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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트럼프發 엔화 강세’ 없었다…미일 정상회담 후 엔화환율 ‘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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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트럼프發 엔화 강세’ 없었다…미일 정상회담 후 엔화환율 ‘평안’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도 환율조작' '엔화 약세 유도' 발언에 따른 엔화 강세를 우려했던 일본 시장이 미일 정상회담 후 안정세를 찾으며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 사진=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도 환율조작' '엔화 약세 유도' 발언에 따른 엔화 강세를 우려했던 일본 시장이 미일 정상회담 후 안정세를 찾으며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환율조작국’ 발언 우려로 인한 ‘트럼프發 엔화 강세’는 없었다.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엔화환율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일본 정부가 엔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 환율시장과 관련 “조만간 공평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 것”이라고만 말했다.

미국 외환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달러 강세 경계감이 느슨해졌다는 소문이 돌면서 엔화 매도·달러 매수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투자자들이 달러 약세를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에서도 엔고 조짐이 보였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새로운 미일 경제회담을 통해 지속적인 논의를 해 나가기로 합의했다”는 발언 후 서서히 사라졌다.

1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44엔(0.39%) 오른 달러당 113.66엔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엔화환율은 한때 114.14엔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엔화 강세·달러 약세가 급격히 진행될 만한 발언이 없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일본의 금융완화 정책에 대한 비판이 예상됐지만 언급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3주 내에 법인세 감면안을 발표한다고 밝힌 만큼 일본 시장에서는 엔화 약세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 현행 35%인 법인세를 15%까지 내리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공화당은 20%로 인하하는 안을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20~25% 선에서 법인세가 절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환율조작’ 발언을 아끼면서 일단 안심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SMBC닛코증권 관계자는 “미일 간 통상 구조는 변하지 않았다”며 “아직 환율 리스크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 폭이 늘어나면서 독일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5023억 달러(약 575조원) 중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689억 달러(약 79조원)에 달했다.

SMBC닛코증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를 ‘불공평하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엔화가치가 너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될 경우 상황은 반전될 수 있다”고 했다.

강세를 보였던 달러가치가 하락세로 돌아설 것을 의식해 엔고 현상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니혼게이자이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최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가늠할 만한 단서를 내놓지 않았다.

이에 시장에서는 올해 기준금리 3차례 인상을 시사한 연준이 이번에는 어떤 힌트를 제시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국 통화가치 절하’ 발언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 지도 주목된다.

한편 이날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0.22포인트(0.41%) 오른 1만9459.15에 장을 마감했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