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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천국 中선전, 제2의 실리콘밸리...그 놀라운 생태계와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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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천국 中선전, 제2의 실리콘밸리...그 놀라운 생태계와 경쟁력

무엽협회, 세계최고 창업인프라 가진 선전 벤처 보고서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최근 우리나라기업들에게도 중국 선전(深圳)은 사물인터넷(IoT), 드론 등 신산업창업의 천국으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하드웨어분야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면서 HW스타트업에 유용한 모든 종류의 공급자 및 서비스 자원이 갖추어진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어느 새 선전은 저비용 기반의 단순 제조기지에서 혁신 제조업창업의 허브로 변신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뒤를 잇는 중국의 새로운 실리콘밸리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김보경,김정주 연구원은 최근 ‘중국 심천의 재발견, 날개다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선전 창업생태계의 경쟁력 요인과 시사점에 대한 보고서를 냈다.
김보경 연구원은 “중국 선전은 가치망을 기반으로 한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로 상호협력 및 공동창조를 통한 하드웨어 스타트업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스타트업의 혁신적 아이디어와 성과가 시장에 선순환될 수 있도록 기존 공급사슬 단계를 넘어서는 가치망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선전 창업 생태계를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고서를 요약 소개한다.

■미국실리콘밸리기업도 선전에 눈을 돌리다

세계적인 하드웨어 스타트업 전문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인 핵스(HAX)는 제품 생산에 특화된 선전의 창업생태계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본사를 선전으로 옮겼다. 시릴 에버스와일러 핵스 최고경영자(CEO)는 “선전은 하드웨어 창업가의 천국이며 수준높은 엔지니어가 많고 공장과 물류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지만 무엇보다도 창업인프라가 세계최고 수준”이라며 선전의 경쟁우위를 언급했다.
중국선전은 미국의 실리콘 밸리 스타트업지원기관까지도 이사오게 만든 벤처창업의 천국이다. 사진=위키피디아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선전은 미국의 실리콘 밸리 스타트업지원기관까지도 이사오게 만든 벤처창업의 천국이다. 사진=위키피디아

선전의 성장세는 특히 ICT융합 제조분야에서 두드러진다. 2016년 라스베이거스 가전쇼(CES)참가기업중 33%를 차지한 1300개 중국기업의 절반이상이 선전 소재기업이었다. 드론,사물인터넷(IoT),웨어러블과 같은 SW와 HW 접목 분야에서 이색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선전의 변화는 놀랍다. 지난 해 칭화대 조사에 따르면 5년 연속 중국 도시별 혁신창업환경 1위, 2014년 기준 기업수에서 4년 만에 2배이상 증가, 2013년 기준 인구 1000명 당 사업체수 73.9개로 중국 전체 1위를 기록한 도시였다. 2014년 선전상보(深圳商報)는 선전이 평균 연령 33세의 젊은 도시이며 35세이하 창업가의 비율이 약 60%라고 소개했다.

선전에서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의 대표 기업으로는 ▲드론업체 DJI(세계 상용 드론시장 70% 장악) ▲조립형 금속로봇업체 메이크블록(Make Block)(창업 4년만에 매출 4200만위안(약 74억원)달성하며 급성장) ▲모바일 영화관등 디스플레이 응용제품업체 로욜(Royole)(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인 유니콘기업. 미 경제지 포브스 선정 미-중 10대기업) ▲증강현실화 및 인쇄용 스마트폰 케이스업체 프린트(Prynt) 등이 꼽힌다.

■선전 창업 생태계의 경쟁력 요인은?

선전시 창업 생태계의 경쟁력 요인으로 ▲제조집적 클러스터 ▲혁신의 원동력 산자이 문화 ▲다양한 창업지원기관 ▲전문화된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 ▲풍부한 창업투자자금 ▲정부의 창업지원 등으로 요약된다.
▲제조집적 클러스터=선전은 세계의 공장 중국내에서도 제조중심지다. 발달된 제조업 전후방 공급망과 축적된 노하우를 토대로 ICT 제조를 위한 효율적 인프라를 구축했다. ZTE,폭스콘 등 글로벌 제조사에서부터 소규모 공장형 기업까지 생산품 종류, 생산규모, 생산단계에서부터 전문화,분업화,협업화 돼 있다.

오픈소스기반의 부품 및 제조과정의 모듈화로 스타트업은 부품확보-제품설계-제품생산과정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다. 알리 익스플레스, 전자상가 화창베이(華强北)를 통해 거의 모든 종류의 부품을 구할 수 있다.

센서,인쇄회로기판(PCB), 배터리의 경우 이미 기존산업에서 표준화,범용화돼 있어 설계도면 있으며 저렴한 가격에 시제품을 만들 수 있다. 전세계휴대폰의 85%가 중국에서 생산되며, 선전은 그 중 80%를 담당하는 생산기지다. 3일내 PCB를 제작해 주는 비용이 미국에서 1000달러인 반면 선전에서는 30달러다. 어떤 시제품도 하루안에 만들 수 있다. 화창베이 웹사이트(www.hqew.com)에서 부품을 검색해 위챗으로 주문하거나 찾아갈 수 있다. 소량주문도 기꺼이 제작해 주는 경우가 많다.
중국 선전 벤처캐피털 투자액 추이. 자료=zero2IPO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선전 벤처캐피털 투자액 추이. 자료=zero2IPO

▲혁신의 원동력 산자이(山寨)문화=짝퉁의 대명사로 불리던 특유의 산자이 문화는 기업들이 자원 공유를 통해 기술 및 노하우를 습득하는 개방형 생태계의 토대가 됐다. 또한 스타트업의 제품 혁신을 촉진하고 있다. 이제 산자이 문화는 단순한 짝퉁이라는 의미에서 혁신을 중심에 둔 개방형생태계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양한 창업지원기관=스타트업은 시드 스튜디오(Seeed Studio), 잉단(Ingdan), 따공팡(大公防)같은 다양한 창업지원 기관을 통해 시제품 제작, 공급망 연결, 홍보마케팅 지원 등 하드웨어 분야 창업단계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시드 스튜디오는 5가지 서비스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방형 부품 플랫폼 마련과 제품 제작에 주력하고 있다. 온라인 부품거래 플랫폼인 바자(Bazzar), 제품아이디어 제안 플랫폼 위시(Wish), 제품 제작 방법 공유 커뮤니티 레시피(Recipe), 그리고 레이저 커팅과 3D프린팅 및 PCB조합 등 시제품 제작을 대행하는 퓨전(Fusion), 이어 제품 디자인·시제품 제작·양산·판매·유통까지 제품 생산 주기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프로파게이트(Propogate) 등이 포함된다.

잉단은 ‘사물인터넷’ 부화를 기치로 내걸고 주로 IoT스타트업 대상으로 부품 및 조립공장들을 신속하게 연결시켜 주고 필요한 기업을 원스톱으로 연계시켜 주기도 한다.

따공팡은 중국 중소 벤처기업 전용 장외거래시장인 신삼판(新三板)에 상장된 기업으로서 기초 하드웨어 설계 전단계인 아이디어설계부터 시작해 하드웨어 스타트업 전과정을 지원한다. 스타트업들이 타오바오,징동닷컴 같은 온라인 채널진입 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 제품들을 하나의 브랜드로 모아 출시해 주고 있다.

▲전문화된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전문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는 지분 취득을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각각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분야별로 전문화된 창업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스타트업 성장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

핵스(HAX),하이웨이원(Highway1)같은 세계적인 액셀러레이터뿐 아니라 중국 선전 기반의 스타기크(STARGEEK),제이디플러스(JDPlus) 등을 포함한 100여개의 액셀러레이터가 있다. 액셀러레이터 별로 매년 20~30개의 스타트업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풍부한 창업투자자금=창업지원기관,액셀러레이터 연계를 통해 확보된 풍부한 자금원은 선전의 활발한 창업분위기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선전의 지난해 상반기 벤처캐피털 및 엔젤 투자는 투자액,투자건수에서 베이징,상하이에 이어 3위였다. 전시와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14년 8월현재 선전의 벤처캐피털 수는 약 8000개로 중국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중국선전 벤처캐피털 투자건수 추이. 자료=Zero2IPO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선전 벤처캐피털 투자건수 추이. 자료=Zero2IPO

▲정부의 창업지원=선전시도 창업 진입장벽완화,기술개발,홍콩지원연계, 우수인재 유치로 스타트업 육성 및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3년 중국 최초로 사업자 등록제도를 개혁해 최저 자본금 제도를 철폐하고 선등록 후허가제로 전환했다. 대학생이 개인 창업시 최대 10만위안, 단체 창업일 경우에는 50만위안까지 지원한다. 이후 기업 및 자영업자 수는 176% 증가한 87만6000개로 늘어났다. 특히 IT,로봇, 웨어러블, 우주항공, 바이오 등 신성장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선전시는 현재 공학실험실 기술연구센터등 1200여개 연구기관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혁신기술과 제조업간의 긴밀한 연계를 추진하기 위해 유전자,클라우드컴퓨팅 분야의 산학연합 및 첨단 과학시설을 설립했다.

선전시는 지난해 GDP의 4.05%를 연구개발(R&D)비 지원에 투자했으며, 올해 기준 4.09%, 2020년까지 4.25%로 비중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칭화대와 50%씩 투자해 선전 칭화대학연구원을 설립하고 R&D,엔젤투자,기술금융,인큐베이팅센터 운영사업을 추진중이다. 또한 혁신적인 창업아이디어를 가진 200개의 스타트업을 유치하고 홍콩의 창업자원 및 금융인프라를 연계하고 있다. 올해 선전과 홍콩 증시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선강퉁(深港通)제도가 도입돼 선전증시로 유입되는 자금이 증가하게 돼 창업투자 환경이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 해 선전시 국제특허출원건수는 중국 전체 신청건수의 46%에 해당하는 1만3000건에 달하며 12년 연속 중국 1위를 기록했다. 특허는 IT분야에 집중됐다.

이재구 기자 j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