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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빚 내기도 힘들다’ 2금융권 비은행 대출 724조원 규모... 10년만에 두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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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빚 내기도 힘들다’ 2금융권 비은행 대출 724조원 규모... 10년만에 두배 늘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안재민 기자] 1금융권인 은행이 아닌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지난해 사상 최대 폭으로 불어났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비은행금융기관의 여신 잔액은 724조1358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87조3515억원(13.7%) 늘어났다.
지난 2007년 359조9771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0년 사이에 두배가 넘는 빚이 늘었다.

한은이 관련통계를 낸 1993년 이후 연말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 증가액이기도 하다.

종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63조3583억원 늘어난 것이 최대 증가액이었다.

여신 증가액을 금융기관별로 살펴보면 저축은행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작년 말 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43조4646억원으로 1년 사이 7조8808억원(22.1%) 급증했다.

새마을금고 90조5132억원으로 15조6809억원(21.0%) 불었고 신용협동조합(20.2%), 자산운용회사(19.3%), 상호금융(14.5%)도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지난해 2금융권 여신이 급증한 것은 저금리 장기화, 은행권의 대출심사 강화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작년 6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1.25%까지 떨어진 영향으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졌고 2금융권은 대출 확대에 공을 들였다.

또 금융당국이 작년 2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서 소득심사를 강화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지방에 도입했고 5월에는 이를 수도권으로 확대했다.

은행권의 여신심사 강화로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약간 둔화됐지만 은행에서 밀려난 가계와 기업이 2금융권을 찾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비은행금융기관은 보통 은행보다 금리가 높아서 저소득층과 저신용층의 상환 부담이 큰 편이다.

올해도 은행권과 비은행권의 대출 추이가 차별화된 모습을 나타낼 공산이 크다.

한은의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1월 말 현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174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으로 한달 동안 585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러나 2금융권 대출은 '풍선효과' 지속 등으로 당분간 계속 늘어날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안재민 기자 jae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