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지난 1분기 비정유 부문의 활약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조43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화학과 윤활유 부문의 영업이익이 각각 4547억원, 949억원으로 비정유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 중 54%를 차지했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경쟁사들보다 비정유 부문이 낮은 편이다. GS칼텍스(5849억원)와 현대오일뱅크(3547억원)는 1분기 영업이익 중 35%가 비정유 부문이었다.
1분기 강세를 보였던 비정유 부문은 2분기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잠시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분기의 호실적은 석유화학제품의 스프레드가 워낙 좋아 가능했지만 2분기는 그간 쌓아둔 재고를 소진하는 기간이며 유가가 하락해 석유화학 제품의 스프레드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 1분기 평균 t당 2600달러였던 부타디엔 가격은 2분기 들어 1100달러 수준까지 내려가고 있다. 벤젠은 같은 기간 920달러에서 760달러대로 가격이 하락했다.
다만 윤활유 부문의 이익은 2분기부터 바짝 오를 전망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2분기 화학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축소한 반면 윤활유 부문의 영업이익은 더욱 높게 전망했다.
IBK 투자증권은 2분기 SK이노베이션의 화학 부문의 영업이익 전분기 대비 약 2320억원이 감소한 2230억원으로 전망했다. 윤활유 부문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분기 대비 약 100억원이 오른 1060억원이었다.
에쓰오일은 2분기 화학과 윤활유 부문의 영업이익이 각각 910억원(-490억원), 1070억원(+230억원)으로 예측됐다.
하나금융투자증권은 GS칼텍스가 2분기 화학과 윤활유 부문에서 각각 1013억원(-575억원), 515억원(+5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리라 관측했다.
한편 업계는 비정유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정유 사업은 유가와 정제마진에 따라 실적 변동이 크지만 비정유 사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정유 중심의 기존 사업구조를 석유화학·전기차 배터리 등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에쓰오일은 4조8000억원을 투자해 2018년 상반기 잔사유 탈황·분해설비와 프로필렌 하류제품 생산설비를 완공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허진수 회장 직속부서로 프로젝트팀 위디아를 꾸려 바이오를 중심으로 한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섰다.
현대오일뱅크는 자회사 현대케미칼을 통해 혼합자일렌(MX) 공장을 준공하고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