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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금리인상 가능성 ‘한발 한발’… 보험업계 지급여력비율 낮아질까 ‘조심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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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금리인상 가능성 ‘한발 한발’… 보험업계 지급여력비율 낮아질까 ‘조심 조심’

FRS17 도입 앞두고 재무건전성도 확보해야…국내 시중금리 0.5% 상승시 채권평가손실 9조6000억원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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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보험업계가 지난해 6월부터 지속되어 온 한국은행 기준금리 1.25%의 인상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은 기준금리가 1년여 1.25%에 머물러 있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두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해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가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유럽에서도 금리가 오르고 있는 추세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축소 공포가 유럽 현지 국가들의 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독일에서는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10bp 상승한 0.56%까지 올라 2016년 1월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프랑스 10년물 국채 금리도 10bp 오른 0.92%를 나타냈다.

미국에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25% 인상한 데 이어 올해 3월 또다시 기준금리를 올려 기준금리가 1.00~1.25%로 높아졌다.

미국에서의 계속된 금리 인상으로 인해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할 경우 자본 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은은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7월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를 고려하면 국내 금리인상 가능성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는 금리 인상 시 보험사의 RBC(지급여력비율)가 하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11년 6월 3.25%를 정점으로 줄곧 하강곡선을 타고 있다.

국내 금리가 떨어진다는 것은 곧 채권가격이 올라간다는 것을 뜻하며 보험회사들은 국내 시장금리 하락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아래 지난 2013년부터 채권 보유 비율을 늘려왔다.

2013년 5월에는 한은의 기준금리가 2.50%로 낮아졌고 한은의 기준금리가 떨어질수록 보험회사들은 채권값 상승으로 인한 채권평가이익을 누려왔다.

보험회사들의 채권 보유로 인한 짭짤한 수익은 올해 상반기까지 별 문제가 없지만 금리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저금리 상황에서는 채권평가이익이 발생하므로 건전성 지표인 RBC비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반대로 금리가 오르게 되면 채권평가손실이 불가피하다. 채권은 현재 가격인 시가로 평가되는 회계 기준 때문이다.

결국 금리가 오르면 채권값이 떨어지고 채권가격 하락으로 인한 평가손실이 생겨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한국은행은 시장 금리가 0.5%포인트 상승하면 전체 보험사의 평균 지급여력비율이 29.7%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국제보험회계기준 IFRS17 도입을 앞두고 본격적인 자본 확충에 나서야 할 시점에 금리 인상이라는 복병을 만나게 된 셈이다.

IFRS17 또한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보험회계기준으로 보험사들은 IFRS17이 도입되면 부채가 늘어나게 되므로 자기자본을 확충해 자산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보유채권 중 평가이익이 발생하는 매도가능채권은 지난해 말 현재 전체의 72.1%인 235조원 규모로 나타났다. 시장금리가 0.5%포인트 상승하면 채권평가손실 규모가 9조6000억원에 달한다.

보험업체들의 자구노력도 활발하다. 동부화재와 현대해상은 최근 RBC비율을 제고하기 위해 각각 4000억원,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지난해 말 동부화재의 RBC비율은 173.2%, 현대해상은 158.3%까지 하락했다.

또 한화생명은 신종자본증권 5000억원, 교보생명은 신종자본증권 5600억원을 해외에서 발행키로 했다.

RBC비율이 150% 밑으로 떨어진 흥국생명은 지난 3월 150억원의 후순위채와 35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KDB생명은 올 하반기 대주주인 산업은행으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받아 재무건전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보험업체들은 금리인상의 공포가 급습하기 전에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