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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한화·신세계·이랜드 등 후보·공약홍수..국회의원 선거같은 면세점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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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한화·신세계·이랜드 등 후보·공약홍수..국회의원 선거같은 면세점대전

[재계워치]

[글로벌이코노믹 박종준 기자] "저를 뽑아주신다면 ***을 건립하고 ***도 지원하겠습니다"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 2장을 놓고 롯데의 롯데면세점, 삼성 계열의 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과 연대한 HDC신라면세점), 한화그룹의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이랜드, SK네트웍스, 신세계등이 관광 및 지역 사회 활성화 공약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열띤 '번외경영'을 펼치고 있다.

◇우리를 뽑아주신다면...


강남인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근거로 면세점 출사표를 던진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 영업이익 12% 관광인프라 개발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아무리 면세점 사업이 '황금알' 사업이고해도 보통 사회적 기부시 1%에서 5% 내외 안팎인 걸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중소 및 중견기업과 손을 잡은 면세점 합작법인 현대DF는 면세점 영업이익의 12% 이상을 지역축제와 의료관광 국제화 등 관광명소화 지원과 전통문화 육성 등에 사용하겠다는 발표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 운영으로 얻은 영업이익의 20% 이상을 매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가(家)와 범현대가(家)의 연합으로 용산에 둥지를 튼 HDC신라면세점도 만만치 않다. HDC신라면세점은 지자체, 용산전자상가연합회, 코레일과 함께 한국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K-Discovery 협력단'을 발족하며 '관광대국 한국'의 도우미를 작정했다. 얼핏 보면 비즈니스라기 보단 범공익적 사업으로 비춰진다.

쇼핑 중심의 외국인 관광 패턴에서 벗어나 지역·지방 관광이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지방과 서울, 지자체와 기업이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이다.

여의도 63빌딩에 면세점 수도를 삼은 한화갤러리아도 이 지역을 한류 등 외국인 관광의 허브로 만들겠다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를 위해 한화갤러리아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 콘텐츠 산업 발전' 및 '성과공유 확산을 통한 대·중소기업과 공공기관의 동반성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며 이번 면세점 대전의 한 덕목으로 자리 잡은 공익성격의 공약을 내걸었다.

동대문을 면세점 본산으로 한 SK그룹의 SK네트웍스는 면세점 사업권 획득시 계획했던 전체 5500억원 중 최대 3000억원은 동대문 관광 등의 인프라 구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는 면세점 관련 총 4500억원에서 5500억원 규모의 총 투자계획 중 면세점 외 동대문 지역 패션/관광/문화 인프라 구축을 위한 2000억원에서 최대 3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것. 말 그대로 '통큰' 투자다.

이랜드그룹은 홍대 지역을 시내면세점 부지로 선정하는 한편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을 위해 세계 최대 면세기업 듀프리와 중국 최대 여행사인 완다그룹과 손을 잡았다.

이랜드는 단순한 면세점에서 벗어나 2만 여명의 상인들과 함께 상생 프로젝트를 실행하여 젊음의 거리 홍대 상권의 특징을 살린 차별화된 면세점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본사가 있는 남대문을 면세점 사업 메인무대로 삼은 신세계의 신세계백화점은 남대문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지원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다. 신세계는 명동-신세계백화점-남대문시장-숭례문-메사 한류공연장-한국은행 화폐박물관-남산으로 이어지는 관광 올레길을 개발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남대문시장에 3년간 15억원을 지원한다. 이 기금은 관광안내·편의시설 개선, 외국인 유치 홍보·마케팅에 투입된다.

◇이부진 등 수장들의 장외대결도 후끈


이처럼 면세점 사업권 획득이 국회의원 혹은 연말 사회공헌 활동에 버금갈 정도로 경쟁이 가열되면서 수장들의 최근 행보도 면세점 사업권 획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사장과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가 중국에 날아가 한국 관광산업을 알리기도 했다.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인 양창훈 아이파크몰 사장과 한인규 호텔신라 부사장은 북경(北京) 현지에서 중국 최대 여행사인 CTS(China Travel Service)와 CYTS(China Youth Travel Service)의 최고 경영진과 연쇄 회동한 것.

또한 SK그룹 경영진을 대표해 문종훈 SK네트웍스사장은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최대 언론사와 인터넷 포털업체를 방문했다. 언뜻 보면 메르스 극복을 위한 중국 내 인식 전환을 위한 활동이지만 관광객 유치 등 면세점 사업과도 연결되는 행보다.

롯데면세점을 비롯 롯데호텔 등 롯데도 아시아나항공, 한국광광공사 등 관관업계와 중국 여행사 사장단 150명과 파워블로거 등 200명을 우리나라로 초청했다. 롯데는 이때 제2롯데월드 등 서울 시내 관광명소를 관광시킬 예정이다. 이 역시 메르스 극복을 위한 대책이기도 하지만 롯데에게는 면세점 관련 홍보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떨어지더라도 공약들 꼭 지켜줬으면...


하자만 일부에서는 이러한 기업들의 면세점 유치전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서울에 사는 30대 회사원은 "면세점이 어떻게 선정되는지는 모르지만 선정된 기업이나 떨어진 기업들도 꼭 면세점 사업이 아니더라도 얘기한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꼭 실행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40대 시민은 "사실 서민들은 여행은 물론 면세점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며 "그런 데 쓰는 돈을 다른 쪽으로도 사용하면 좋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박종준 기자 dream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