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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 20화, 안녕 나의 청춘 굿바이 쌍문동…쌍문동 5인방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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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 20화, 안녕 나의 청춘 굿바이 쌍문동…쌍문동 5인방도 안녕

쌍문동 5인방도 안녕/사진=혜리 인스타그램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쌍문동 5인방도 안녕/사진=혜리 인스타그램 캡처
[글로벌이코노믹 김성은 기자] 우리들의 90년대 함께 웃고 함께 울던 쌍문동 골목길 이야기가 끝이 났다.

시간은 기어코 흘러 16일 방송된 tvN드라마 '응답하라 1988' 20화 '안녕 나의 청춘 굿바이 쌍문동'을 끝으로 응팔 시리즈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응팔은 끝까지 골목길 한 가족을 노래했다.

혹시나 택과 덕선에 치중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나 않을까 했는데 그 모든 것은 기우였다. 끝까지 골목길 한 가족은 이야기하고 골목길 테두리 안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을 잊지 않았다.

선우(고경표 분)와 보라(류혜영)가 사랑을 키운 곳도 골목길이고, 그 사랑의 결실을 맺은 곳도 골목길 안이다. 키스를 하다가 어른들께 들켜도 되레 어른들이 더 놀라며 자리를 비켜주는 곳. 동성동본으로 인해 결혼 반대에 부딪혀도 법이 곧 바뀐다며 다독여 준 곳도 골목길 가족이다.

보라 부모가 보라의 결혼을 반대한 이유도 단 한 가지 오직 자식걱정 때문이다. 혼인신고도 못하고 출생신고도 못해 가슴에 못이 박힐까봐, 사람대접 못 받고 손가락질 받고 살까봐 결혼을 막았으나 결국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

보라는 결혼식날 신으라고 아버지 성동일에게 구두 한 켤레를 사준다. 싼거라며 막 신으라고 하지만 아빠 성동일은 정작 그 신이 커도 크다는 말을 못하고 그냥 신는다. 자식이 사준 것이기에, 손가락 두 개가 들어가고도 남을 만큼 큰 신이지만 아무 말도 않고 신고 결혼식장에 들어간다.

정작 둘째 딸 덕선이는 큰 신을 신은 아버지가 넘어질까 봐 오히려 걱정을 한다. 결혼식장에 입장하기 전에 덕선은 핸드백에서 티슈를 꺼내 언니 보라 몰래 아빠 구두 속에 넣어주고 큰 딸은 양가 부모에게 인사를 하다가 티슈가 삐져 나온 구두를 신은 아버지의 발을 보고 대성 통곡한다. 응팔은 끝까지 부모와 자녀의 마음이 어떻게 다른지 무던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려냈다.
결혼하는 보라는 아빠 성동일에게 편지로 보답한다. "사랑하는 아빠 말로는 못할 것 같아서 편지 써. ‘보라야’ 하는 게 아빠 좀 봐달라는 것도 알았고. 나는 왜 모른척만 했을까. 그게 젤 맘이 아프고 미안해. 결혼 전에 얼굴보고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결국 말 못하고 이렇게 편지로 씁니다. 사랑하고 고맙습니다. 아빠랑 엄마 걱정 안하게 선우랑 잘 살게. 아빠 미안하고 사랑해."

택이 운전하는 웨딩카를 타고 신혼여행을 가는 보라는 아빠 성동일이 쓴 편지를 가방에서 발견한다. 편지에는 "보라야 27년 전 딱 이맘때인가 보다. 핏덩이 같던 니가 이렇게 커서 시집을 다 가고. 보라야 사랑한다. 내 딸로 태어나줘서 고맙다"라는 아버지의 마음이 담긴 글이 적혀 있었다.

이제 안녕 김정환/사진=혜리 인스타그램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이제 안녕 김정환"/사진=혜리 인스타그램 캡처
보라의 결혼을 끝으로 쌍문동 골목 가족은 하나 둘 이사를 간다. 최무성이 아내 김선영이 더 늦기 전에 새 집에서 살게 해 준다며 아파트로 제일 먼저 이사를 가고, 이어 김성균 라미란 가족이 판교로 떠난다. 덕선 네는 가장 마지막으로 봉황당 골목길을 떠나면서 쌍문동 쌍팔년의 빛나는 청춘을 그리던 이야기도 끝이 난다.

어른 덕선이 누구와 결혼했는지는 나오지 않고 다만 인터뷰를 많이 한다는 것과 골목길에서 택과 무수히 데이트를 한 모습으로 택이 덕선의 남편이겠거니 추측해본다.

눈물겹도록 푸르던 시절. 청춘이 아름다운 것은 찬란했던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속에 아빠의 청춘, 엄마의 청춘이. 내 사랑하는 모든 것들의 청춘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미 사라져 버린 것들을,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것들에 긴 이별을 고한다. 안녕 나의 청춘 굿바이 쌍문동. 쌍팔년도 쌍문동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순수했던, 시리도록 그리운 그 시절. 들리는 가. 들리면 응답하라. 나의 쌍팔년도. 내 젊은 날이여.
김성은 기자 jade.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