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경매회사 코베이(대표 김민재)는 오는 19일 실시하는 '제188회 <삶의 흔적> 현장경매'에서 김준근의 화첩을 경매에 부친다고 13일 밝혔다.
기산 김준근은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과 함께 조선의 3대 풍속화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1895년 조선인으로는 최초로 독일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세계는 그의 그림을 통해 조선을 알았다. 말하자면 김준근은 한국인 최초의 국제화가인 셈이다.
1886년 고종의 초청으로 내한한 미국 해군제독 슈펠트(Shufeldt, R.W.)의 딸이 당시 기산에게 그림을 받아갔으며, 1895년 선교사 게일(Gale, J.S.)은 한글로 번역한 《천로역정》의 삽화를 기산에게 맡기기도 했다. 실제로 그의 작품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알려져 지난 2003년 3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기산의 풍속도가 32만 달러(약 3억8000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현재 그의 그림은 전 세계 12개국에 1200여 점이 흩어져있다.
코베이는 이번 경매에서 기산 풍속화의 완결편이라 할 수 있는 '대한국풍속도'의 시작가를 3000만원부터 시작한다.
'제188회 <삶의 흔적> 현장경매'의 또 다른 화제작은 여성잡지 '부인계(婦人界)'와 이인직의 연극신소설 '치악산 상편'이다.
여성잡지 '부인계'는 1923년 서울 부인계사에서 발행한 것으로 당시 여성들의 지위, 경제적 독립현황 등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그동안 학계에서조차 존재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으로 근대서지학의 보물급 자료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이번 경매에서는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물품들이 대거 공개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에 패전한 일본의 ‘조건 없는 항복’이 명시된 항복문서(Instrument of Surrender by Japan)를 비롯해 당시 서명식을 기념하기 위해 한정으로 제작한 맥아더 장군의 사진과 미주리호 갑판 실물 조각이 포함된 전승 기념품, 그리고 18~19세기 유럽에서 제작된 세계지도 10점이 출품되었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