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와 유럽연합(EU)의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 과정에서 일본차에 매겨졌던 관세(최고 10%)를 7년 안에 철폐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5년, 유럽은 10년 이상을 주장한 가운데 거의 중간 수준에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자동차 수출에서 한국과 불평등한 상황에 놓였다고 주장하던 일본 자동차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본자동차산업협회는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한국은 관세 없이 유럽에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다”며 “불평등한 상황을 하루 빨리 해소해 달라”고 일본 정부에 관세 철폐를 요구해 왔다.
대신 일본은 약 3~5만톤 범위 내에서 카망베르 등 EU산 소프트치즈를 중심으로 0%에 가까운 낮은 관세 부과키로 했다. 하지만 EU는 치즈 전 품목 관세 철폐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규모를 늘리는 방안과 관세 자체를 철폐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와 관련 야마모토 유지(山本有二) 농림수산상은 “일본 정부는 현안이 되고 있는 치즈 단독이 아니라 ‘패키지’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EU가 완전 철폐를 완강히 요구할 경우 자국 내 생산자를 버리고 협상을 마무리하거나 협상을 미룰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EU산 치즈와 함께 와인 관세(보틀 와인 1병 당 약 93엔)를 즉각 철폐할 방침이다. 유럽산 돼지고기·파스타·목재 등의 관세도 삭감되거나 철폐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EU 역시 일본산 녹차·사케(일본술) 관세를 즉시 철폐한다.
원활한 세관 절차와 무역 활동에 방해가 되는 규제도 재검토되고 있다. 반면 투자가와 국가 간 분쟁 해결 제도 등 일부 분야는 협상 후로 결정을 연기한다는 계획이다.
EU는 일본 수출시 최대 29.8%의 세율이 적용되는 소프트치즈 관세 철폐를 요구하고 일본은 EU로 수출하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관세 조기 철폐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케이신문은 “EU가 일본이 치즈 등 농산물 시장 개방에 응하면 자동차 관세 조기 철폐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오는 6일 정상회담에서 남은 현안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