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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 임금피크·공동교섭·임금인상 ‘신경전’…5년 연속 파업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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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 임금피크·공동교섭·임금인상 ‘신경전’…5년 연속 파업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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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박관훈 기자]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금피크제 확대, 현대기아차그룹사 공동교섭, 임금협상 등에서 신경전을 벌임에 따라 5년 연속 파업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 노사가 임금피크제, 그룹사 공동교섭, 임금인상 등의 문제를 잘 조율하지 못하면 2012년 이후 노조의 5년 연속 파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역 노사관계 전문가는 “올해 현대차 노사의 협상 테이블에 무거운 안건들이 많이 올라 있어 파업 등 진통 없이 마무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금피크제 확대‧공동교섭 요구 노사간 핵심 쟁점 사안…양측 대립각 ‘팽팽’

먼저 임금피크제는 지난해 노사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올해로 넘어온 현안이다. 따라서 올 임협에서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회사는 현재의 임금피크제(만 59세 동결, 만 60세 10% 임금 삭감)를 확대하자고 노조측에 요구해 왔다.

사측은 “지난해 노사협상에서 올해 임금협상에서 다시 논의해 확대 시행하기로 합의한 만큼 반드시 임금피크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지난해 출범한 강성 노선의 현 박유기 노조위원장은 “우리는 이미 임금피크제를 운영하고 있어 정년의 추가 연장 없이는 임금피크제 확대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10일 현대기아차그룹 노조연대가 울산 북구 오토밸리복지회관에서 사측의 공동교섭 참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가운데 현대차 노조 박유기 지부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10일 현대기아차그룹 노조연대가 울산 북구 오토밸리복지회관에서 사측의 공동교섭 참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가운데 현대차 노조 박유기 지부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0여 개의 현대기아차그룹사 노조가 그룹을 상대로 요구중인 공동교섭도 쟁점 사항이다.

공동교섭은 금속노조가 주축이 돼 4월 19일 상견례부터 지금까지 4차례 요구했지만 그룹은 응대하지 않고 있다.

대표 사업장인 현대차는 “공동교섭은 회사별로 근로조건과 지불 능력 등 경영환경이 달라 불가능하고 법적으로 참여할 의무도 없다”며 “공동교섭 요구는 약화한 산별교섭을 회복하고 투쟁의 명분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는 오는 24일로 요구한 공동교섭이 또 무산되면 노조 간부들이 27일부터 그룹 본사에 항의하는 상경투쟁에 나서고 금속노조 간부들로 ‘재벌개혁 실천단’을 꾸려 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노조 임금인상 요구에 사측 “내수와 수출 모두 경영위기” 난색

현대차 노조는 임금협상에서 금속노조가 일괄적으로 정한 기본급 7.2%인 15만205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매년 요구하는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도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가 올해 상황을 “내수와 수출 모두 경영위기”라고 전망하고 있어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를 수용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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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영업 이익이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 약세, 공장 가동률 하락 영향 등으로 전년 동기보다 15.5% 줄어든 1조3424억원에 그쳐 5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대비 1.6%포인트 하락한 6.0%로 국제회계기준(IFRS) 기준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 이후 가장 낮았다.

현대차는 지난 4월 국내 5만9465대, 해외 35만3161대 등 41만2626대를 판매했다. 국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감소했고 해외도 5.5% 줄었다.

이밖에도 현대차 노조는 올해 처음 일반·연구직 조합원 8000여 명의 ‘승진 거부권’도 요구했다. 조합원이 승진을 희망하지 않을 경우 회사의 ‘대리→과장’ 승진 인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업계관계자는 “승진거부권을 얻게 되면 현대차 노조 조합원은 강성 노조 울타리에서 조합원 자격과 확실한 고용을 유지하고 노조는 조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이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관훈 기자 o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