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운명의 날이라며 밤새워 구제금융을 일단 타결했지만 당시의 합의는 원칙론에 불과한 것으로 실제로는 앞으로 계속 협의를 해가야 한다.
그 최대 고비가 15일이다.
이날까지 그리스 의회가 유럽채권단이 요구하는 개혁입법을 통과시켜야만 그때서야 실제 구제금융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
채권단과의 합의에따라 그리스가 입법화 해야하는 개혁법안은 모두 12가지다.
그중에서 특히 연금수급시작 나이를 67세로 늦추는 연금법 개정안과 모든 업종에 예외 없이 고율의 부가가치세(VAT)를 매기는 입법을 15일까지 마쳐야한다.
그리스가 이 약속을 안 지키면 860억 유로에 이르는 구제금융 협상은 시작도 할 수 없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또 그리스가 15일까지 약속한 입법 절차를 마치지 않으면 다음날로 예정된 그리스 은행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ELA)의 사용한도와 그리스 정부의 단기 재정증권(T-bill)발행 한도를 동결시킬 계획이다.
이 경우 그리스는 또 한 번 디폴트 위기로 몰릴 수밖에 없다.
이 입법은 정치권의 협조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그리스의 집권여당인 시리자당에서 조차 이번 합의가 너무 가혹하다며 반대하고 있어 의회통과가 가능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리스 사태는 해결이 아니라 해결해가는 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을 뿐이다.
앞으로 첩첩산중이다.
이제 시작인 셈이다.
김대호 연구소 소장 tiger8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