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은 지난 9일 비리, 폭록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로부터 시작됐다.
해당 문서에는 해킹 프로그램 구매자에 한국기관을 의미하는 SKA(South Korea Army)와 국정원 대외적 명칭 '5163부대'가 등장한다.
정보 기관에서 이같은 활동을 벌인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국정원도 서둘러 대북 정보 업무 활동의 일환이라고 둘러댔다.
문제는 국정원이 의뢰한 내용 중 한국에서 주로 사용되는 카카오톡과 주요 백신 프로그램의 해킹 여부를 의뢰한 부분이다. 국정원의 논리라면 북한에서도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는 모양이다.
국정원은 나아가 삼성 갤럭시 시리즈 등의 출시가 이뤄질때마다 이와 관련된 해킹 의뢰도 지속적으로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여야의 정치적 논란이 시작됐고 관련 IT업계로도 파장이 커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삼성 갤럭시의 최대 경쟁자인 애플 아이폰은 그 반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아이폰의 운영체에 iOS가 해킹 논란에서 안전하다는 입소문이 일반 사용자들에게까지 퍼지고 있는 것.
그렇다면 정말 아이폰은 해킹으로부터 안전할까? 결론은 ‘그렇다’이다.
iOS는 오픈 소스로 공개된 구글 안드로이드와 달리 샌드박스(SandBox) 구조로 외부로부터 사실상 완벽한 페쇄된다.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이같은 보안 측면에서는 안전성을 보장받는다.
실제 이번 이탈리아 해킹 팀도 iOS 7.x 이상 버전 아이폰에 대해서는 탈옥 상태라도 해킹이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는 대다수가 iOS 8.x 이상의 버전을 사용중이다.
아이폰이 해킹 위험으로 노출될 위험은 컴퓨터로 아이튠즈와 동기화를 하는 과정에서인데 이 경우도 이미 해킹된 아이튠즈가 컴퓨터에 설치돼 있다는 전제가 깔리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이 때문에 갤럭시 해킹을 의뢰했던 국정원도 아이폰에 대해선 전혀 의뢰를 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카카오톡 감청 의뢰로 한 차례 홍역을 앓은 터라 보안에 대한 관심도 커지면서 아이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도 날로 높아지는 분위기다.
보안성보다 실용성을 더 따지던 이용자들이 아이폰의 보안성이 사생활 보호에 메리트가 높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 것.
결국 국정원이 사건을 키우면서 자국민을 상대로 아이폰의 장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준 꼴이 됐다.
안재민 기자 jae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