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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한화손해보험이 8월부터 자동차보험료를 1.6% 인하하는 속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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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한화손해보험이 8월부터 자동차보험료를 1.6% 인하하는 속사정은?

메리츠화재가 자동차보험료 인하로 시장점유율 5위로 올라… “요율 인하는 한화손보 시장점유율 수성에 긍정적”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손해보험 6개사이미지 확대보기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손해보험 6개사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한화손해보험이 내달 6일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의 보험료를 1.6% 인하한다.

한화손해보험은 명목상으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큰 폭으로 개선돼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5월 현재 78.2%로, 전년동기 대비 6.7%포인트 개선됐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서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적정손해율이 낮을수록 보험회사가 이득을 챙겼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한화손보가 보험료를 내린데는 자동차보험료 시장 점유율 5위를 보여왔던 한화손보가 메리츠화재에 역전당하면서 자동차보험료 인하하는 카드를 사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손해보험 6개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삼성화재가 1조2406억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동부화재가 8130억원, 현대해상 7815억원, KB손해보험 5467억원, 한화손해보험 2124억원, 메리츠화재 1898억원으로 나타났다.

메리츠화재는 지난달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의 보험료를 0.7% 인하하고 마일리지 특약을 확대했다.
그 결과 5월 말 현재 메리츠화재와 한화손보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이 역전되면서 메리츠화재가 한화손보에 빼앗겼던 5위 자리를 탈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료 시장 점유율 5위 자리를 다시 되찾기 위해서는 메리츠화재에 역전당한 무기인 보험료 인하라는 카드를 꺼낼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자동차보험은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이다. 가격을 내리는 보험사가 고객 확보에 유리하다.

한화손보의 보험료 인하 결정은 마일리지 특약으로는 더이상 다른 보험사들과 차별화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손보와 5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메리츠화재 또한 마일리지 특약을 확대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시장점유율의 0.3% 가까이 차지하는 규모가 큰단체 보험 계약을 성사시켜 5월 점유율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2017년 1월까지 한화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합산비율은 100%를 지속 상회했으나 올 2월부터 흑자전환해 1분기 78억원 수준의 이익을 기록했다”면서 “견조한 손해율 하락이 이어지면서 기본보험료 인하 여력이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요율 인하는 한화손해보험의 시장점유율 수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자동차보험 손익이 흑자전환한 현 시점에서 기본보험료 1.6% 인하는 수익성에 부담을 미칠 수준이 아니며 점유율 5위 수성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자동차보험 점유율 5위사였던 메리츠화재가 수익성 중심의 전략을 택함에 따라 2015년 11월부터 한화손해보험이 자보 점유율 5위를 기록해 왔다.

대부분의 손보사가 보험료를 1% 내외 인상했던 지난 3월 메리츠화재는 오히려 0.8%의 보험료 인하를 결정했고 가파른 점유율 상승을 기록하면서 5월 순액 기준 시장점유율 5위를 탈환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2월 시장점유율이 한화손보 5.1%, 메리츠화재 4.4%에서 5월 말 한화손보 5.1%, 메리츠화재 5.3%를 기록하며 메리츠화재가 한화손보를 앞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2위권사의 자동차보험 손익도 예상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개선된 만큼 보험료 인하 여력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요율이 인하되더라도 과거와 같은 과열경쟁의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