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대만 메모리 산업 '존폐 위기'…난야 2분기 순이익, 91% 급감

공유
0

대만 메모리 산업 '존폐 위기'…난야 2분기 순이익, 91% 급감

대만 D램의 간판인 난야의 2016년 2분기 순이익은 3억9700만 대만달러(약 139억7043만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91%나 줄어들었다. / 사진 출처 = s.webry.info이미지 확대보기
대만 D램의 간판인 난야의 2016년 2분기 순이익은 3억9700만 대만달러(약 139억7043만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91%나 줄어들었다. / 사진 출처 = s.webry.info
[글로벌이코노믹 조은주 기자] 대만 반도체 메모리 산업이 존폐 위기에 처했다.

대만 D램의 간판인 난야 테크놀로지(이하 난야)의 지난 2분기(4~6월) 실적은 단가 하락으로 크게 악화했으며 리징 반도체나 프로모스 등은 아예 시장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난야의 경우, 동종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이하 마이크론)와의 협업으로 부활을 꿈꾸고 있지만 장래는 불투명한 상태다.

대만 메모리 산업의 불황은 한국, 중국 등 경쟁업체에 밀려 침체되고 있는 대만 부품 산업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4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난야의 페이 잉 리 총경리(사장)은 지난달 열린 결산 기자회견에서 "PC용 이외의 비중이 93%"라고 말했다.

난야의 사업이 기존의 D램이 아닌 사물인터넷(IoT)을 위한 제품 구성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걸 시사한 것이다.

하지만 실적은 부진하다. 2016년 2분기 난야의 순이익은 3억9700만 대만달러(약 139억7043만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91%나 줄어들었다.

수요 침체로 단가가 하락하면서 5분기 연속 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대만 반도체 메모리 산업은 그동안 컴퓨터 산업 발전과 함께 성장을 일궈왔다. 2000년대 '컴퓨텍스 타이페이' 등 대만에서 열리는 IT 전시회에는 전세계 업계 관계자들이 몰렸고 대만 D램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약 20%였다.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대규모 투자로 공세에 나선 한국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게 됐고 난야의 라이벌이었던 리징 반도체나 프로모스 등은 아예 D램 시장에서 손을 떼고 수탁 생산이나 설계로 사업을 전환했다. 난야의 점유율도 현재는 3%에 머물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 포스의 애널리스트들은 "대만 D램 산업에 부활의 길이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력인 노트북 시장 자체가 이미 포화상태인데다 D램 관련 특허를 세계 굴지의 기업이 보유하고 있어 자체 기술이 부족한 대만업체로서는 거액의 로열티를 지불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난야는 현재 마이크론과의 관계 강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마이크론과 설립한 이노테라 메모리즈의 지분을 마이크론 측에 매각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문제는 모호한 마이크론의 입장이다. 성장이 멈춘 PC용 D램을 계속 생산한다면 이노테라의 적자는 계속될 것이고 완전 자회사화하면 실적에 걸림돌이 된다.

마이크론이 어떤 선택을 하든 대만 D램 산업이 위기에 처한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조은주 기자 ej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