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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톡]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미디어 데뷔전' 어떻게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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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톡]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미디어 데뷔전' 어떻게 보셨나요?

[글로벌이코노믹 박종준 기자] 이재용(47)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 수장으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가진 기자 간담회가 연일 화제입니다. 현재 메르스 사태가 환자는 물론 의료진이 병상에서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등 전국민이 함께 고통을 겪는 '최대 이슈'인 것은 물론 여론의 도마에 오른 삼성병원과 관련 재계 삼성그룹의 수장이자 이건희 회장을 이를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이 부회장이기에 그의 첫 미디어 데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3일 서울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2차 진원지 논란을 빚은 삼성서울병원과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한 것입니다.
사실 이 부회장의 이날 기자회견은 다소 파격적이었습니다. 이를 두고 언론사 기자들 사이에서도 적잖이 놀란 기색이 많았습니다. 기자회견 당일에도 이날 오전 9시30분 경 메일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11시 삼성그룹의 기자회견을 알렸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번 대국민 사과가 지난 18일, 이 부회장이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한 뒤 사과의 뜻을 전한 데 이어 두 번째이기는 하지만, 당시 사과는 자료였으나 이날은 공식적인 자리를 마련하고 직접 나서 사과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날 기자회견 직전까지만 해도 이 부회장이 직접 나오는 것마저도 베일에 쌓여있었던 터라,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 형식도 파격적이다 못해 전격적이었던 것이지요.

특히 이 부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삼성그룹을 대표해 자신은 물론 회사와 관련 공식 발언한 것은 처음입니다. 이전까지 공개 석상에 자주 드러내기는 했지만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의 뒤에서 묵묵히 보좌하는 역할을 크게 벗어나진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부회장이 이번에 삼성병원과 관련 대국민 사과에 직접 나선 표면적 배경은 지난 15일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으로부터 이건희 이사장의 후임으로 이 부회장을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된 사실도 크게 자리합니다. 삼성병원이 삼성생명공익재단 산하에 있기 때문이지요. 이 일로 이 부회장은 명실상부 삼성그룹의 적통성을 물려받은 후계자이자 리더로 공인받게 삼성그룹 대표로 이번에 미디어 앞에 서게 된 것입니다.

삼성그룹 역사상에도 이번 일은 이건희 회장이 지난 2008년 4월 '삼성 특검' 관련 사과 이후 7년여 만에 공식 석상에서 대국민 사과한 사례로 기록되게 됐습니다. 물론 지난 2013년 삼성전자 화성사업자 등에 발생한 불산누출 사고와 관련 권오현 부회장이 회사 측 대표로 나와 공식 사과한 사례 등은 있습니다.
따라서 이 부회장의 이번 대국민 사과는 그의 '미디어 데뷔전'인 셈입니다. 그는 이날 “삼성병원 대대적으로 혁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날 이 부회장이 “저의 아버님께서도 1년 넘게 병원에 누워 계신다”며 지난해 5월 심근경색 증상으로 쓰러져 현재 병원 치료 중인 이건희 회장을 언급한 대목도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날 이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눈물을 글썽이는 듯한 사진 한 장은 이날 포털 사이트에서 '최대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세간의 큰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그럼 여러분은 이번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내지 미디어 데뷔전을 어떻게 보셨나요?

이를 두고 재계 등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번에 현재 재계 1위 삼성그룹의 수장으로 책임감 있는 자세로 사과하고 대책을 제시했다는 점을 들어 진정성에도 후한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특히 그가 지난 주말부터 대국민 사과문을 직접 작성하고 고심했던 걸로 전해지면서 이 부회장의 이번 대국민 사과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겼다는 평가입니다. 이번 일로 재계는 물론 대중들에게도 이전 '삼성=이재용'이라는 가설이 공식화되는 모양새입니다.

다만 일부에서는 여당 하태경 의원이 전날, 메르스 사태(삼성서울병원)와 관련 "이 부회장이 국민에게 직접 사과하고 삼성그룹 차원에서 후속대책을 발표해야 한다"고 지적했던 터라 '골든타임' 즉 타이밍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는 시선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일로 이 부회장이 현안인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두고 분쟁을 치르고 있는 엘리엇 사태와 경영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재편 등에서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도 더 큰 관심이 쏠리게 됐습니다.
박종준 기자 dream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