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김시래의 파파라치] Only Me시대의 두 얼굴

공유
2

[김시래의 파파라치] Only Me시대의 두 얼굴

김시래 경기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김시래 경기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김시래의파파라치]2017년은 Only Me의 시대라고 한다. 개인주의적 가치와 소비 성향이 더욱 심화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갑작스런 경향이 아니다. 2014년 하베이 니콜라스 백화점은 “올해 크리스마스는 당신 자신을 위해서 선물하세요”라는 역발상의 캠페인을 펼쳤다. 경이적인 매출 신장을 가져왔고 깐느 광고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필자가 만든 2015년 한화생명 캠페인의 컨셉트는 “당신의 오늘을 위해”였다. 오늘 당신 앞에 놓인 인생이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관점이다. Only Me시대란 결혼이나 출산에 대해 속박되지 않고 내 집 마련도 집착하지 않는 개인의 현실 중심의 가치관을 말한다. 여기엔 깊어가는 서민 경제의 불황이 한 몫을 했을 것이다.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 재해나 연이은 대형 안전 사고도 작용했을 것이다. 디지털 테크놀로지나 소셜 미디어가 가져온 부작용, 예를 들면 지나친 관계 지향성, 집중력의 분산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이들의 돈 지갑을 열기위해 머리를 쥐어짜며 공략해 들어 갈 것이다. 개인주의로 만연한 우리네 삶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

“나는 숲에 간다. 삶의 가장 본질적인 것들만을 대면해 보고 싶기 때문이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한 말이다.
한 세기반이 지난 지금 혼자 자연을 찾아 떠나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 호주의 “솔로 트레블러”는 그런 사람들만을 위한 블로그다. 혼자만의 시간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음미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계기로 삼는 것이다. 자연뿐이랴. 나홀로의 시간은 독서나 예술적 경험을 통해 내면을 키우는 계기도 될 것이다.

걱정도 있다. 인간의 위대함은 봉사하는 마음에 있다. 인간만이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안다. 이 정신이 사회를 지탱하고 결속시킨다. 그러나 각자도생의 시대에도 이웃과 행복을 나누겠다는 마음을 기대할 수 있을까?

지난 5일 토요일 오후, 광화문은 모두를 위한 광장이었다. 한 여고생이 자유 발언대에서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원고를 읽어내려 갔다. 대학생들은 오가는 시민들에게 촛불을 붙여주며 지정된 장소에 버려달라고 말했다. 젊은 부부는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종로 쪽으로 행진했다. 경찰관은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이라고 외치며 질서를 유지해 줄 것을 당부했다. 모두의 미래를 위해 모두가 함께 한 공존의 시간이었다.

오늘처럼 평화적인 시위의 모습이라면 나의 걱정은 기우일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연등축제가 벌어진 청계천변을 따라 걸었는데 불현듯 내 머릿속에 “따로 또 같이”라는 전설적인 음반 타이틀이 떠올랐다.
김시래 경기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