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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대상 현대미포 등 현대중공업 그룹사 사무직노조 설립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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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대상 현대미포 등 현대중공업 그룹사 사무직노조 설립 움직임

[글로벌이코노믹 박관훈 기자] 구조조정 대상이 된 현대중공업그룹사의 사무직 근로자들이 노조를 설립했거나 설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현대미포조선 노조가 현대중공업 그룹 방침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 회사의 희망퇴직에 반발하며 사무직 노조 설립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20일 “회사가 흑자인데도 그룹의 방침에 따라 일방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며 “회사의 구조조정을 과감히 거부하고 과장급 이상 사무직 노조를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19년 무파업 현대미포조선, 사무직 노조 설립 주창

현대미포조선은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노조 가운데 19년 연속 파업 없이 노사협상을 타결해왔다. 이처럼 원만한 노사관계가 정착된 이 회사에서 생산직 노조가 공개적으로 사무직 노조 설립을 주창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힘스, 현대E&T 등 5개 회사에서 9일부터 20일까지 희망퇴직을 접수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직원에게 최대 40개월의 기본급과 자녀학자금 등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희망퇴직 접수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노조는 “6분기 연속 흑자인 회사가 구조조정에 목숨을 걸고 있다”며 “현재는 가라앉은 조직력과 분위기 쇄신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도 그룹 방침대로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 ‘충성한 죄’밖에 없는 과장급 이상의 관리자들은 일회용품이 아니다”라며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에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사무직 노조 설립 문의 잇따라


현대중공업그룹 차원의 희망퇴직 및 구조조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최근에는 먼저 사무직 노조를 설립한 현대중공업에 노조 설립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현대중공업 사무직 노조(일반직지회)에는 최근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등 그룹 계열사에서 사무직의 노조 설립에 위한 문의 전화가 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월 과장급 이상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회사의 방침이 나오자 1987년 노조 설립 이래 처음으로 사무직 노조가 만들어졌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사진/뉴시스
우남용 사무직 노조위원장은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계열사 관리자들이 노조 설립을 문의하고 있다”며 “사무직 노조를 설립을 위해서는 행동에 옮기겠다는 관리자들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노사협상에서 사무직이 대리에서 과장으로 승진하는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있는 ‘승진 거부권’을 회사 측에 요구하기도 했다. 승진을 하지 않고 대리로 있으면 조합원 자격이 유지돼 고용안정을 꾀할 수 있으며 노조는 조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지역 노사관계 전문가는 “승진거부권 요구는 고용불안 등을 막기 위해 노조의 울타리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노조에 있어야 희망퇴직이나 권고사직 같은 구조조정에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해 사무직이 노조를 설립하거나 승진을 거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훈 기자 o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