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우주 개발에 힘을 쏟는 것은 단독으로 우주정거장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이미 관련, 업계에서는 우주 ‘2강’인 미국과 러시아에 근접한 수준까지 왔다는 평가다.
지난 17일 오전 7시30분께 중국 북동부 주취안(酒泉)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된 선저우 11호는 이틀 동안 총 5차례의 궤도 변경을 거쳐 이날 오전 1시11분께 톈궁 2호에 접근, 약 2시간 이후 교신에 돌입했다. 선저우 11호와 톈궁 2호가 도킹한 지점은 지구 393㎞ 상공이다.
선저우 11호에 탑승한 징하이펑(景海鵬)과 천둥(陳冬) 등 2명의 우주인은 전체 일정 33일 중 30일을 실험용 우주정거장에 머물면서 우주인의 생활, 작업, 건강유지 등 체류를 위한 각종 실험과 함께 우주의학, 공간과학실험, 공간응용기술, 수리유지기술 등의 실험을 하게 된다.
◇ 유인 우주비행 13년 만에 괄목할 성과 이뤄내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우주 개발에 나선 중국은 2003년 첫 유인 우주비행에 성공했다. 그리고 불과 13년 만에 1개월간 비행사가 우주에 체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실력을 키웠다.
이번 선저우 11호 발사 성공으로 중국은 오는 2022년 가동을 목표로 삼고 있는 우주정거장 프로젝트에 탄력이 붙었다는 평가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선저우 11호와 도킹하는 톈궁 2호는 지상으로부터 400㎞ 미만의 궤도에 있는데 이 높이는 우주정거장의 예상 고도와 같다”며 “이번 발사는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한 ‘예행연습’이라고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오는 2024년 미국과 러시아, 유럽, 일본 등 16개국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 운영이 끝난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의 우주정거장이 예정대로 2022년 완성될 경우 2024년 이후 우주정거장을 전개하는 국가는 전 세계에서 중국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우주 강국’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중국이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은 ▲우주정거장 건설 ▲달 탐사 ▲화성 탐사 등 크게 세 가지다.
하지만 군사용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로켓이나 우주선 유도기술을 탄도미사일 등을 개발하는 데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주강국’이란 목표를 지시한 데는 이런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우주 개발뿐만이 아니라 북극·남극, 심해, 사이버공간 등 국제공공재 영역에도 큰 관심을 쏟고 있는 중국에 대해 “이런 분야에서 힘을 비축하는 것은 향후 군사·경제면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전략적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