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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트럭 이어 버스도 국내 시장 진출… 국내 상용차 시장 춘추전국시대 도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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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트럭 이어 버스도 국내 시장 진출… 국내 상용차 시장 춘추전국시대 도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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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트럭 FH 글로브트로터
[글로벌이코노믹 박관훈 기자] 국내 상용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달 독일 상용차 업체인 만(MAN)트럭이 국내 버스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연내 출시를 예고했다. 만트럭은 버스 출시를 계기로 국내 상용차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대형트럭 시장 1위인 볼보트럭 역시 국내 버스 시장 진출을 검토 중 이라고 밝혔다. 이달 방한한 마틴 룬스테드 볼보그룹 회장은 적기라고 판단될 때 한국 버스 시장에 진출하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입 트럭의 입지도 해마다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국내 대형트럭 시장에서 수입 트럭의 점유율은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이에 현대차는 연구개발과 마케팅 강화 방침을 내놓는 등 안방시장을 지키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이와 동시에 해외 판로를 모색하고 있다.

◆수입 상용차, 국내 버스 시장 진출 예고… 현대차 아성 무너질까?

국내 버스시장은 사실상 현대차가 지배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해 서울시가 구매한 시내버스 총 500대 가운데 현대차 버스는 455대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버스 시장 점유율은 매년 높아지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90%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현대차가 앞으로도 국내 버스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트럭 시장을 주도하는 수입 트럭 업체들이 잇따라 버스 시장 진출을 선언하거나 검토중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폭스바겐그룹 계열 상용차업체 만트럭버스는 국내 시장에 트럭에 이어 버스도 판매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제론 라가드 만트럭버스 부사장은 “한국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전략적 요충지”라며 “최근 판매량을 크게 끌어올린 트럭에 이어 버스도 올해 안에 판매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달에는 볼보트럭마저 버스 시장 진출을 검토중임을 밝혔다. 올해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마틴 룬스테드 볼보그룹 회장 역시 “버스와 트럭에 적용되는 기술은 상당부분 비슷하다”며 “볼보트럭이 한국 버스 시장에 진출하면 현재 가지고 있는 기술력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탄탄한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마틴 룬스테드 볼보그룹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 버스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7일 마틴 룬스테드 볼보그룹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 버스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수입 업체들의 도전이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국내 버스 시장을 이끌고 있는 현대차 등 국산 상용차 업체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입 업체들이 한국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트럭에 이어 버스 시장도 새로운 먹거리로 인식한 것 같다”며 “국산과 수입 중 고품질의 경쟁력 있는 모델을 출시하는 쪽이 향후 시장 판도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입 대형트럭 국내 시장 점유율 30% 돌파… 현대차, 중국 등 해외 진출로 위기 타개 노려

버스뿐만 아니라 대형 트럭 부분에서도 수입 업체의 도전은 거세다.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 대형트럭(5t 이상) 시장에서 수입의 점유율이 30%를 넘어섰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대형트럭은 총 1만4275대이며 이 가운데 현대차가 6909대(48.4%)를 팔아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2907대(20.8%)를 판 타타대우상용차였다. 볼보와 만, 다임러, 스카니아 등 수입트럭은 지난해 4396대(30.8%)를 팔았다.

수입 업체의 거센 도전에 현대차는 올해 투자와 마케팅을 강화하고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대형트럭 시장 수복을 위해 2020년까지 전주공장 신·증설 등 시설 투자를 통한 생산능력 확대에 4000억원, 상용부문 신차 및 연구개발(R&D)에 1조6000억원 등 총 2조원을 투자한다. 아울러 대형트럭 소비자들이 개발 과정에 참여해 개선점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시승 프로그램도 운영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한다.

현대차 대형트럭 '엑시언트'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 대형트럭 '엑시언트'

여기에 국내 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해외 판매를 앞세워 위기를 타개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현대차는 엑시언트와 중국형 마이티 등 중대형 트럭을 앞세워 중국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현재 세계 최대 상용차 시장이다. 업계는 오는 2020년까지 중국 시장의 규모가 최대 53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중형 트럭 시장만 70만대 규모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진 중국 승용차 시장과는 달리 상용 부문은 아직 미개척 분야”라며 “절대 강자가 없고 현지 브랜드 역시 기술 수준이 낮아 현대차의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현대차는 최근 중동 최대 대형트럭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물류회사 ‘알마주디 로지스틱스’에 엑시언트를 판매하는 등 중동 시장에도 판로를 모색하고 있다.
박관훈 기자 o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