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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삼성카드, 문재인 정부의 속죄양? 미래에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없는 상황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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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삼성카드, 문재인 정부의 속죄양? 미래에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없는 상황은 왜?

원기찬 사장, 삼성그룹 최고의 ‘인사통’에서 非금융권 출신이지만 삼성카드 경영실적으로 능력 인정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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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자공시시스템, 삼성카드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삼성카드가 7월31일부터 우대수수료율 적용 대상인 영세가맹점과 중소가맹점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인하되는 ‘직격탄’을 받게 됐다.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는 역대 정권이 바꿔질때마다 등장했던 ‘단골 메뉴’ 였고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에 대한 투자자들의 입장 또한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과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았다.
과거에도 수수료율 인하가 있었고 그때마다 신용카드사들은 영향이 크다며 마치 당장이라도 회사가 위험에 처할 듯 하소연했지만 신용카드사들의 이익은 그다지 줄지는 않았다는 선례를 보여줬다.

하지만 이번 수수료율 인하는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고 지금까지와 같이 성장 및 비용절감을 통해 상쇄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2016년 초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뒤에 카드 사용 혜택이 크게 축소되어 현재 남아있는 카드사용 혜택들이 매출에 직결된 것들이 많았다”면서 “현재는 과거와 달리 수수료수익 감소를 상쇄하기 위한 조치가 전혀 본격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카드는 올해 2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거뒀다.

삼성카드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수익은 8952억원, 영업이익 1313억원, 당기순이익 100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수익은 전년동기 대비 7.4 늘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9.7%, 20.2% 증가했다.

매출액이라 할 수 있는 영업수익 증가율에 비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증가율이 훨씬 높았고 타 업종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삼성카드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며 앞으로의 미래 또한 그다지 밝지는 않다.

이 연구원은 삼성카드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수익이 3조6400억원, 영업이익 4510억원, 당기순이익 342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연구원은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가 시행되지 않을 경우 삼성카드의 영업수익 4조3370억원, 영업이이익 4700억원, 당기순이익 362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수정된 삼성카드의 올해 실적 전망치는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이 전년도에 비해 각각 4.9%, 4.7% 증가하나 당기순이익은 2.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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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자공시시스템, 삼성카드, 동부증권

이 연구원은 신용카드회사들이 비용절감 등을 통해 수수료율 인하분을 상쇄하더라도 추가적인 압박의 리스크가 열려 있기 때문에 신용카드사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연구원은 “이는 개별 카드사인 삼성카드의 노력 여부와는 전혀 관계없는 판단”이라며 “과거와는 달리 수수료수익 감소를 상쇄하기 위한 조치가 전혀 본격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7월31일부터 우대수수료율 적용 대상인 영세가맹점과 중소가맹점의 범위가 확대되어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인하되면 가맹점수수료 수익의 3~4% 가량이 감소될 것으로 추

정되고 그 영향은 오는 3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번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는 과거와 달리 입법화된 절차에 따른 인하가 아니라 정부 정책에 따라 서민지원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추진됐고 추가적인 조치들이 준비 중이라는 점에서 신용카드회사들의 목줄을 죄고 있다.

즉, 이번 수수료율 인하는 대통령 공약사항 중 우대수수료율 적용 범위 확대만 적용된 것으로 법을 개정해야 하는 수수료율 인하 문제는 아직 남아 있다는 것.

또한 신설 가맹점이 우대가맹점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기간의 수수료율을 환급하는 조치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시행될 경우에는 신용카드사들에게 우대가맹점 범위 확대에 못지 않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통해 서민경제를 지원하는 것이 사회 전체적으로 순기능이 클 수 있고 매우 유효한 수단이 될 수도 있다”며 “하지만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미래에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없는 ‘속죄양’에게 투자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삼성카드의 원기찬 대표이사 사장은 1960년 2월생으로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삼성전자의 인사팀 과장, 경영지원실 인사팀 차장, 북미총괄 경영지원팀담당부 부장 상무보, 경영지원총괄 인사팀 상무, 디지털미디어총괄 인사팀 팀장, DMC부문 인사팀 팀장, 경영지원실 인사팀 팀장 전무, 부사장 등을 거쳐 2013년 12월부터 삼성카드 사장으로 근무해오고 있다.

원 사장은 카드사 사장이지만 금융권 출신이 아니다. 그가 삼성카드 사장으로 오기까지에는 주로 삼성전자 인사팀에서 근무했고 삼성그룹 최고의 ‘인사통’으로 알려졌다.

원 사장은 취임 다음해인 2014년에는 전년도 실적에 비해 2배가 넘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냈다. 그후에도 삼성카드의 실적은 2013년 수준에 비해서는 훨씬 뛰어나다.

원 사장은 취임 직후 카드업계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선언하고 디지털 채널 개선 전담팀을 구성한 데 이어 빅데이터 활용 강화를 위한 BDA센터도 개설했다.

원 사장의 삼성카드 경영방침은 올해 저성장과 수익성 저하,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경영환경이 어려워질 전망이지만 디지털 혁신을 통해 성장기틀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압축된다.


김대성 기자 kimds@