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일본 언론, 일왕 생전 퇴위 표명에 "일왕의 인간선언"

공유
0

일본 언론, 일왕 생전 퇴위 표명에 "일왕의 인간선언"

아키히토 일왕은 8일 일본 궁내청 홈페이지에 게재된 영상을 통해 점차적으로 진행되는 신체의 쇠약을 고려할 때 몸과 마음을 다해 상징으로서의 책무를 수행하는 것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고 밝히며 조기 퇴위 의향을 시사했다. / 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아키히토 일왕은 8일 일본 궁내청 홈페이지에 게재된 영상을 통해 "점차적으로 진행되는 신체의 쇠약을 고려할 때 몸과 마음을 다해 상징으로서의 책무를 수행하는 것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고 밝히며 조기 퇴위 의향을 시사했다. / 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조은주 기자] 아키히토 일왕이 8일(현지시간) 생전 퇴위 입장을 시사한 데 대해 일본 언론들은 대체적으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다만 200년 만에 생전 퇴위가 현실화되는 만큼 각종 법률이나 규정을 대대적으로 수정, 재검토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 있다.

지지통신은 이날 아키히토 일왕이 영상 메시지에서 '퇴위'란 단어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헤이세이 일왕의 '인간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키히토 일왕이 일본 헌법 하에서 상징적인 지위와 함께 공적 활동을 해왔다면서 일본 사회와 안정에 기여해왔다고 덧붙였다.

이 통신은 일왕이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로 황실 관련 법률인 황실전범은 생전 퇴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양위가 일반적인 시대가 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0%가 일왕의 생전 퇴위 의사가 "헌법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생전 퇴위를 인정하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77%에 달했다. 반면 "헌법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11%에 그쳤다.

아키히토 일왕이 생전 퇴위 의향을 밝힘에 따라 일본 정부는 왕위 계승 문제를 포함한 생전 퇴위 논의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아키히토 일왕이 메시지를 밝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을 향해 발언한 것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관련 논의를 곧 시사할 뜻을 밝혔다.
현재 황실전범 안에는 조기 퇴위에 관한 규정이 없어 실제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를 하려면 입법이 필요하다.

일왕이 살아 있는 동안 물러나는 것은 에도시대 후반기인 1817년 고가쿠 일왕(1780∼1817년 재위) 이후 약 200년 만이다.

조은주 기자 ej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