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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슈] 고개 드는 제2의 트럼프랠리…강달러 위협 이겨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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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슈] 고개 드는 제2의 트럼프랠리…강달러 위협 이겨낼까

트럼프 공약 실현 기대감 높아지며 다우지수 2만 돌파…리먼쇼크 후 8년 만에 3배 이상 급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실현 기대감이 높아지며 25일(현지시간) 다우지수가 2만을 돌파했다 / 사진=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실현 기대감이 높아지며 25일(현지시간) 다우지수가 2만을 돌파했다 /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취임 후 공약 실현을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며 트럼프랠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대규모 감세와 인프라 투자, 각종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미국의 경기와 기업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선언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어 25일(현지시간)에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는 행정명령도 발동했다.
또 불법 이민자를 체포하지 않는 ‘이민자 보호도시’에 대한 연방재정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의 행정명령도 발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키스톤 XL 송유관’과 ‘다코타 대형 송유관’ 등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승인을 거부해온 2대 송유관 신설을 재협상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제너럴모터스(GM) 등에 미국 내 생산을 독려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대선 공약 실행에 나서면서 주춤했던 미국 증권시장이 살아나 뉴욕증시는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활기를 띄고 있다. 특히 다우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2만 선 돌파에 성공했다.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개장 직후부터 매수가 이어지며 전 거래일 대비 155.80포인트(0.8%) 오른 2만0068.51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1896년 지수를 산출한 이래 첫 2만 돌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어닝 시즌을 맞아 미국 주요 기업 실적이 호조를 보인 것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항공기 제작업체 보잉 주가는 4% 급등하며 다우지수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보잉 은 지난 4분기 실적이 16억3000만 달러(주당 2.59달러)로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반시설 등에 투자하는 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정책이 구체화하고 있기 때문에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5.38포인트(0.99%) 높은 5656.34에, S&P500 지수 역시 전 거래일보다 18.30포인트(0.80%) 오른 2298.37에 장을 마감했다.

◇ 다우지수, 리먼쇼크 후 8년 만에 3배 이상 급등
지난해 11월 8일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다우지수는 지금까지 1700포인트 이상, 약 9.5% 이상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금융기관인 골드만삭스와 IT기업 애플, 에너지기업인 엑손모빌 등 뉴욕증시에 상장한 미국의 우량기업 30개사의 주가를 평균 산출한 것이다.

다우지수는 리먼쇼크 이후인 2009년 3월 6547까지 떨어졌지만 경기 회복에 힘입어 상승하면서 2014년에는 1만8000 선을 넘어섰다. 중국의 경제둔화 우려 등으로 1만5000 선까지 곤두박질 친 시기도 있었지만 미국 내 소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되며 상승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대통령선거 투표 당일 1만8332.74를 기록한 다우지수는 트럼프 당선 후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대폭적인 감세, 규제 완화 등 경기 부양책에 초점을 맞춘 공약 영향이다.

정책 실현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며 전 세계 언론에서는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이 떠올랐지만 기대감이 선행하며 다우지수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 지난해 11월 22일에는 1만9000 선을 돌파했다.

올 들어서도 다우지수는 고점을 유지하면서 지난 6일에는 2만에 거의 육박하는 1만9963.80을 기록했다. 이날 장중에는 일시적으로 1만9999를 찍기도 했다.

◇ 다우지수 위협하는 강달러
하지만 달러 강세가 미국 기업의 실적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해외 수출 비율이 높은 기업은 달러 강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매출의 절반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의료기기 및 소비재 제조업체 존슨앤드존슨(J&J)의 예를 들며 “J&J는 글로벌 기업의 대표격이지만 달러 강세로 해외 매출이 줄어들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J&J의 2017년 연간실적 전망치 역시 달러 강세 영향으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달러가 너무 강하다”며 달러 강세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달러가 너무 강해 미국 기업이 경쟁할 수 없다. 우리를 죽이고 있다”며 필요에 따라 달러가치를 낮추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지명자는 “달러는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통화”라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강달러’가 중요하다”고 주장했지만 과도한 달러화 강세는 경제에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재무장관 지명자가 달러 강세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에 동의하면서 환율 견제라는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5일 99.83까지 하락했다.

이와 관련 모건스탠리는 “미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재정을 확대하면서 미국으로 계속해서 자금이 흘러들 것”이라며 “앞으로도 달러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