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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 세번 인상시 연말 금리역전, 韓 통화정책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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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 세번 인상시 연말 금리역전, 韓 통화정책 어쩌나

이주열 "美 금리 인상 더 빨라질 수도, 한은 정책여건에 영향"

미국의 3월 기준금리 인상설이 현실화하면서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의 3월 기준금리 인상설이 현실화하면서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김은성 기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빠르고 횟수도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금리인하 카드가 소진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한국은행과 미국 연준 등에 따르면 미국이 오는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리면 0.75~1.00%가 된다. 한국의 기준금리인 연 1.25%와 0.25~0.5% 차이로 좁아진다. 문제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얼마나 빨리 올라갈 것인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3일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43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분의 3이 올해 미국이 금리를 1.375%까지 0.75%포인트, 3차례 올릴 것으로 답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들의 90%는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0.75∼1.00%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 중간 값 전망치는 내년 말 기준 2.125%다. 내년에도 3차례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는 의미다. 외환시장의 인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이 올해 말까지 금리를 3번 올릴 경우 1.25∼1.50%로 상승해 한미 간 기준금리는 역전된다.

오는 6월께 미국 금리 인상을 전망했던 재정·통화당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은은 미국 금리 인상 하나만 보고 기계적으로 금리를 올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한은은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와 관계 없이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안정적인 데다, 경상흑자와 외환보유액 등으로 당장은 자금유출 우려가 크지 않아서다. 가계 부채와 경기 부진을 감안해도 상당 기간 동결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한은도 마냥 금리를 묶어둘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하반기부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제 여건상 올해는 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만 하반기가 되면 미국과 기준금리가 역전돼 내년에는 한국도 점진적으로 따라가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미국의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한은 본관서 열린 임원회의에서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은행 정책에 영향을 줄 만한 여건 변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이 앞당겨지고 예상보다 속도도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 변화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은성 기자 kes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