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미 항공사, 중고 항공기 구입 열풍…보잉·에어버스 큰 타격

공유
0

미 항공사, 중고 항공기 구입 열풍…보잉·에어버스 큰 타격

북미 항공사들의 중고 항공기 구입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연비가 좋지 않은 중고 항공기가 새 제품보다 채산성 면에서 더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 사진 = 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북미 항공사들의 중고 항공기 구입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연비가 좋지 않은 중고 항공기가 새 제품보다 채산성 면에서 더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 사진 = 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조은주 기자] 북미 항공사들의 중고 항공기 구입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연비가 좋지 않은 중고 항공기라도 새 제품보다는 채산성 면에서 더 낫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고연비의 신기종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미 보잉사이나 유럽 에어버스에게 큰 타격이 예상된다.

블룸버그, 산케이비즈 등 외신들은 15일(현지시간) “저유가로 인해 이전 대형 항공사에서 신흥국으로 향하고 있던 중고 기계의 흐름이 뒤바뀌고 있다”면서 이 같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대형 항공사들의 중고항공기 수요가 늘고 있는 배경으로 유가 하락과 실적 호조로 생긴 풍부한 자금 등을 꼽았다.

저유가는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에 타격을 줬지만 미 항공사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했다. 블룸버그는 미 항공사들이 지난해 연비 절감으로 약 190억 달러(약 22조3820억원)의 이익을 봤다고 전했다.

미국의 대표적 저가항공사(LCC)인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중고 보잉 737-700기 83대를​​ 지난해 파산한 러시아의 트랜스아에로 항공으로부터 사들였다.

사우스 웨스트 항공사에서 항공기 거래를 담당하는 존 스티븐스 이사는 일부 구형 모델을 중고 장비로 교체하는 것에 대해 "훌륭한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 최대 항공사인 유나이티드 컨티넨탈 홀딩스도 중국에서 중고 에어버스 A319 24대를 구매했으며 델타 항공은 경영난에 처한 파트너사 브라질 골(Gol) 항공으로부터 737기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

영국 컨설팅업체 어센트 플라이트글로벌 컨설턴시(이하 어센트)의 조지 디미트로프 평가책임자는 "중고 장비는 자금 조달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자주 비행할 필요가 없어 여유로운 노선 배치가 가능하다"면서 "항공사 일정이 유연해지고 정시 운항 등 여건도 개선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각 항공사들의 중고 항공기 선호 움직임은 보잉과 에어버스 등 신형 항공기 제조사에게는 큰 타격이 예상된다.

산케이비즈는 환율 변동과 유가 약세로 항공사들이 고연비의 새 항공기 구입을 꺼려하고 있다면서 보잉과 에어버스 모두 매출 하락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또 “10년 된 보잉 737-700의 가격이 최근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면서 중고 기계 거래가 늘면서 수급 균형이 왜곡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보잉과 에어버스는 이러한 미 항공사들의 움직임에 대비해 신 시장 개척을 서두르고 있다. 보잉 사의 경영진들은 지난달 이란을 방문, 이란 정부 및 항공사와 항공기 수주 관련 협의를 시작했다.

이란항공회사연맹의 사마니 사무국장은 블룸버그와의 전화통화에서 "보잉 경영진들이 테헤란에 머무는 동안 보잉의 여객기 737, 777, 787에 대해 설명했고 자금 조달 방법과 이란 내 노후된 여객기의 정비나 보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란 정부는 노후된 항공기를 교체하기 위해 앞으로 10년간 400∼500대의 새 항공기를 주문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에어버스는 지난 1월 이란 정부와 협상을 벌여 총 208대의 항공기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조은주 기자 ej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