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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금리인상 韓후폭풍] 정유사 실적 걸림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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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금리인상 韓후폭풍] 정유사 실적 걸림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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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유가 추이.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정유사 실적에 걸림돌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정유사들은 금리인상은 예고돼 있던 터라 유가 하락을 예측할 수 있었고 파생상품 가입으로 대비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따르면 기존 0.75~1.00%의 기준금리를 1.00~1.25%로 인상했다. 올해 두 번째 인상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국제유가 하락을 견인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미국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일 대비 3.7%(1.73달러) 내린 배럴당 44.73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14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8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배럴당 47달러 선에 거래됐다. 이전 거래일에 비해 3.5%(1.72달러) 낮아진 가격이다.

우선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유가 하락은 ‘예고된 변수’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은 계속 이야기가 나온 데다 유가 변동 폭도 2014년처럼 크지 않다”며 “정유사들도 유가를 예의주시애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유가가 하락하면 재고평가 손실 우려는 높아진다. 국내 정유사들이 원유를 도입해 제품으로 판매하기까지 평균 35~40일이 걸린다. 이때 원유 도입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 사이에서 유가가 떨어지면 장부상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국제유가는 2014년 하반기 100달러 선에서 50달러 선으로 반토막났다. 당시 정유 4사는 재고평가 손실로 인해 7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4년과 달리 현재 유가의 변동 폭은 미미하다. 유가는 지난해부터 평균 40~50달러 선을 오갔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WTI 평균 가격은 지난해 배럴당 43.47달러에서 올해 50.58달러로 소폭 상승했다. 인도분 브렌트유도 지난해 배럴당 45.13달러에서 올해 53.32달러로 안정적으로 올랐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변동 폭이 예측 가능한 수준이며 정유사들이 이에 대비해 옵션, 스왑 등 관련 파생상품에 가입하고 있어 당장 실적에 타격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소시에테제네랄 등 4개 은행과 통화이자율 스왑 계약을 체결했다. GS칼텍스는 상품스왑 계약을 체결해 가격 변동 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4633만배럴에 대해 336건의 상품스왑 매입계약이 체결됐다.

유가 하락보다 정제 마진 개선이 정유사 수익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하락보다 정제 마진이 더 중요하다”며 “과거 유가가 하락했을 때에도 정제 마진이 좋아 정유사가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WTI 가격이 40달러 선으로 떨어졌다. 저유가에도 정제 마진이 올라 정유 4사는 영업이익 8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을 글로벌 경기 회복의 신호로 보는 시선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은 미국 경기가 살아났다는 뜻이며 이는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정유사들한테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유사 주가는 유가 하락으로 단기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커지자 정유사 주가는 하락했다. 국내 대표 정유업체인 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각각 10.04%와 7% 하락했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