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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지배구조⑬] 일본 광윤사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계열사?…의혹만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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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지배구조⑬] 일본 광윤사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계열사?…의혹만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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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전문기자]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롯데그룹에 대한 투명한 지배구조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롯데그룹은 2분기 실적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로 등재해야 하는 마감일인 지난 17일, 롯데그룹 계열사 가운데 일본 롯데홀딩스나 일본주식회사L투자회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호텔롯데, 롯데알미늄 등의 최대주주에 대한 정보를 일부 공개했다.
롯데그룹은 이들 일본계 최대주주 회사들에 대한 정보를 공시 마감일인 17일 늦게 전자공시에 올리는 방법을 택했고 국민들이나 언론에 그동안의 경위나 구체적인 순환출자와 같은 지분관계에 대해서 일언반구(一言半句)도 없이 마치 군사작전을 치르듯 소리없이 진행했다.

롯데그룹은 또 공정거래위원회가 해외계열사 소유실태와 관련한 자료를 제출을 요구한 시한 마감일인 20일에 맞춰 자료를 내놓으면서 국민이나 언론에 대해서는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31일 롯데그룹 전체 해외계열사의 주주현황, 주식보유현황, 임원현황 등 자료를 이날까지 제출할 것을 롯데 측에 요청한 바 있다.

롯데그룹의 이같은 행태는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11일 롯데그룹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대국민사과를 발표하면서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 방침에 대해서만 짧게 언급했을 뿐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등에 대해 밝히려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아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준 적이 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은 대국민 사과 발표에 앞서 정부에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광윤사에 대해서는 관계도(圖)까지 곁들여 세세하게 보고했다.
롯데그룹은 이번 공정거래위원회에 박스 7개 분량의 자료를 제출했지만 국민과 언론에 대해서는 롯데지배구조에 대한 설명을 하려는 최소한의 성의조차 보이지 않았다.

지난 11일 신동빈 회장이 대국민사과를 했지만 국민들 앞에서는 사과하는 흉내만 내고, 정부와 관에게는 친절하게 관계도까지 제출하는 이중적인 모습과 유사한 형태라 할 수 있다.

롯데의 이 같은 이중적인 행동으로 인해 시중의 오해는 갈수록 깊어져 가고, 롯데그룹이 과연 한국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마저 더해가고 있다.

이와 함께 롯데가 제출한 자료에 대한 신뢰성마저 잃게 돼 롯데그룹은 자꾸만 스스로를 자승자박하는 악수(惡手)를 두고 있다고 하겠다.

■ 일본 롯데홀딩스에 대한 의문 갈수록 증폭


신동빈 회장이 지난 11일 대국민사과에 앞서 정부와 관에 제출한 대외비 자료에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 주주이면서 베일에 싸여온 광윤사에 대한 내용이 나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측은 광윤사와 관련, "일본에 있는 포장지 회사이며 신격호 총괄회장 가족 4명이 지분 99%를 가진 가족 기업"이라고 전했다.

이 4명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그의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구조에 대해서는 "광윤사(光潤社), 종업원지주, 계열사가 각 3분의 1씩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신동빈 회장의 말과 정부에 제출한 대외비 보고서를 종합하면 광윤사가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롯데홀딩스는 광윤사를 대신하는 지주회사의 성격이 짙은 것처럼 보인다. 광윤사가 한국과 일본의 모든 롯데 계열사들을 지배할 수 있는 구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롯데그룹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신고한 내용을 보면 광윤사는 롯데홀딩스의 계열사로 표기되어 있다. 이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광윤사 지분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신동빈 회장이 밝힌 바와 같이 광윤사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의 3분의 1을 갖고 있다면 일본 롯데홀딩스도 마찬가지로 광윤사 지분을 갖고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그 형태는 순환출자의 방식인지 아니면 다른 라인을 통한 지배구조인지 신씨 일가만이 알 수 있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에는 일반인들이 생각할 수 있는 이상의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을 떨쳐버릴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롯데그룹은 국민들 앞에 밝혀야 할 지배구조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채 신동빈 회장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처럼 관계자라는 이름으로 호텔롯데, 세븐일레븐, 롯데리아의 상장을 자연스럽게 얘기하고 있다.

공모주라는 이름으로 소액주주들을 끌어들여 하루라도 빨리 신씨 일가들의 경영권 분쟁에서 신동빈 회장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롯데 계열사의 상장에는 적어도 6조원 이상이 국민들의 호주머니로부터 빠져 나와 롯데 계열사로 들어가고 이는 결국 일본 롯데홀딩스 수중에 놓이게 된다.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이 일본 롯데홀딩스와 광윤사, 그리고 신씨 일가들의 정확한 지분 구조를 밝히지 않고 상장을 추진할 경우 정상적인 기업의 도(道)를 밟지 않고 IPO(기업공개)라는 편법으로 사리사욕을 채운다는 신씨 일가에 대한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성 기자(애널리스트겸 펀드매니저) kim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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