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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KCC, “밸류에이션 매력 증가와 비용감소가 실적 개선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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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KCC, “밸류에이션 매력 증가와 비용감소가 실적 개선 견인”

조선ㆍ자동차부문 도료 수요는 정체 … 원재료 가격 부담완화 ‘관건’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증권전문기자] 삼성물산제일모직합병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삼성물산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과의 싸움에서 삼성측 백기사로 나선 KCC에 대해 투자자들은 엇갈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KCC소액주주들 가운데 KCC가 삼성물산 자사주를 비싼 값에 매입하기로 해 최근 주가하락을 자초했다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KCC는 지난 10일 삼성물산 자사주 899만557주를 주당 7만5000원, 총 6742억원에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후 삼성물산 주가는 계속 떨어져 지난 26일 종가 6만63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KCC는 삼성물산 주식 매입으로 지분평가액으로 따지면 780여억원 가량의 손실을 본 셈이다. KCC 주가 또한 지난 10일 50만3000원이었으나 삼성물산 주식 매입 이후 46만원까지 떨어졌다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입장에서는 썩 내키지 않은 반응이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이뤄지면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와 KCC의 보유한 지분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KDB대우증권 박형렬 연구원은 “KCC는 삼성물산뿐 아니라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중심에 있는 제일모직 지분도 10.2% 갖고 있다”며 “하반기 이후 아파트 입주물량 증가로 도료, 건자재부문의 실적이 개선되면 주가에 힘을 보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최근 KCC에 대한 보고서에서 "Valuation 매력 증가와 비용 감소가 견인하는 실적 개선"이라고 평하며 투자의견 Trading Buy(단기매매)와 목표주가 65만원을 제시했다.

그는 “상반기 주가 부진에 따라 현재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9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매력도 증가, 도료 부문의 경우 하반기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수요 회복을 전망한다”며 “그러나 조선과 자동차 부문 수요는 정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또 "건자재 부문의 경우 하반기 이후 입주물량 회복에 맞춰 건축자재와 PVC 등의 사업부문을 중심으로 개선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박 연구원은 KCC의 올해 매출액이 3조5210억원, 영업이익 3100억원, 당기순이익이 25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박상연 연구원은 KCC가 시장 기대치에 소폭 하회하는 1분기 실적을 시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KCC의 올 1분기 영업이익 677억원은 시장 컨센서스 770억원을 하회했으나 업황 부진에도 전년 수준의 이익을 달성했다”면서 “순이익 639억원은 양호했느데 벽산 보유주식 473만주를 전량 매각하여 187억원의 처분이익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1분기 도료부문 매출액 3348억원, 영업이익 444억원은 양호했다”며 “영업이익률은 13.3%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4%포인트 개선됐는데 유가 하락으로 인한 원재료 하락 효과”라고 덧붙였다.

KCC의 실적은 원재료 가격과도 큰 연관관계를 갖고 있다. 원재료 하락 효과는 2분기에 더욱 크게 나타나는데 도료 영업이익률의 경우 지난해 4분기 8%에서 올해 1분기 13%, 2분기 16%에 달하고 올해 전체적으로 12% 수준에 달할 것으로 박 연구원은 내다보고 있다.

박 연구원은 KCC의 올해 매출액이 3조4410억원, 영업이익 2900억원, 당기순이익이 25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증권 전용기 연구원은 KCC의 올 1분기 영업실적이 예상치에 부합한 수준이며, 2분기 영업이익은 계절 성수기, 원료가 하락 등으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KCC의 주가 약세는 입주량 감소, 조선, 자동차 도료 수요 부진 등 우려를 반영한 결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2011년 이후 증가세를 보이는 국내 주택 분양, 원재료 가격 부담 완화 등을 감안할 때 이 회사의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 KCC가 영위하는 사업은


KCC는 건축자재 산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1958년 금강스레트공업주식회사로 설립돼 지난 1973년 기업 공개를 통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1976년에는 사명을 주식회사 금강으로 변경했고 2000년 고려화학을 흡수합병하면서 사명을 금강고려화학으로 변경했다. 이후 2005년 사명을 KCC(케이씨씨)로 변경해 사용하고 있다.

지배회사인 KCC는 건축, 산업자재 및 도료 생산업체로서 다양한 제품을 개발, 생산, 공급해 왔다. 현재 건자재부문, 도료부문, 기타부문 등 3개부문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건자재부문 사업은 건축자재, 유리, PVC 등이 있으며 도료부문 사업은 자동차용 도료, 선박용 도료 등이 있다. 또한 기타부문 사업은 무기/유기실리콘, 홈씨씨 등 유통사업이 있다.

연결대상 종속회사에 포함된 회사 및 영위하는 주요 사업으로는 건자재부문의 규사 등을 생산ㆍ판매하는 케이씨씨자원개발과 도료부문의 자동차용 및 선박용 도료 등을 생산ㆍ판매하는 중국의 KCC (Kunshan) Co. 등을 꼽을 수 있다. 기타부문으로는 유기실리콘을 생산하는 영국의 KCC Basildon Chemical Company Ltd. 등이 있다.

KCC는 내장재로 석고보드와 천장재로 암면흡음천장판 등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들 제품은 무기질 불연재다. 보온단열재로는 미네랄울(암면), 그라스울(유리면), 진공단열재, 세라믹화이버 등을 생산하여 건축용, 산업용, 선박용, 패널용 등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공급하고 있다.

KCC의 주주분포를 보면 정몽진 회장이 지분 17.76%인 186만8418주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이다. 정 회장의 부친인 정상영 명예회장은 지분 5.00%의 52만6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정상영 명예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막내동생이다.

정몽진 회장의 동생 정몽익 KCC 사장은 지분 8.81%인 92만7260주를 갖고 있다. 정몽익 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몽진 회장의 동생인 정몽열 KCC건설 사장도 지분 5.29%인 55만6180주를 보유하고 있다. 정몽진 회장 3형제의 지분이 31.86%에 달한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장남 고 정몽필 인천제철 사장의 두 딸인 정은희 씨와 정유희 씨 가 각각 2만2000주(0.21%), 4만4840주(0.43%)를 갖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 회사의 지분 12.19%인 128만2147주를 보유하고 있다.


■ 애널리스트가 본 KCC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KCC의 실적에 대해 산업용 도료 부진으로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엔저를 맞아 세계 시장점유율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용 도료 뿐만 아니라 조선업종의 부진한 실적으로 인한 매출 감소와 이익률 저하를 우려하는듯한 분위기다.

현대증권 전용기 연구원은 “지난 1분기 매출 성장률이 전년동기 대비 1% 하락하고, 연결영업이익은 667억원으로 정체돼 예상치를 하회했다”며 “산업용 도료부문의 수요 부진 영향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저성장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성장률은 기존대비 다소 둔화될 전망”이라며 “올해 매출 성장률은 0%, 영업이익성장률은 5%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애널리스트들은 KCC가 현재의 성장모델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KDB대우증권 박형렬 연구원은 KCC의 리스크 요인으로 “장기적으로 보유 지분의 현금화 과정에서 신 성장동력 발굴이 필요하다”며 “상대적으로 B2B 부문의 비중이 높아 전방산업의 변동성에도 노출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이 KCC의 올해 예상 순이익을 지난해 3260억원보다 낮은 2520억원으로 내리 잡은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신한금융투자 박상연 연구원도 KCC의 올해 당기순이익을 2540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 연구원은 KCC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를 유지하나 목표주가를 기존 70만원에서 65만원으로 하향조치 했다.

NH투자증권 최지환 연구원은 “KCC의 주가 약세는 올해 입주량 감소, 조선, 자동차 도료 수요 부진 등 우려를 반영한 결과”라며 “국내 주택 분양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유가 하락으로 건자재, 도료의 원재료 부담이 완화되었다는 점에서 실적이 나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대성 기자(애널리스트겸 펀드매니저) kim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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