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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소통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사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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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소통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사회로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
2015년은 식품관련 사건·사고들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든 한 해였던 것 같다. 하나하나를 열거하지 않더라도 이런 불안이 매년 반복되고 가시지 않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어떤 의미에서 보면 식품분석기술은 지난 30~40년 전에 비하여 놀라울 정도로 발달해 과거에는 검출하지도 못하였던 미량의 유해물질까지도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덕분에 그런 유해물질 관리를 통하여 더욱 더 안전하게 생산하게끔 되었다.
식품을 생산하는 업체나 가공 현장에서도 과거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위생안전관리를 철저히 해 나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느끼는 식품에 대한 불안감이나 공포는 오히려 과거에 비하여 더욱 확대되어 무엇 하나 먹을 것이 없다고 이야기 할 정도이다. 과거에는 없어서 못 먹을 정도였는데 반해 지금은 음식이 흘러넘치고 안전에 관한 이야기는 끊임없이 우리 주변을 떠나지 않고 맴돌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조사한 연구 결과에서도 70% 이상의 국민은 식품에 대하여 과거보다도 더 불안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올바른 정보에 관한 사항들은 일반인들에게 관심을 끌기에 한계가 있지만 불안이나 공포를 조장할 수도 있는 그릇된 정보는 쉽게 확산될 수 있고 이로 인한 불안 심리는 빠르게 그리고 깊숙이 침투하여 좀처럼 가셔지지가 않는다. 아마도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노력의 수백 배 이상의 노력을 해야만 가능할는지 모른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 그릇된 정보를 바로 잡는 일이다. 이런 일들이 어려운 것은 SNS에 의한 무한 확산이라고 말할 수 있다. SNS의 활용은 모든 사람들이 한마디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버려 너도 나도 공공의 입이 되어 버렸다. 특히 식품에 관한 전문가는 너무도 많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방송에 나와서 이야기 하는 사람들 중에도 편견이나 과장되어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그릇된 정보나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방송은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데에도 일조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시청자나 일반인들도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를 스스로 판단하고 비판할 수 있게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최근 허황된 정보를 쏟아내는 사실에 염증을 느낀 소비자들의 불만이 식약처에 접수되었다. 식약처도 나름 소통과를 만들어 방송이나 신문지상을 통해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왔다. 이를 토대로 전문가 위원회를 거쳐 충분히 과학적인 사실인지 여부를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아울러 방송통신중재위원회를 통하여 이를 바로 잡아 나가려는 노력도 준비하고 있어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무심코 던져지는 그릇된 정보나 허황된 사실이 확산되는 상황은 많이 개선될 것으로 여겨진다.

사실 많은 사람이 주장하는 이야기에 있어 객관성이 있느냐 하는 문제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효능이 있다고 한 개인의 경험담을 토대로 객관화하려는 것이나 어떤 식품에 유해물질 성분이 검출되었다고 호들갑을 떠는 것도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다. 많은 경우 우리는 이 유해물질이 얼마큼 함유되어 있으며 인체에 위험한 정도가 얼마가 되는지를 생각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부분은 덮어두고 ‘무엇이 있다 없다’에만 초점을 두어 보도하고 이야기 하려는 탓에 잘 모르고 있는 일반 국민들은 괜한 불안감에 빠져들게 되는 경우도 없지 않아 있어 왔다. 효능의 경우 충분히 객관성을 가지고 다양한 외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데도 말이다.

미국의 경우 객관화하기 위하여 여러 변수를 고려하여 100만 명의 시험구를 대상으로 확인하는데 비하여 우리는 인기 연예인의 경험담이나 어떤 개인의 경험담을 토대로 이를 일반화하고 객관적인 사실로 받아들이게 유도하려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문제도 앞으로는 많이 개선되리라 여겨지며 새해에는 국민을 불안으로 몰고 가는 정보들도 줄어들고 또한 식품을 제조하는 업체들도 더욱 안전한 식품을 제조하여 신뢰받는 제조업체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