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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입고 안먹는다'... 의류·외식비 등 서민 경기 ‘빙하기’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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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입고 안먹는다'... 의류·외식비 등 서민 경기 ‘빙하기’ 수준

소비활성화를 위해 고용시장 개선, 소득 여력이 있는 계층의 소비 증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소비활성화를 위해 고용시장 개선, 소득 여력이 있는 계층의 소비 증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안재민 기자] 계속되는 내수 경기 부진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의류·외식비 등 민간소비분야에서 서민들의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우리 경제에서 절반의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위축되면서 성장률이 5분기째 0%대를 벗어나지 못했고 올해도 이런 추세가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도 전망된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소비지출전망 CSI(소비자심리지수) 항목 중 의류비는 96으로 조사돼 작년 12월 97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1월 의류비 지출전망지수는 2013년 2월(95)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식비 지출전망지수도 87로 조사돼 작년 12월(88)보다 1포인트 하락하면서 2013년 4월(86) 이후 3년 9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이 조사는 한은이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전국의 22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며 소비지출전망은 현재와 비교한 6개월 후의 소비전망을 보여준다.

소비지출전망 지수는 기준인 100보다 크면 지출을 늘릴 것으로 응답한 가구 수가 줄일 것이라고 답한 가구 수보다 많다는 뜻이다.

소비지출 감소는 비단 의류, 외식비 분야뿐 아니다.
1월 가구 등 내구재 지출전망지수는 전월과 변동이 없는 90이었다. 지난 2013년 5월(89) 이후 3년 8개월간 이보다 낮았던 적이 없다.

소비지출전망의 9개 부문 중 지수가 가장 낮은 것은 교양·오락·문화비였다.

교양·오락·문화비 지출전망지수는 86으로 집계됐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81) 이후 7년 9개월간 이보다 낮았던 경우는 없었다.

주거비 지출전망지수는 104로 작년 12월과 같았다.

100을 넘었으므로 늘어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많았지만, 이 지수 역시 점차 하락해 2013년 7월(104)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여행비는 90으로 작년 12월보다 1포인트 상승했지만 금융위기 이후 줄곧 유지해온 80∼90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어려운 경기 상황속에서 쉽사리 지출을 줄이기 어려운 교육비와 의료·보건비, 교통·통신비는 기준인 100을 넘는 수준이 지속됐다.

교육비 지출전망지수는 1월 108로 전월과 같았고 의료·보건비도 111로 작년 12월과 비교해 변동이 없었다.

1월 교통·통신비 지출전망지수는 111로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불필요한 소비지출을 줄이면서 국내 경제의 중심축인 민간부문의 소비가 급격히 얼어붙고 이는 다시 생산과 투자 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한은의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3으로 전월보다 0.8포인트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75.0) 이후 7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다.

이런 소비심리 위축을 반영해 올해 백화점 업계의 설 선물 매출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작년보다 감소했다.

한은이 지난 25일 발표한 작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서 작년 4분기 민간소비는 전기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쳐 전 분기 0.5%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안재민 기자 jae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