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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식육 즉석 판매 가공' 활성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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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식육 즉석 판매 가공' 활성화 방안

진구복 전남대 교수
진구복 전남대 교수
지난 2013년 10월 ‘식육 즉석 육제품 가공업’ 신설에 관한 ‘시행령 개정’ 이후 같은 해 12월에 ‘시행규칙’이 발표되면서 식육판매업소에서도 신선육과 함께 신선육으로 제조된 햄, 소시지와 같은 육제품을 즉석에서 만들어 팔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또 기존의 식육판매점에서 햄, 소시지와 같은 육제품 판매 시 별도의 식품위생법령에 따른 즉석판매제조 및 가공업 신고를 해야 했으나 ‘식육즉석판매가공업’이 신설됨에 따라 한 번의 업종신고로 신선육뿐만 아니라 다양한 육제품의 판매가 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식육판매점에서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다양한 건강육제품의 개발과 유통구조가 확립되어야 한다. 이에 부응하여 학계와 농진청 축산과학원은 소규모 판매점에서 판매할 수 있는 약 320가지의 다양한 ‘육제품 가공기술’과 함께 ‘유통기한 설정과 유통구조의 개선을 위한 응용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또한 농협을 비롯한 몇몇 교육기관에서도 이같이 다양한 ‘즉석육제품제조과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이미 오래전부터 신선육과 가공육을 동시에 판매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부처샵(Butcher'shop), 영국의 델리카트슨(Delicatessen)이나 독일의 메츠거라이(Metzgerei) 등 육가공판매업소가 있어서 어디서나 손쉽게 육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준비 상태에 있으며 이러한 즉석육제품가공업이 육성되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이 해결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의 식육섭취 경향을 보면, 특히 돈육의 경우 지방이 많은 삼겹과 목살은 신선육으로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반면에 비인기 부위인 등심과 후지는 계속 창고에 쌓인다. 이러한 비인기 부위를 냉동하지 않고 바로 신선육으로 육제품을 제조하면 냉동육으로 기계적으로 생산한 제품보다 훨씬 맛과 조직감이 살아난다. 이러한 제품들은 대기업에서 생산된 장기 저장제품에 비해 신선도가 높다. 즉석 가공 육제품으로는 비가열 제품인 양념육, 떡갈비, 프레시 소시지, 발효육 제품과 훈연가열제품인 소시지와 햄류 등이 대표적이다.

일반 대기업에서 생산되는 육제품은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기 힘들어 대량생산할 수밖에 없다. 부득이하게 과잉의 제품을 저장하게 되고 이러한 저장을 위해 천연이나 인공 방부제의 사용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즉석 가공 육제품의 경우 주문 제작이나 수제품으로 소량을 만들어 판매하므로 방부제의 사용이 필요하지 않다.

게다가 일부 소량 판매되는 육제품은 소비자의 욕구에 따라 특별 제조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짜게 먹어서는 안 되는 고혈압 환자에게는 저염(나트륨) 제품을, 비만을 염려하는 소비자에게는 저지방 육제품을, 그 외에도 다양한 야채와 채소를 곁들인 육제품의 주문생산이 가능하다. 이러한 기능성 물질을 곁들인 육제품은 항산화와 면역증강 등을 통한 건강식품으로서도 부가가치가 높다.

아무리 훌륭한 시설과 육제품을 갖추어도 이를 즐길 만한 소비자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듯이 방송매체나 신문, 잡지 등을 이용한 홍보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는 식육 즉석 판매가공업소는 어번 나이프(Urban knife), 델리미츠(Delimeats), 안심 축산물 전문점과 이마트 죽전점이 대표적이다.
진구복 전남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