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프랑스 정부의 귀화 권유를 뿌리치고 고향 마산으로 영구 귀국했다. 그의 예술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전시회는 관람객 모두에게 자긍심을 불러일으킨다.
1981년 경남신문에 연재한 ‘돌아본 그 시절’이란 연재명에서 따온 이번 전시는 ‘예술가의 싹이 트다(1923-1942)’, ‘화가의 길을 걷다(1943-1959)’, ‘변화의 시절을 보내다(1960-1966)’, ‘형태의 완성을 보다(1967-1979)’, ‘미술관, 그리고 주변을 아우르다(1980-1995)’의 5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문신의 예술과 삶에 대한 조명은 소설처럼 흥미진진하다. 1945년 해방 직후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문신은 조각가가 아닌 서양화가로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다. 그는 프랑스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조각으로 장르를 확대해 나가면서 작품 활동 또한 점점 활발해 진다.
영구 귀국하여 서거할 때까지 15년간 마산의 문신미술관을 완성하기까지의 열정적인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은 감동으로 흥분을 자아낸다. 그의 독창적 ‘선과 구의 좌우대칭’ 조각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작품과 함께 남겨진 자료들과 유품을 통해 탐구하는 장이 마련된 것이다.
특별히 마련된 지면을 통한 자료들, 일기와도 같은 친필원고들은 그의 작품과 삶을 이해하는데 좀 더 넓은 시각을 가지게 해 줄 것이다. 문화 콘텐츠의 원형으로 기능하는 그의 숱한 자료들은 후학들에게 예술가로서의 삶을 위한 나침반이 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문신이 미술에 뜻을 품고 작품 활동을 시작한 때부터 70년이 지난 2015년 봄, 그의 전 생애를 작품과 함께 조명한다. 한 작가의 작품은 그의 개인적인 삶과 사회 환경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오로지 예술을 위해 노예처럼 일하고 신처럼 창조한 작가의 자료들 앞에 가슴 뭉클한 감동과 예우를 못한 조국의 무지에 안타까운 마음이 함께한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