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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달러에 굶주린 북한, 위안화 위폐 풀어 외화벌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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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달러에 굶주린 북한, 위안화 위폐 풀어 외화벌이 하나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최근 중국 대륙에서 북한이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위안화 위조지폐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은행의 위폐감별기도 속일 수 있을 정도의 정교한 위조지폐들이 대량으로 나돌면서 중국 경제에 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끊임없는 핵무기 개발과 군사 도발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제재가 확대되고 있는 북한의 소행으로 의심되고 있다. 일부 매체는 북한이 대량의 위안화와 달러를 찍어냄으로써 이미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를 돌파했으며 중국에 큰 경제적 손실을 입혔다고 지적했다.
위조지폐는 어느 나라나 골칫덩어리로 여긴다. 이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새로운 감식장비를 비롯해 업그레이드 버전 등 위폐를 방지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선진국들은 정부의 철저한 보안 속에 화폐를 발행하고 있으며 일부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 기업에 도안과 인쇄를 위탁하기도 한다. 달러의 경우 매년 1억 달러 이상의 위폐가 유통되는 것으로 추산되며 글로벌 경제에서 중국의 지위가 높아짐에 따라 위안화의 위폐도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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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에 유통된 대량 위조지폐, 배후에 김정은 의심


지난 9월 중순 중국 광둥성 일대에서 대량 제작된 100위안과 20위안 위조지폐가 홍콩을 포함한 대륙 전체에서 유통된 사실이 적발돼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조사가 펼쳐졌다. 총 2억1000만 위안(약 350억원) 규모로 사상 최대 위조지폐 사건으로 기록됐으며 사건의 배후로 북한이 가장 유력하게 지목됐다.

또한 올해 접어들어 베이징에서 위조달러를 사용하다 기소된 북한 인민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엔이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부과한 이후 외화벌이에 목마른 김정은이 대량의 인민폐를 위조해 유통시킨 것으로 초점이 맞춰졌다. 위조지폐는 광둥성 마오밍(广东茂名)에 있는 두 개의 생산 공장에서 제조됐으며 9월 첫째주와 둘째주부터 광둥, 쓰촨, 간쑤, 충칭, 저장, 장시 등 지역으로 대량 유포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 만큼 중국과 북한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제 위조지폐 기술 세계 최고 수준 등극


중국과의 접경지역인 함경북도나 양강도 일대에서는 과거 개인이 중국 위안화를 위조했던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고전문양(홀로그램)을 비교하면 쉽게 분별할 수 있을 정도로 허술했다. 그러나 현재 유통되는 위폐는 홀로그램문양도 똑같이 위조해 전문 환전꾼들도 쉽게 식별하기가 힘들 정도다. 북한의 위조지폐는 진짜와 색상, 느낌, 홀로그램 등을 구분할 수 없을 만큼 매우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돈도 벌고 상대도 교란시키는 이중 효과를 노리며 북한의 위폐 기술은 어느새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선 것이다.

북한의 위조지폐 역사는 매우 오래됐다. 최초 미국 달러의 위조에서 시작해 일본 엔화를 거쳐 어느새 중국의 위안화로 이어졌다.

지난 2011년 북한의 양강도를 비롯한 함경북도 청진시 도시장마장에 등장한 위안화 위조지폐들은 중국제 생활용품이나 고가의 상품거래에 이용되기 시작했다. 이를 발견한 보위사령부 검열대는 위조지폐를 회수하는 한편 주민들에게 위안화 사용을 자제하도록 통보하고 위조지폐를 만든 주범이 한국의 정보기관이라고 의심했다.

하지만 중국 국경지역 소식통들은 위안화의 위폐 배경에 북한 당국이 직접 개입하고 있으며 의도적으로 도시장마당에서 위안화 사용을 막기 위해 조작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전문 환전꾼들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정교한 기술은 북한 당국이 개입하지 않고는 만들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 위조지폐 유통 ‘북한 소행’ 공식 발표


베이징시 퉁저우구(通州区) 공안국은 최근 인터넷을 이용해 위조지폐를 판매한 것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달러 부족으로 인해 북한 경제는 곤경에 처해 있으며 그로 인해 조직적으로 위조지폐를 제조해 유통시켰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그 이유였다. 홍콩 모 매체에서는 북한이 세계적인 수준의 위폐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달러와 엔화에 이어 위안화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12일 밤 대륙 경찰은 단둥(丹东)에서 1명의 북한 관원을 전격 체포했다. 이 간부는 대량의 위조달러를 유포한 혐의로 체포됐으며 그에게서 RMB(위안화) 3000만 위안과 금괴 등 물품을 압수했다. 그는 대륙 은행에 500만 달러를 입금한 후 RMB 3000만 위안으로 환전했다. 당시 은행 직원은 위조된 달러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단둥 지역의 북한 기업에 의해 위조지폐가 유통됐으며 여전히 외국 범죄조직과 합작해 생산과 유통에 투입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위폐 전담 비밀소조, 조선노동당중앙위원회 산하 ‘은하’


미국 재무부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위조지폐와 가짜 담배 외에도 마약 밀수를 통해 연간 1억~2억 달러가량을 벌어들이고 있으며 북한은 이 위폐로 로켓과 핵무기 개발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 언론들 또한 잇따라 최근 대량 인민폐 위조를 직접 주재하는 것이 북한의 최고 지도자 김정은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UPI통신의 최근 보고에서도 대규모 위안화 위폐 인쇄는 조선노동당중앙위원회 재정회계부 산하의 부서 ‘은하(银河. 갤럭시)’라고 불리는 비밀소조에서 전담하고 있으며 소조는 2013년 김정은의 특별 지시에 의해 설립됐다고 밝혔다. 위안화 인쇄 센터는 북한 평안남도 평성에 있는 조폐창으로 이 공장에서 인쇄를 전담하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최근 중국에서 대규모 위조지폐가 유통된 것은 총 3단계 전략으로 풀이할 수 있다. 먼저 제조된 위폐는 북한 시장에서 유통시켜 일반인들의 구분이 가능한지 여부를 테스트한다. 그런 다음 제3국으로 넘겨 정교함과 안전성을 점검한다. 최후로 당국과 대사관이 결탁한 기업을 대륙에 건설해 유통 통로를 개척해 대규모 위폐를 중국 대륙에 유입시킨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말 중국 중앙은행은 100위안 지폐의 새로운 버전을 출시했다. 그리고 올해 3월 말 대륙에 수준 높은 100위안권 위폐가 등장했다. 북한에서 위조했을 가능성이 높은 매우 정교한 위폐였다. 아시아타임스는 유엔에 이어 중국이 북한의 제재조치를 수용하자 평양 당국은 대량의 위안화 위조를 계획했으며 다롄(大连)과 샤오싱(绍兴) 등 주요 도시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중국으로 유입시켰다고 보도했다. 또한 북한의 위조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심지어 감지기도 인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안화와 달러, 엔화 모두 위조할 수 있으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무기와 마약 등을 유통시켜 러시아와 일본의 외환을 적립시켰다고 덧붙였다.
김길수 기자 g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