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아키히토 일왕, 조기 퇴위 의향 밝혀 "고령으로 막중한 책무 어렵다"

공유
0

아키히토 일왕, 조기 퇴위 의향 밝혀 "고령으로 막중한 책무 어렵다"

아키히토 일왕은 8일 일본 궁내청 홈페이지에 게재된 영상을 통해 점차적으로 진행되는 신체의 쇠약을 고려할 때 몸과 마음을 다해 상징으로서의 책무를 수행하는 것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고 밝히며 조기 퇴위 의향을 시사했다. / 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아키히토 일왕은 8일 일본 궁내청 홈페이지에 게재된 영상을 통해 "점차적으로 진행되는 신체의 쇠약을 고려할 때 몸과 마음을 다해 상징으로서의 책무를 수행하는 것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고 밝히며 조기 퇴위 의향을 시사했다. / 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조은주 기자] 아키히토 일왕이 8일(현지시간) 조기 퇴위 의향을 표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키히토 일왕은 이날 일본 궁내청 홈페이지에 게재된 영상을 통해 "점차적으로 진행되는 신체의 쇠약을 고려할 때 몸과 마음을 다해 상징으로서의 책무를 수행하는 것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접적인 언급은 아니지만 이전부터 밝혔던 생전 퇴위 의향을 우회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키히토 일왕은 약 10분간 이어진 영상에서 "일왕이 노인이 되었을 경우 어떤 본연의 자세가 바람직한가, 개인적으로 생각해 온 것을 말하고 싶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난 2003년과 2012년 두 차례 수술을 받는 등, 고령에 따른 체력 저하를 자각하게 된 때부터 앞으로 기존처럼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곤란하게 된 경우,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왕은 그러면서 "(건강이) 심각한 상태에 빠지면 사회가 정체되고 국민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생전 퇴위 의향을 강력히 시사했다.

일왕이 생전 퇴위 의향을 나타내면서 일본 정부는 왕위 계승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일왕이 살아 있는 동안 왕위를 양위한 건 에도 시대 후반기인 1817년 고가쿠 일왕(1780∼1817년 재위)이 마지막으로 아키히토 일왕이 물러날 경우 약 200년 만에 생전퇴위가 이뤄지게 된다.
생전 퇴위 의향은 아키히토 일왕이 5년 전부터 표명했던 것으로 관계자들은 아키히토 일왕이 "상징으로서의 의무는 다할 것이지만 충분히 이를 수행할 수 없으면 양위해야 한다"고 밝혀왔다고 전했다.
조은주 기자 ej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