 5261억8600만 달러에 달하는 ‘포천 500’의 4위로 올라섰다.

주총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주주들과의 대화이다 2일 오전 8시경부터 무려 4~5시간 계속된다. 워런버핏이 보는 세계 경제전망과 투자전략이 핵심 포인트이다. 올해는 버핏 이후를 끌고 갈 차기 지도자로 누구로 지명될 것인지도 관심대상이다.

하루 앞선 금요일 오후에는 쇼핑데이가 열린다. 그동안 쇼핑 데이는 주총 마지막 날에 진행하지만 올해는 버핏 회장 취임 50주년을 기념해 첫날로 옮겼다. 할인된 가격으로 보석과 사탕 등을 살 수 있다.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는 환영 연회가 열린다.

버크셔해서웨이 주총은 단순한 행사가 아나라 거대한 축제이다. 자본주의의 향연인 셈이다.

주총하면 다투고 싸우는 인상이 앞서는 것이 현실이다.

워런버핏은 그러나 그 주총을 다 함께 즐기면서 더 나은 미래를 기약하는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켰다.

우리나라에는 왜 이런 주총이 없을까?

워런버핏과 버크셔해서웨이의 소유회사 현황./표=글로벌이코노믹 신문
워런버핏과 버크셔해서웨이의 소유회사 현황./표=글로벌이코노믹 신문

김대호 연구소 소장/경제학 박사 tiger8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