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하이얼의 글로벌 매출 총액은 2016억 위안(약 33조원), 순이익은 203억 위안(약 3조3182억원)으로 각각 연간성장률 6.9%와 12.8%를 기록했다.
경쟁자보다 한 발 앞선 '경쟁 전략'
장루이민 하이얼 회장은 "속도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기업은 반드시 도태한다"고 말한다. 시장에서 좀 더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려면 경쟁업체보다 한발 앞서 가서 유리한 고지를 점해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하이얼의 경쟁 전략이다.
하이얼 내부 곳곳에서 "빠르게 반응하고, 즉시 행동하라"는 표어를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모든 직원이 빠른 속도와 높은 효율을 기반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시장을 넓혀가기를 원하는 하이얼의 요구 사항이다. 과거에는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이 상식이었는데, 현대 정보화 사회는 크기보다는 속도를 논한다. 이제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이 관례가 됐다.
이러한 경쟁 전략을 통해 하이얼의 '제품 업그레이드' 속도는 어느 경쟁업체보다 빠르다. 하이얼의 중앙시스템에어컨은 5년 연속 최고의 성장산업으로 통합 에너지 절약효과 50% 이상을 실현했으며 중국 시장점유율 81%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네트워크공장 운영', '에너지절약 전략을 통한 중앙시스템에어컨 보편화'가 모든 경쟁자보다 한발 앞선 '경쟁 전략'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고객을 얻어 천하를 제패하겠다는 '마케팅 전략'
점원은 전화를 끊은 뒤 약속대로 바로 설치 기사를 보낼 수 있도록 조치했다. 동시에 판매원에게 땀띠에 바르는 약을 챙겨서 가도록 당부했다. 수화기 너머 들리던 아이의 울음소리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고객과의 약속은 정확히 지켜졌고, 점원의 배려로 아이도 울음을 그치고 잠이 들었다. 이후 부인은 자연스럽게 하이얼의 충성고객이 되어 주변 이웃과 많은 이들에게 하이얼을 알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하이얼을 찾는 고객도 자연히 늘어났다.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고객의 만족을 통해 신뢰를 쌓고, 감동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다면 자연스럽게 충성고객을 얻게 된다. 과거의 마케팅은 직접 찾아가 제품을 홍보하고 고객이 구매하기를 기대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소비자들은 똑똑해지고, 경쟁상대는 영리해지며, 비슷한 제품은 무수히 출시된다. "파는 것이 아니라 사는 것, 즉 고객의 마음을 사는 것"이라이얼의 마케팅 전략은 적중할 수밖에 없다.
지난 2014년 이후 일본을 비롯해 한국의 비데 시장은 급격히 바빠지기 시작했다. 스마트한 욕실을 요구하는 중국 관광객들이 대량으로 비데를 구입해갔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생각지도 못했던 중국내 면세점에 '비데 입점'도 가능해졌다.
하이얼은 5일 'EQ3-A1','A3', 'A5' 세 가지 스마트 비데를 출시했다. 세계 최초로 '지능형 온도 조절 히터'와 '인체 공학적 3D 복합시트' 등을 채택해 사용자의 건강 및 수명 연장을 추구했으며, 항균과 내구성을 보강해 임신과 월경 기간 여성들의 세균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해외에 가지 마세요. 비싼 가격을 지불할 필요가 없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 걸었다. 스마트한 변기를 요구하는 중국인들에게 더 이상 일본과 한국에 가지 않아도, 국내에서 최고 성능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하이얼의 고도의 전략이다. 지난 3년 동안 분주하게 세력을 확장해온 일본과 한국 비데 생산 기업이 긴장감을 갖기에 충분한 전략으로 판단된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