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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앞둔 기업들, 이사 보수한도 대부분 동결…최태원 회장 등기이사 복귀·두산 4세 승계 박정원 회장체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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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앞둔 기업들, 이사 보수한도 대부분 동결…최태원 회장 등기이사 복귀·두산 4세 승계 박정원 회장체제로

주요 대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11일 개막된다.

11일 52개사, 18일 225개사, 25일 367개사가 주총을 개최한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전례 없는 글로벌 경기 침체의 장기화에다 올초부터 극도의 수출 부진까지 겹쳐 각 업종 대표기업들의 주총 직전 분위기는 매우 심각하다.

곳곳에서 희망퇴직을 포함한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되는 상황을 고려해 대다수 기업이 이번 주총에서 사내외 이사 등의 보수한도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에게 지급할 퇴직금 적립액 비중 등은 과감하게 줄이는 기업도 눈에 띈다.

대신 정관 개정 등을 통해 이사회 문호를 개방하고 신성장사업을 펼치기 위한 토대를 만드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오너가 구성원의 움직임으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와 두산그룹의 4세 승계에 따른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의 이사회 의장 선임 등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윤부근 CE부문장, 신종균 IM부문장, 이상훈 경영지원실장 등 사내이사들이 유임되고 사외이사로 박재완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장(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선임 안건이 있다.

이사 보수한도는 동결이다. 정관을 고쳐서 대표이사가 맡던 이사회 의장을 이사 중에서 선임한다. 이로써 사외이사도 이사회 의사봉을 잡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삼성은 전자 외에도 SDI, 전기, SDS, 생명, 화재, 카드 등 12개사 동반 주총을 연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9월2일 통합법인 출범 이후 첫 정기 주총이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이사회 의장 요건에 대한 정관 개정이 논의된다. 재무제표 승인 등 일상적 안건 외에 큰 이슈는 없는 상황이다. 이사 수는 윤주화 사장이 삼성사회공헌위원회로 옮기면서 한 명 줄어든다.

현대자동차는 11일 주총에서 정의선 부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과 이원희 현대차 사장 신규 이사 선임 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현대차 등기이사 임기는 3년으로 정 부회장은 2010년, 2013년에 이어 올해 3번째로 등기이사에 오르게 됐다. 정 부회장의 등기이사직 유지는 '책임 경영' 체제의 지속이라는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 이사의 보수 한도는 동결된다.

기아차[000270]는 18일 주총을 열어 박한우 사장, 정의선 부회장, 남상구 가천대 경영학과 석좌교수의 이사 재선임 건을 의결한다. 기아차도 이사 보수 한도가 동결된다.

오는 18일 SK㈜ 주총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한다.

SK㈜는 지난달 25일 정기 이사회에서 최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이번 주총에 상정하기로 했다.

최 회장이 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되면 지주사인 SK㈜를 비롯해 자회사들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경영활동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SK그룹은 설명했다.

최 회장은 2014년 2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된 뒤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8월 사면복권됐다. SK㈜ 등기이사 복귀는 2년 만이다.

SK하이닉스는 주총에서 김준호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박정호 ㈜SK 대표이사 사장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SK하이닉스 등 SK 계열사는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을 개정한다.

임원의 퇴직금 지급률 가중치를 기존의 6(1년 재직 시 6개월 급여가 퇴직금으로 지급된다는 의미)에서 4로 줄이고 임원 등급 구분에서 별도로 유지되던 회장, 부회장의 등급을 D등급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별도의 급여 변동이 없다면 회장, 부회장 등의 퇴직금 적립액은 종전 대비 최대 3분의 1이 줄어들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현 이사회 의장인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유정준 SK E&S 사장을 사내이사로, 김준 ㈜경방 대표이사, 하윤경 홍익대 교수, 신언 SK이노베이션 비상임고문 등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18일 주총에서 조준호 MC사업본부장(사장)과 조성진 H&A사업본부장(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정관변경을 통해 이사회 정원은 7명(사외이사 4명)에서 9명(사외이사 5명)으로 늘리고 보수한도도 기존 45억원에서 60억원으로 확대한다.

LG화학은 18일 주총에서 그룹 오너가의 일원인 구본준 ㈜LG 부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인 구 부회장은 LG전자 최고경영자(CEO)를 맡아오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지주회사인 ㈜LG[003550] 신성장사업추진단장으로 이동했다.

구 부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은 오너가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그룹 신성장추진단장으로서 LG화학의 소재부품 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LG화학은 또 동부팜한농 인수를 앞두고 농화학사업 등 각종 신산업에 진출하기 위한 정관변경안도 처리할 예정이다.

두산그룹의 지주사인 ㈜두산[000150]은 25일 정기주총에 이은 이사회에서 박정원 지주부문 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다.

두산그룹에서는 ㈜두산의 이사회 의장이 그룹 회장직을 수행해왔기 때문에 박정원 회장은 이번 이사회를 통해 그룹 회장에 오르게 된다.

앞서 박용만 그룹 회장은 지난 2일 ㈜두산 이사회에서 큰 조카인 박정원 회장을 차기 이사회 의장으로 천거했다.

포스코는 11일 주총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최정우 부사장을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최정우 부사장은 포스코 재무실장,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대우인터내셔널 기획재무본부장을 거쳐 지난 2월부터는 포스코 가치경영센터를 이끌고 있다.

이 센터는 기존 가치경영실과 재무실 기능을 합해 그룹 경영전략 및 재무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포스코는 정관 변경 작업도 마무리한다. 사업 목적에 기술 판매 및 엔지니어링 사업을 추가해 파이넥스 등 자체 기술의 상업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제철은 주총에서 우유철 대표이사 부회장의 재선임 안건을 처리한다.

동국제강[001230]은 25일 장세욱 부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 건을 확정한다. 장 부회장은 2006년부터 2년마다 이사로 재선임돼 왔다.

무역업계에서는 SK네트웍스[001740]가 18일 주주총회에서 최태원 회장의 사촌형인 최신원 SKC[011790]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을 통과시킨다.

최 회장은 문종훈 사장과 공동대표 또는 단독 대표 체제로 경영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네트웍스는 1953년 최종건 창업주가 선경직물이라는 이름으로 창립한 회사로 SK그룹의 모태기업이라 할 수 있다.

대우인터내셔널[047050]은 사명을 '포스코대우'로 바꾼다. "포스코그룹의 정체성과 대우의 브랜드파워를 모두 표현할 수 있는 사명"이라는 게 대우인터내셔널 측의 설명이다.

현대건설[000720]은 11일 주총에서 사외이사 선임과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다룬다.

사외이사에는 박성득 전 감사원 감사위원과 김영기 전 국세청 조사국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GS건설[006360]은 18일 주총에서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과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를 지낸 주인기 세계회계사연맹 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