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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가상현실(VR)’에 도전하는 중국기업들의 거센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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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가상현실(VR)’에 도전하는 중국기업들의 거센 도전

'삼성 갤럭시 언팩 2016’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어 VR'을 착용하고 가상 현실을 통해 제품 소개를 즐기는 모습  이미지 확대보기
'삼성 갤럭시 언팩 2016’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어 VR'을 착용하고 가상 현실을 통해 제품 소개를 즐기는 모습
[글로벌이코노믹 김나인 기자] # “가상현실은 많은 이의 삶을 변화시킬 것”

글로벌 스마트폰 3위 제조업체인 중국 화웨이의 리처드 유 컨슈머비즈니스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우리나라 삼성과 미국 애플 등 경쟁사를 3~5년 내 따돌리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가상현실(VR)’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화웨이는 올해 VR 기기를 처음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리처드 유는 “화웨이는 이미 가상현실 분야에 투자하고 있고 연내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전자, 정보기술(IT) 기업들이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시장으로 몰려가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가상현실(VR) 등 차세대 핵심 사업 개발에 돌입한 것.

국내시장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가 VR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VR 분야에서 공격적인 사업 확장과 투자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 VR 시장, 공격적 투자 나선 중국 기업…‘가성비’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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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업체들은 VR 하드웨어에 특화된 중소 업체들로 가격 경쟁력, 다양한 제품군 등으로 VR 시장 수요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VR 시장이 초기 단계에서 선점기업이 뚜렷하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 제조사들이 시장 판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23일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중국의 VR 기기 시장규모가 전년 대비 476% 증가한 48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VR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오고 있다.

2014년 출시한 중국 HD미디어 플레이어 업체 ‘바오팽(BaoFeng)’의 VR 기기는 현재까지 누적 30만대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출시된 중국 ‘폭풍’사의 헤드마운트형 VR기기인 ‘폭풍마경’ 시리즈는 1만~2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중국을 비롯해 국내에서도 호응을 얻었다. 20만 원대인 기어 VR보다 저렴하면서 구글 카드보드 보다 디자인이 준수하다는 평으로 ‘대륙의 실수’라고 불릴 정도다.

2014년에 설립된 중국 VR스타트업 기업인 ‘앤트VR(ANTVR)’도 게임 콘텐츠에 특화된 VR 기기로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

중국 유수 기업 또한 VR 시장에 적극적인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미국 VR 업체인 ‘매직리프(Magic Leap)’는 지난달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등으로부터 7억9350만달러(9520억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샤오미와 쉰레이 또한 지난해 12월 VR기업인 상하이러샹에 3,00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중국 온라인게임업체 ‘샨다(Shanda)게임즈’는VR 체험 테마파크에 4,200억원을 투자했다. 샤오미와 쉰레이의 투자를 유치한 상하이러샹의 기업 가치는 8억 위안으로 뛰었다.

네오 정 IDC 중국 지사 연구원은 “중국 VR 시장은 현지는 물론 해외 업체들이 몰려들어 풍부한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하고 올해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LG, MWC서 혁신적 VR 기기 선보여…"관련 생태계 키워야"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과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 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과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

시장조사 업체인 트랜드포스는 2020년에 VR 기기가 연간 3800만대가 팔리는 200억달러(약 24조6700억원)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두로 VR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이들 기업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VR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MWC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동해 쓸 수 있는 VR 헤드셋과 360도 영상을 촬영하는 VR 카메라를 선보였다.

특히 삼성전자의 전략폰 ‘갤럭시S7’ 언팩(공개) 행사에서는 페이스북 CEO인 마크 주커버그가 공개적으로 삼성전자와의 VR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360도 영상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동영상 촬영기기 ‘기어 360’, 촬영한 파일을 가상현실 화면으로 합성하는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삼성 기어 360 매니저’, 제작된 영상을 감상하는 헤드셋 ‘기어 VR’를 공개했다.

LG전자 또한 ‘G5’에 모듈방식으로 탈부착이 가능한 ‘LG 360 VR’과 VR 촬영용 카메라 ‘LG 360 캠’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다만 구글, 애플, 소니가 자체 ‘기기-플랫폼-생태계’로 구성된 자체 수직계열 생태계를 만드는 것에 비해 국내는 아직 경쟁력 있는 디바이스가 스마트폰 기기에 머물렀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현대원 한국VR산업협회장(서강대 교수)은 “하드웨어 경쟁력뿐 아니라 콘텐츠 등 VR 시장 관련 생태계를 키워 플랫폼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나인 기자 silk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